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9-06-03

[리뷰] 포에버 아메리카나, 2020 봄/여름 알렉산더 왕 컬렉션

미국 패션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은 2020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미국의 패션 영웅들에게 헌정하는 패션쇼와 자신이 만들어 갈 미래를 함께 선보였다.




미국에서 아시아 이민계 1세대 출신 디자이너로 성공을 거둔 알렉산더 왕은 미국 패션 산업의 미래를 만드는 핵심 플레이어로 이번 2020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에 영향을 미친 미국의 패션 영웅들에게 헌정하는 패션쇼와 함께 자신이 만들어 갈 미래를 함께 선보였다.


요즘 미국 패션위크에는 유명 디자이너들이 많이 빠지고 신인들로 가득해 국제적인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발걸음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등 암울한 상황이다.



미국의 젊은 패션 디자이너들도 파리로 패션쇼 무대를 옮기거나 아예 뉴욕패션위크에 불참하든 둘 중 하나다.



이에따라 제품 출시 일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6개월 전에 선보이는 전통적인 프리-시즌 런웨이를 고수하고 있지만 일부 디자이너들은 '현장직구(see now, buy now)' 컬렉션이나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1년 내내 중간 중간 제품을 깜짝 출시하는 '하이-드리븐 드랍'을 선택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미국 패션 하우스들이 디자인 책임자들을 교체하는 움직임이 커졌다. 오스카 드 라 렌타, 다이엔 본 퍼스텐버그, 캐롤리나 헤레라와 같은 미국 패션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붙은 패션 유산을 이끌어 갈 차세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을 배치했다. 



지난 해 12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와 결별한 캘빈 클라인은 아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하지 못했다. 또한 럭셔리 레디-투-웨어 컬렉션 생산을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미국 패션시장은 암울해졌지만 어쨌든 역사는 흐른다. 정확히 미국 패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과연 누가 미국 패션의 미래를 이끌어 갈지 궁금해진다.


다행히 뉴욕 패션에는 무한 에너지를 가진 낙관주의자이자이며 유스 컬처를 대변하는 알렉산더 왕이 있다. 그는 2월과 9월에 열리는 전통적인 컬렉션 방식을 버리고 6월(컬렉션 1)과 12월(컬렉션 2)로 패션쇼 스케줄을 전환한 첫번째 CFDA 멤버 중 한 사람이다.  


또한 그는 적극적인 콜라보레이터로 유명해 아디다스와 유니클로, H&M과 성공적인 협력을 이끌어 냈으며 시대와 유행을 앞서가는 테이스트 메이커기도 하다. 또한 셀러브리티들이 선하는 디자이너로, 브랜딩에 대한 분명한 천재적인 자질과 유머 감각이 풍부하다.



그 좋은 예로,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금요일 밤에 록펠러 센터에서 열린 2020 봄/여름 컬렉션 패션쇼 모델로 미국 최고의 스탠딩 코미디쇼 'SNL'의 스타이자 인터넷에서 돌풍을 일으킨 코미디언 피트 데이비슨을 캐스팅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그가 옷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왕은 지난 1년 동안 '아메리카나(Americana)'라는 컨셉에 갇혀 있었다. 특히 1세대 미국인인 그의 경험이 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탐구했다.


알렉산더 왕은 이번 2020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 패션 영웅들인 도나 카란,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을 동경했으며, 패션쇼의 각기 다른 세가지 파트를 통해 영웅들에게 직접적인 경의를 표했다.



먼저 1부는 비록 디자이너가 약간 비틀었지만 도나 카란의 80년대 대명사인 워크웨어를 선보였다. 아우터웨어는 오버사이즈에 로고가 달렸고, 구조적이었다.


블레이저는 가죽으로 만들었고, 타이트한 캣슈트는 비즈니스 슈트의 대체품이었다. 트라우저는 스포티한 폴드-오버 허리 밴드가 있었고 스터드 가죽 쇼츠 혹은 캐주얼한 크루넥 스웻셔츠와 같은 오프-듀티 피스들은 옷장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2부는 90년대식 미니멀리즘이었다. 캘빈 클라인을 유명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 속옷을 마치 겉옷처럼 입는 해체주의적 미학은 알렉산더 왕의 평소 특기와 크게 동떨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란제리 캐미솔, 골이 지게 짠 브래지어, 상표가 찍힌 고무벤드로 만든 보디슈트와 밴디지 드레스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비대칭 스커트와 볼륨감있는 코롭트 재킷과 같은 흥미로운 방식의 다양한 라이트-워시와 표백된 데님 컷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클래식한 'CK' 버전에 대한 반복으로 'AW' 화이트 티셔츠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부는 랄프 로렌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프레피 아메리카나'였다. 요즘 트렌드인 카우보이 룩에 맞추어 스웨이드 프린지, 웨스턴 셔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크 데님과 레어어드한 가죽 벨트 등이 선보였다.


또한 캠퍼스 룩은 트롱프 뢰유(사람들이 실물인 줄 착각하도록 만든 그림·디자인) 셔츠,  슬라우치 팬츠, 오버사이즈 크롭트 아우터웨어와 플레이드 문양의 버킷 햇이 추가됨에 따라 쿨함을 유지했다.


슬림-핏 코듀로이 블레이저는 알렉산더 왕의 엣지 있는 시그너처를 강조한 가죽 바이크 쇼츠나 시스루 실크 슬립과 매치되었고, 클래식한 니트에 수를 놓은 미국 국기 로고 베스트셀러 아이템 등극이 예상된다.



디자이너의 모델 뮤즈를 다룬 마지막은 가장 '알렉산더 왕'다운 무대로 그의 최고 히트작인 릴렉스 슈트, 맨즈 셔츠, 데님 재킷 안에 레이어드된 후드 티, 스포티한 유니폼, 슬립, 몸에 걸친 티-셔츠, 변화를 중 주름이 잡힌 드레스 등이 올 화이트로 선보였다.


쇼 노트에 따르면, 비록 앞 쪽에서 선보인 룩들이 과거에 대해 경의를 표한 것이라면 마지막 무대는 미래에 대한 것이었다. 그것들은 알렉산더 왕 사업을 성장시킨 요소들로 꾸준히 브랜드의 스테이플이 되고 있다. 캘빈 클라인이나 랄프 로렌 제품을 입고 자란 그처럼 아마도 언젠가 젊은 사람들이 왕의 여신 드레스를 금방 알아볼 것이다.



알렉산더 왕은 미국 패션 산업을 이끌어가는 역할에 대해 "나에게 자극을 준 압박감이나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내가 어디에 있었을지 잘 모르겠다. 나는 전세계에 미국 브랜드들이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인식하고 헌정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뉴욕 패션의 횃불을 들고 미래 세대 디자이너들이 그의 뒤를 따르도록 만들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아주 짧고 명쾌했다. "희망은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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