리뷰 | 2019-10-01 |
[리뷰] 지속가능 패션의 정석, 2020 봄/여름 스텔라 맥카트니 컬렉션
동물 소재에 대한 럭셔리 소비자의 사회적 인식 전환에 노력해 온 스텔라 맥카트니의 2020 봄/여름 컬렉션은 지속가능 패션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스텔라 맥카트니만큼 지속가능 패션을 추구하며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디자이너는 거의 없다.
스텔라 맥카트니 컬렉션에는 지속가능 DNA가 깊숙히 베여있으며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월요일 아침, 개최된 2020 봄/여름 컬렉션도 지속가능 패션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그녀는 패션쇼가 열리는 전날인 일요일 저녁에는 오페라 가니에 계단에서 활동가들과 원탁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그동안 동물 권리와 환경 보호에 앞장서왔으며 비건 가죽과 인조 모피 등 동물 소재 사용에 대한 럭셔리 소비자의 사회적 인식 전환에 노력해왔다. 합성섬유, 인조 모피와 가죽으로 만든 윤리적인 패션을 추구하는 그녀는 지난 2016년에는 최초의 환경적 손익계산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스텔라 맥카트니 컬렉션은 지난 7월 LVMH 그룹이 스텔라 맥카트니의 소수 지분을 인수했다는 발표 이후 선보인 첫 런웨이 쇼였다.
패션쇼 장소인 파리에 있는 팔라이스 가니에 천장에는 비디오 '러브 투 러브 유 베이비'가 상영되며 얼룩말과 거북이부터 아르마딜로와 곰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장면을 투영했다.
지난 2001년 프랑스 럭셔리 그룹 커링과 50 : 50 합작 투자로 런칭 파트너십을 맺고 17년동안 자신의 브랜드를 함께 성장시켜온 스텔라 맥카트니는 지난해 1월 커링 그룹이 보유한 50%의 지분을 매입해 단독 소유자로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스텔라 맥카트니는 지난 7월 LVMH와 파트너십 연대를 맺고 일정 지분을 매각했다. 스텔라 맥카트니가 초창기부터 그녀를 지원했던 커링 그룹과 결별하고 경쟁사인 LVMH와 계약을 맺은 이유는 거대 럭셔리 그룹의 경험, 자금 조달, 전문성 등이 우위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이번 스텔라 맥카트니의 2020 봄/여름 컬렉션은 굉장히 섬세했다. 그 이유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LVMH 제국 안에는 펜디에서 루이비통에 이르기까지, 이그조틱 스킨이나 모피를 사용하는 일련의 거대한 럭셔리 브랜드가 있기 때문이다.
패션쇼 오프닝은 연대기 순으로 스텔라 맥카트니의 환경적인 활동이 열거되었다. 브랜드가 런칭된 2001년은 깃털과 모피 사용을 중지했고 동물성 접착제도 사용하지 않았다.
2008년에는 오가닉 코튼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2010년엔 PVC 사용을 중단했다. 2012년에는 생분해성 신발 밑창을 사용했고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사용했다. 2013년에는 앙고라 사용을 중단햇고 2016년에는 초원의 사막화를 막기위해 버진 캐시미어 사용을 중단했다.
한편 스텔라 맥카트니의 2020 봄/여름 컬렉션은 오가닉 코튼, 재활용 폴리에스터, 에코닐, 삼베와 같은 많은 친환경 자원에서 나온 재료의 75%를 사용했다. 원형 모양의 스커트와 복부 둘레에 원형 컷-아웃이 있는 상의로 만들어진 생명에 대한 사랑스러운 메시지도 있었다.
최신 유행의 넓은 스트라이프의 실크 팬츠, 보이프렌드 스타일의 블레이저, 박쥐모양 소매가 달린 섹시한 블라우스, 그리고 하늘하늘한 팬츠와 구성된 미드나잇 블루 레이스 점프슈트 앙상블 등이 선보였다.
안티 업 & 크리스 레이크 & 크리스 로렌조의 댄스 트랙인 '라잇 나우'가 사운드트랙으로 외설적인 가사가 반복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스럽고 품위있는 컬렉션이었다.
남여성복이 공동으로 선보인 런웨이 쇼에서 스텔라 맥카트니는 일부 캐주얼하면서 바삭바삭한 남성 슈트와 여기에 매치되는 팬츠와 스커트, 트렌치 코트의 매력적인 프레리 플라워 프린트 콤보를 선보였다.
지난 주 스텔라 맥카트니는 'LVMH LIFE' 기자 회견에서 재벌의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칭찬하며 자신이' 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비공식 지속가능성 조언자'라고 선언했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청중들에게 "스텔라를 LVMH의 일원으로 파트너십을 맺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무척 흥분된다"고 말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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