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9-03-25 |
[SFW 리뷰] 아트와 패션의 믹스, 그리디어스 2019 가을/겨울 컬렉션
'그리디어스' 디자이너 박윤희는 미국의 낙서 화가 장 미쉘 바스키야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과감하면서도 디테일한 페인팅을 '거리의 벽이 아닌' 런웨이의 살아있는 패션으로 오마주했다.
지난 3월 24일 2019 F/W 서울패션위크 마지막 날, 디자이너 박윤희의 '그리디어스(GREEDILOUS)' 패션쇼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섬, 오브제, 도호 등 패션 기업에서 약 15년 동안 일한 디자이너 박윤희는 2009년 자신의 브랜드 '그리디어스'를 런칭해 미래지향적이며 기하학적인 그래픽 디자인을 활용해 글로벌한 스타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미국 유명 가수 비욘세,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이 그녀의 옷을 입으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리디어스는 국내외 셀러브리티가 사랑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고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주목받는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통해 현재 '프린트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정체성이 분명한 디자이너로 활발한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고 있다. 가끔 방송에도 출연해 걸쭉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녀가 선보이는 컬렉션은 변화무쌍한 패턴과 섬세한 포커스로 인해 강한 비주얼의 실루엣으로 매 시즌 새로운 프린트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진보적인 컬렉션은 그녀의 세계적인 이상과 영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젊은 디자이너 사이에서도 가장 혁명적인 브랜드로 통한다.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취적인 열정이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그녀만의 성공 비결이다.
이번 시즌 '거리의 낙서와 예술의 경계를 허문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미국의 낙서 화가 장 미쉘 바스키야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그리디어스 디자이너 박윤희는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과감하면서도 디테일한 페인팅을 '거리의 벽이 아닌' 런웨이의 살아있는 패션으로 오마주했다.
독특한 바스키야의 낙서적 아트들을 그리디어스만의 정체성이 물씬 풍기는 프린트로 재해석해 아트와 패션의 믹스&매치라는 멋진 그림을 만들어 냈다.
영국의 트레디셔널 룩을 새롭게 해석해 70년대 중심의 레트로 스타일을 떠올리게 한 그리디어스는 보수적인 느깜 안에서 섹시미가 배어나오고, 단정한 스타일에서 캐주얼한 아름다움을 지닌 다채로운 여성상을 투영해 상반된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변주한 절충주의 패션을 선보였다.
새로운 아트 장르인 낙서를 패션이라는 언어로 표현한 독특하고 위트있는 실루엣과 컬러는 하이-엔드 패션이 보여줄 수 있는 근사한 아트-웨어러블 종합 선물 세트였다. "나는 작업을 할 때 예술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라이프에 대해 생각할 뿐이다"라는 바스키야의 정신과 감성적인 소통의 결과물이다.
그리디어스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프린트와 디자인에 실험적인 접근을 시도한 것 역시 돋보였다. 컬트적인 위트는 현대적이고 구조적인 테일러링이나 쿠틔르 드레싱과의 결합을 통해 완성도있게 표현되었다.
통통 튀는 프린트와 모던한 오버사이즈 트렌드를 잠영한 아이템도 눈길을 끌었고 이브닝웨어와 데이 웨어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스타일로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더한 아이템도 돋보였다.
레드, 퍼플, 그린, 블루 등 화려한 컬러는 아트 프린트로 활용되어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소재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반짝이는 광택감의 에나멜 코트, 실버 원피스, 광택이 나는 퍼퍼 등 올 시즌 전 세계적인 빅 트렌드인 반짝임을 적절하게 배치했다.
특히 쇼 후반부에 등장한 반짝이는 티셔츠는 조명과 매치되어 쇼케이스의 매력인 판타지를 연출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칼라와 슬리브, 트림, 머플러 등에 디테일로 사용된 퍼 역시 가을/겨울 컬렉션이라는 정체성을 반영했다. 페미닌한 실루엣인 러플과 리본을 이용한 포인트 역시 매력적이었다.
↑사진 = 그리디어스 모델로 등장한 한민수 선수/곽윤기 선수
한편 그리디어스는 아번 시즌 아주 특별한 동계 올림픽 스타들을 모델로 초대해 런웨이를 풍성하게 장식했다. 평창패럴림픽의 영웅' 장애인 아이스하키 한민수 선수와 쇼트트렉 곽윤기 선수는 런웨이를 당당하게 질주해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흑인 아티스트로 활동 당시 '인종차별'을 겪으며 표현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언어로 대중들과 소통했던 바스키야의 예술 정신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이너 박윤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통한 '편견없는 사회'와 '편견을 거부하는 휴머니즘 사회'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세계 패션계 화두인 다양성에 대한 그녀만의 발맞춤이었다.
시대를 앞서 나가는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을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낸 '퓨처리스틱 모더니티' 지향하는 그리디어스는 다양한 전시와 미국, 홍콩, 중국,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프랑스 등 여러 국가의 바이어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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