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9-02-18 |
[리뷰] 잇 페미니니티, 2019 가을/겨울 빅토리아 베컴 컬렉션
빅토리아 베컴의 2019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올드 셀린느'의 공허함을 채워 주었다. 모던 페미니니티의 새롭고 혁신적인 스타일 교과서를 제안하며 여자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패션 미학을 선사했다.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와 함께 모던 페미니니티에 대한 스토리는 오늘날 여성들이 간절히 찾고 있는 패션 미학이다.
이를 복고풍의 70년대 레퍼런스와 나른한 실루엣, 그리고 간명하면서도 효과적인 컬러 조합으로 연출한 빅토리아 베컴의 이번 2019 가을/겨울 컬렉션은 잘 정리된 숙제 과제물처럼 보였다.
10년 동안 활동했던 뉴욕을 떠나 지난 시즌부터 런던패션위크로 금의환향한 빅토리아 베컴은 이제 홈구장 런던에서 자신만의 움직임을 찾아가는 듯 하다.
영국의 예술 작품이 모여있는 아트 뮤지엄 테이트 브리튼 내부에서 열린 2019 가을/겨울 컬렉션은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의 대형 화면을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빅토리아 베컴 유투브 채널 출범을 효과적으로 알렸다.
빅토리아 베컴 유트브 플랫폼의 뷰티 & 패션 디렉터 데릭 브라스버그는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와 비슷한 머리 모양으로 눈길을 끈 7살 막내딸 하퍼를 포함한 가족들이 앉아있는 프론트로의 상황을 실감나게 중계했다.
빅토리아 베컴의 이번 패션쇼는 어느 채널로 보든 '역시'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완벽했다.
브랜드의 시그너처 룩인 종아리가 노출된 유동적인 드레스, 널찍한 오버코트, 여유있지만 우아한 터트넥 니트가 무대 중심을 장식했고, 걸그룹 스파이스 걸즈의 '포시 스파이스'로 잘 알려진 빅토리아 베컴이 지향했던 레드와 카멜, 고동색, 베이비 블루와 같은 풍부한 컬러 조합은 압권이었다.
지난 시즌 컬렉션이 현대 여성이 원하는 속삭임이었다면, 이번 시즌 선보인 아이템들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자신감을 드러낼 수 있는 구체화된 작업 방식의 세련된 스테이플이 중심을 이루었다.
레드 드레스와 레오파드 프린트 부츠와 짝을 이룬 케이프 슬리브의 카멜 코트, 극적인 셔츠 칼라가 돋보인 모헤어 울 점퍼-스타일, 스커트 슈트 등이 대표적이었다.
빅토리아 베컴은 여성들이 파워 드레스를 입는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그녀는 "우리 여성들은 룩 하나하나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들은 예의가 있지만 고지식하지는 않다. 그녀들이 입고 있는 옷을 통해 그녀들의 삶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아카이브인 체인 패턴 프린트는 체크무늬 블레이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고, 탈부착이 가능한 네커치프(장식이나 보온을 위해 목에 두르는 정사각형의 얇은 천)는 실크 미니 드레스에 또다른 차원의 스타일을 추가했다.
코트 역시 어깨 주위에 일종의 여분의 끈을 사용한 예상치 못한 디테일로 완성도를 높였으며 우아한 블랙과 그레이 옹브레 스팽글 장식의 아이템도 눈길을 끌었다. 느슨한 가죽 오버-더-니 부츠와 사이-하이 핍-토 부츠는 올 가을 대 유행에 예상되는 컬트 아이템이었다.
90년대 최고의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 출신 빅토리아 베컴은 2004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빅토리아 베컴' 으로 패션 비즈니스를 시작, 2008년 뉴욕 패션위크에 데뷔하며 패션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베컴은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셀프 마케팅 롤모델로 극강의 존재감을 발휘해왔으며 '최근 빅토리아 베컴 뷰티'를 출시하며 뷰티 시장에도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빅토리아 베컴의 이번 컬렉션은 피비 필로나 미우치아 프라다 작품과 비슷한 면이 엿보였지만,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체화시키는 혁신적인 스타일 교과서를 제안하며 여성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패션 미학을 선사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