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9-09-10

[리뷰] 네오 아메리카나, 2020 봄/여름 프로발 그룽 컬렉션

브랜드 창립 10주년을 맞은 네팔계 미국 디자이너 프로발 그룽은 2020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누가 미국인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주민의 시각으로 '아메리카나'를 새롭게 조명했다.




네팔계 미국 디자이너 프로발 그룽은 2020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누가 미국인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주민의 시각으로 '아메리카나'를 새롭게 조명했다.


프로발 그룽은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네팔에서 자랐으며, 뉴욕 파슨스를 졸업하고 미국 브랜드 신시아 로리 디자인팀과 빌 블라스에서 경험을 쌓아, 2009년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했다. 그가 패션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점은 패션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그의 의도 때문이다.



네팔 이민자 미국 디자이너라는 정체성을 가진 프로발 그룽은 런웨이 쇼에서 정치적인 메시지와 개인적인 신념을 전달하는 행위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트럼프의 이민자 정책과 페미니즘을 비롯한 사회 정치적 이슈들을 패션쇼 런웨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왔으며 프로발 그룽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런웨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더욱 분명히 밝혔다.



프로발 그룽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당초엔느 허드슨 야드의 베셀에서 사상 첫 패션쇼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허드슨 야드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부동산개발업체 회장 겸 창업주 스티븐 로스가 지난 8월 트럼프 대선 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허드슨 야드에서의 패션쇼를 취소하고 그와 관련된 사업체에 대한 보이콧 운동을 촉발시켰다.
 
프로발 그룽의 이번 2020 봄/여름 컬렉션은 태어난 고향 네팔부터 새로운 고향 뉴욕에 이르기까지, 그의 여정을 담은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그는 쇼 노트를 통해 "당신은 미국인처럼 보이지 않는데, 당신은 아메리카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라고 무시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프로발 그룽은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핵심을 찾도록 만들었다. 그는 '디어 아메리카: 밀입국 시민에 대한 기록'의 저자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의 작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저자는 책을 통해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우리 중 시민권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는 주장을 했다.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는 '의복의 힘을 통한 미국인 정체성의 탐구'를 다룬 프로발 구룽의 2020 봄/여름 컬렉션에 대해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었다.


이를 통해 꽃과 깃털로 만발한 새하얗고 바삭바삭한 셔츠에서 영감을 받은 옷들, 뻣뻣한 데님의 컷 페미닌 드레스 혹은 헐렁한 파격적인 보일러 슈트, 레드와 화이트, 블루 색조의 홀치기 염색 모티브를 통해 만발한 옷, 섬세한 크로셰와 헤비한 브로케이드, 슈트와 스커트의 시어서커 스트라이프의 봄맞이 색조 등이 탄생했다.



프로발 그룽이 2020 봄/여름 컬렉션은 캐주얼부터 포멀까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활기 넘치는 기운이 넘쳐났다. 강한 풍미를 주는 컬러, 로즈 프린트, 깃털, 홀치기 염색 등이 눈길을 끌었으며 그의 새로운 도전 남성복도 선보였다.


미국의 국화인 장미는 프라발 그룽의 초창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다크하고 로맨틱한 프린트 형태로 무겁게 장식되었다. 붉은 색조는 지난 10년간 그의 컬렉션에 가장 많이 등장해 그의 시그너처가 되었다. 아울러 봄 시즌에 잘 어울리는 가벼운 파스텔 톤 역시 선보였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프라발 그룽은 잠그지 않은 단추 라인에 의해 중앙에서 잘린 드레스 혹은 섬세한 깃털로 만발한 포멀 가운 등 몇가지 강력한 시그너처를 창조했다.


피날레 무대에서는 모델들이 마치 미스 아메리카 대회 참가자들처럼 '누가 미국인이 되는가?(Who gets to be American?)라는 질문이 프린트된 실크 띠를 두르고 런웨이를 질주했다. 사람들은 그의 화려하고 다양한 모델 캐스팅을 보면 정치적 사회적 위기에 대해 걱정하는 프로발 구룽이 주장하는 바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번 컬렉션에서 테일러드 블랙 트라우저와 짝은 이룬 캔디-핑크 탑, 청록색과 애시드 그린의 주름이 잡힌 관능적인 드레스 등 그의 데뷔작을 연상시키는 룩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지난 10년에 이어 프로발 그룽은 초심을 잊지 않고 앞으로의 10년에 계속 전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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