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2019-06-20 |
지금은 웰에이징의 시대, 나이 들수록 매력적인 파리지엔 10인
고유 명사가 된 '프렌치시크'는 프랑스 여성의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시크한 미학을 말한다. 안티에이징(anti-aging)이 아닌 웰에이징(well-aging)을 즐기는, 나이들수록 매력적인 파리지엔 10인을 소개한다.
세련미와 낭만이 넘치는 패션 캐피탈 파리는 '프렌치시크'라 불리는 독특한 미학으로 유명하다. 패션 사전에서 이미 고유 명사가 된 '프렌치시크'는 프랑스 여성들의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에서 우러나는 미학을 말한다. 멋내지 않아도 멋있고, 무심한 듯하지만 시크하다.
파리지엔들의 프렌치시크 스타일은 다른 패션 캐피탈 멋쟁이들인 뉴요커, 런더너, 밀라니즈와 구별되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모던한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세련된 뉴요커, 전통과 파격 사이를 오가는 특별한 감성의 런더너,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의 밀라니즈와 달리 파리지엔들은 자유롭고 예술적인 감성에 우아함을 겸비하고 있다.
보통 '프렌치시크'를 연상할 때 떠오르는 아이콘은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 백으로 유명한 제인 버킨이다.
그녀의 시그너처인 자연스럽게 흐르는 웨이브 헤어스타일, 소매를 롤업한 화이트 셔츠, 청바지 등은 프렌치시크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스타일 키워드는 ‘자유분방함'이다. 굳이 치밀하게 스타일링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풍기는 멋이 바로 프렌치시크 스타일이다.
좀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프렌치시크의 키워드는 절제와 단순, 부드러운 조화, 차분함 속의 고상함, 성숙한 지성미, 도회적 세련과 우울함이다.
그래서 프렌치시크의 색깔은 튀지 않는 저채도 저명도의 중간 색조를 애용한다. 구체적으로 도시의 무채색 계열이나 파스텔 톤이다. 이런 색상을 내추럴하게 믹스매치하고 여기에 선글라스나 스카프, 벨트, 장신구 같은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다.
프렌치시크 파리지엔들은 우아하게 늙는다. 젊은 파리지엔이 사랑스럽다면 중년의 파리지엔은 여유가 있고 우아하다. 이들 프랑스 여성들은 40세를 휠씬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크한 매력을 발산한다.
뿐만 아니라 불혹을 넘긴 프랑스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40세가 넘어도 늙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00세 시대에 이들은 여든이 되어야만 늙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프랑스 여성들은 여배우, 패션 에디터, 전직 모델들이지만 그들의 스타일에는 화려함이 없다. 중년이 넘은 나이에도 세계 패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의 클래식 미학은 프랑스 여성을 대표한다.
그녀들의 매력적인 자신감을 확인하고 나면 나이가 드는 것이 결코 슬픈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늙지 않는 안티에이징(anti-ahing)을 추구하는 것보다 잘 늙어가는 웰에이징(well-aging)을 즐기는 10명의 프헨치시크 아이콘들을 만나보자.
1. 캐롤린 드 메그레(44세)
샤넬 홍보대사이자 전직 모델, 음악 프로듀서 겸 작가인 캐롤라인 드 매그레는 프렌치시크의 아이콘으로 '파리지엔은 남자를 위해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는다(How to Be Parisian Wherever You Are)'의 공동 저자다.
어린 시절 잠시 모델 일에 몸담았던 그녀는 2002 년 패션계를 떠나 패션 사업가로 변신했지만 2010년 칼 라거펠트를 만나 모델로서나 패션에 영감을 주는 셀럽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2. 카를라 브루니(51세)
전 프랑스 퍼스트레이디인 카를라 브루니는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 국제친선 홍보대사, 싱어송라이터, 전직 모델 등 그녀를 수식하는 단어는 너무 많다.
샹송 가수로도 유명한 카를라 브루니는 국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나온 샹송풍의 노래 '스탠드 바이 유어 맨'이 인기를 끌면서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퍼스트레이디 시절에도 편안해 보이면서도 사랑스러운 느낌의 우아한 프렌치 클래식으로 유명했으며 특히 신발을 옷차림과 잘 매치했다. 왜냐면 그녀는 자신보다 키가 작은 남편 사르코지 대통령을 위해 플랫 슈즈를 자주 신었기 때문이다.
3. 마리옹 꼬띠아르(43세)
뮤지션이자 레이디 디올 백 광고 모델로 활동한 그녀는 영화 '라비앙로즈'로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로 유명하다. 1993년 데뷔한 그녀는 '택시' '퍼블릭 에너미' '나인' '인셉션'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연기 활동 중이며, 2007년 기욤 까네와 약혼해 슬하에 1남(마르셀 까네)를 두고 있다.
캐주얼한 복장보다 발끝까지 떨어지는 우아한 드레스가 일상복처럼 더 어울릴 만큼,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프랑스 출신 여배우다. 화려한 드레스가 아니더라도 고혹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는 모노톤 드레스를 통해 시크한 분위기가 연출한다.특히 앞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다양한 헤어 스타일와 포인트 액세서리가 드레스룩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4. 엠마누엘 알트(52세)
현재 <보그> 파리 편집장인 그녀는 패션위크가 열릴 때마다 스트리트 패션의 단골 출연자이기도 하다. 프렌티시크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주는 그녀는 모든 옷을 시크하게 소화한다. 가방을 잘 들지않기로 유명한 그녀는 파리지엔답게 편안함을 즐기면서도 시크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특히 블랙 옷을 자주 입는 그녀는 슈트 뿐 아니라 셔츠나 스키니 진도 즐겨 입는다. 화장기 없고 헤어 스타일도 수수하지만 보그 미국판의 안나 윈투어 편집장과 구별되는 그녀만의 포스가 있다.
5. 이사벨 위페르(66세)
그녀는 지난 2017년 영화 '엘르'로 아카데이 어워즈에 처음 노미네이트된 베테랑 여배우다. 그녀는 얼음처럼 차갑고 내정한 얼굴 이면에 뜨거운 열정을 소유한 '냉정과 열정'을 모두 가진 배우다. 흰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화장기 없는 수수한 차림의 파리지엔은 카메라 앞에서 활화산처럼 폭발한다.
위험하고 퇴폐적인가하면 한없이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그녀는 프렌치시크의 대명사로 불린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다른 나라에서'와 '클레어의 카메라'에 출연해 국내팬들에게도 익숙한 프랑스 배우다.
6. 바네사 파라디(46세)
그녀는 딸 릴리 로드 뎁과 함께 패션 쇼장 앞줄에 자주 등장하는 모델 겸 싱어송라이터 겸 여배우다. 그녀는 빠뜨리샤 꺄스, 엘자와 함께 '프렌치 팝의 트로이카'로 불리면서 침체되었던 샹송을 프렌치 팝으로서 계승, 발전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의 깜찍함과 사랑스러움을 전세계에 각인시킨 것은 샤넬의 향수 코코 모델로 섰을 때였다. 1991년 당시 새처럼 차려입고 웅크린 포즈의 사진은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이후 샤넬 모델로 활동하며 많은 화보를 찍으며 프렌치팝에 이어 프렌치시크의 매력을 전세계에 전파했다. 파리지엔답게 생긴 얼굴과 아담한 체구는 패셔너블한 감각과 더해져 청순한 소녀와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고루 갖추었다.
7. 줄리엣 비노쉬(55세)
1997년에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녀는 2010년 칸 영화제에서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나이 들어가면서 더 고혹적이고 매력적이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블루' '대미지''초콜릿' 등에서 연기한 그녀만의 분위기는 멜랑코리한 프랑스 느낌이 물씬 풍긴다.
지성미와 기품을 갖춘 그녀는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자유분방한 연애도 유명하다. 그녀를 규정하는 다양한 이미지 중 최고는 바로 우아하고 고상한 품격인 '기품'이다. 그녀는 30대 시절 한 인터뷰에서 "프랑스 여성은 40세가 되어야 비로소 최고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8.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61세)
모델 겸 스타일 아이콘인 그녀는 2015년에 출간한 '파리지엔 시크 시티 가이드'의 공동 저자다. 그녀는 1957년생으로써 적지 않은 나이지만 프렌치시크 아이콘답게 세련미와 우아함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샤넬의 뮤즈이었으며 , 패션계의 카멜레온 칼 라거펠트가 생전에 무척 아꼈다고 한다.
1983년부터 샤넬 모델로 활동한 그녀는 파리지엔의 상징이 됐으며, 로레알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다 .모델로 시작하였지만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하며 지금은 디자이너와 작가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유니클로와 함께 아홉번째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9. 카린 로이필드(64세)
2001년부터 약 10년 동안 '보그' 파리 편집장을 역임했던 카린 로이필드는 현재 패션 무크지 'CR 패션 북'을 발행하고 있으며 패션지 '하버스 바자'의 글로벌 패션 디렉터를 맡고 있다. 대담하고 관능적인 비주얼을 표현하는 그녀는 자유로움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가장 파리지엔스러운 잡지 발행인이자 스타일리스트다.
칼 라거펠트와 톰 포드의 뮤즈로 잘 알려진 그녀의 시그너처 스타일은 헝클러진듯한 머리,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 누드립으로 인해 꾸민듯 꾸미지 않는 프렌치 시크의 전형을 보여준다.
미디 길이의 펜슬 스커트와 하이힐을 즐겨신는 그녀는 여성성을 일깨워주는 란제리룩 역시 애정템이다. 가정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스타일리시한 여성으로 거듭난 그녀는 파리지엔의 표상이다.
10. 카트린느 드뇌브(75세)
1964년 데뷔작인 '쉘부르의 '우산'에서 노란 레인 코트에 색색의 파스텔톤 우산을 받쳐 든 금발의 여인을 연기한 그녀는 '빗속의 여인'은 1967년 영화 '세브린느'에서는 차갑고 무표정한, 우아하지만 도발적인 기품으로 주목을 받으며 지금까지 100편 이상의 영화에 등장해 세계인들에게 전형적인 파리지엔의 표본이 되었다.
샤넬 No.5가 가장 어울리는 프랑스 배우인 그녀는 이브 생 로랑의 오리지널 뮤즈 중 한 사람이다. 올 1월에는 파리 소더비 경매에 절친 이브 생 로랑이 디자인한 130여 의 독특한 스타일을 경매에 내놓아 11억의 수익을 올렸다. 깨질듯 섬세한 미모 뒤에 도발적인 섹슈얼리티를 감춘 듯한 카트린느 드뇌브는 자신만의 프렌치시크 미학을 가지고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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