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9-03-22 |
[SFW 리뷰] 지속가능한 상업성, 얼킨 2019 F/W 컬렉션
국내에서 보기 드문 지속가능 브랜드 ‘얼킨’을 이끄는 디자이너 이성동은 2019 가을/겨울 컬렉션을 통해 디소 딱딱한 ‘업사이클’에서 한 단계 올라선 패셔너블한 커머셜 라인을 선보여 지속가능 패션의 하이-패션 가능성을 시도했다.
2019 F/W 서울패션위크'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가운데, 22일 얼킨(UL:KIN) 2019 F/W 컬렉션이 공개됐다.
젊은 화가들이 버린 캔버스로 가방을 만들면서 주목을 받은 디자이너 이성동은 이제 '지속 가능성'이라는 화두로 나름 독보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브랜드 얼킨의 카테고리를 ‘업사이클링’, ’아티스틱’, ‘컬렉션’ 라인으로 나눈다. 이는 얼킨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정체성 때문이다. 즉 공장처럼 마구 찍어내는 기성복이 아니라, 한 벌 한 벌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핸드-메이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조용하고 웅장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두벌의 옷을 이어붙인 스웨터에 어두운 피시 테일 코트를 입은 남성 모델이 등장했다. 패턴이 들어간 청바지는 날렵했고 흰 스니커즈와 경쾌하게 어울렸다.
재밌게 머리를 물들인 여성 모델은 더는 겹쳐 입기 어려울 정도로 셔츠와 셔츠, 복고풍 윈드 브레이커와 펑퍼짐한 핀스트라이프 테일러드 재킷을 입었다
한눈에 드러나는 색과 해체주의의 조합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얼킨 컬렉션에 등장하는 감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돋보인 점은 ‘업사이클링’ 의 틀에서 벗어나 간결한 분위기와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무채색 피케 셔츠와 테일러드 재킷을 결합하고 스톤 워싱 가공 청바지 위에 고대 조각상을 프린트한 다음, 실용적으로 보이는 가죽 가방을 둘러맨 여성 모델과 색이 다른 데님 소재를 결합해 한 벌의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성 모델이 특히 눈에 띄였다.
사실 집단 지성은 지구의 미래를 위해, 환경 파괴를 위해 지속가능 패션의 중요성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 허지만 ‘리사이클링’이라는 한계는 하이-앤드 패션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재활용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덧입히기가 어렵고 무엇보다 수작업이 많기 때문에 비싸다.
그래서 지속가능 디자이너들은 "많이 들러보고 비싸게 사서 오래 입자"라고 제안한다. 그러한 제인이 요즘은 조금씩 먹혀 들어가는 듯 하다.
이번 시즌 얼킨은 대중들이 한번 쯤 도전해 볼만한 커머셜한 라인을 다수 선보였다. 물른 브랜드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말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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