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9-09-11 |
[리뷰] 80년대 다이애나, 2020 봄/여름 토리 버치 컬렉션
2020 봄/여름 토리 버치 컬렉션은 80년대 다이애나 왕세자 비의 왕실 초창기 시절에서 영감을 얻었다. 바로 80년대 풍의 뉴트로다.
최근들어 패션 디자이너들이 80년대를 대변하는 고(故)다이애나 왕세자비 스타일을 잇따라 소환하고 있다.
1997년 파리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불운의 다이애나 왕세자 비는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영국 왕실을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으로 명성을 누렸다. 그녀가 만약 살아 있었다면 올해로 58세다.
지난 시즌 봉긋한 퍼프소매의 로맨틱한 드레스를 선보인 구찌, 디스코 무드의 어깨 패드를 활용한 이자벨 마랑, 2018 봄/여름 오프-화이트 컬렉션에 다이애나를 뮤즈로 삼은 버질 아블로 등 디자이너들은 다이애나를 상징하는 시그너처 룩을 곳곳에 투영시키고 있다.
TPO에 맞는 적절한 옷차림으로 유명한 다이애나 비는 80년대 패션 트렌드를 참고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패션 아이콘이다. 그녀가 생전에 선보인 오버사이즈 블레이저와 청바지를 매치한 승마룩, 스웻셔츠와 바이커 쇼츠를 입은 애슬레저 룩은 뉴트로 열풍을 타고 가장 핫한 트렌드로 부상했다.
토리 버치도 이번 2020 봄/여름 컬렉션에 80년대 풋풋한 다이애나 스펜서를 뮤즈로 삼았다.
↑사진 = 토리버치 2020 봄/여름 컬렉션(좌)/ 고 다이애나 비
디자이너 토리 버치는 런던의 보수적이면서도 유행에 민감한 상류층 젊은이들을 뜻하는 슬론족 스펜서 다이애나의 왕실 초창기 시절에서 영감을 얻었다. 바로 80년대 풍의 뉴트로다.
지난 9월 8일(현지시간) 일요일 아침 브루클린 박물관에서 선보인 토리 버치의 2020 봄/여름 컬렉션은 시대에 대한 느슨한 해석이었다. 민소매의 주름이 잡힌 모래시계 파티 드레스, 80년대 풍의 부풀린 소매가 달린 드레스, 레트로 무드의 프린트 실크 탑과 팬츠 등이 대표적이었다.
↑사진 = 토리버치 2020 봄/여름 컬렉션(좌)/ 고 다이애나 비
토리 버치는 이번 컬렉션에 다이애나 비의 스타일을 세퍼레이트, 자수와 마트라세 소재로 업데이트시켜 평범함을 넘어선 팬츠슈트, 가죽 트림이 들어간 세련되고 튼튼한 트렌치 등으로 모던하게 변주했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수를 놓은 손수건으로 만든 일련의 드레스였다.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이 드레스는 뉴욕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린넨 드레스 그룹의 진화된 버전으로 보였다. 섬세한 모노그램같은 손수건은 하늘하늘한 맥시 드레스로 변주되어 레이스로 함께 패치가 되거나 혹은 핸드백에 스티치되기도 했다.
슈퍼 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캐미솔 탑과 실크 오건디의 롱 스커트에 스니커즈를 매치한 영한 스타일로 패션쇼 시작을 알렸다.
토리 버치의 이번 컬렉션은 말 그대로 스니커즈, 플랫 샌들, 버클이 달린 로퍼 등 페미닌의기발함을 보여주었다. 만약 완벽한 다이애나 비의 흔적을 찾고 있다면 폴카 도트 무늬의 슬리백이나 나비 리본으로 장식된 펌프스를 주목하면 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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