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9-02-07 |
스포츠·아웃도어 기업 '화승' 법정관리 신청...르까프·머렐·케이스위스 행보는?
르까프, 머렐, 케이스위스를 전개하는 화승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화승은 2017년 영업손실 256억, 당기순손실 564억원을 기록하며 경영 악화 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협력업체와 대리점 1000억원대의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 = 유연석을 모델로 내세운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 2018 겨울 광고 캠페인
「르까프」 「머렐」 「케이스위스」등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화승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에 화승에 의류와 신발 등을 공급한 협력업체의 피해와 함께 「르까프」 「머렐」 「케이스위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대리점의 피해 우려도 예상되고 있다.
7일 화승과 화승그룹에 따르면 화승은 지난달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고, 법원은 곧바로 채권추심과 자산 처분을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서울회생법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청 하루 만인 지난 1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고, 한 달 이내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사진 = 다니엘 헤니를 모델로 내세운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 2018 겨울 광고 캠페인
이에 대해 화승은 부채 때문에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채무 조정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화승은 1953년 8월 설립된 '국내 신발 1호 업체' 부산동양고무공업을 모태로 한다. 화승은 1986년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를 런칭했으며, 1994년 미국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를, 2007년에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을 국내에 유통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현재 「르까프」 국내에 매장 280곳, 「케이스위스」와 「머렐」은 각각 160여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승은 1998년 외환위기 때 한 차례 부도를 내기도 했으며, 화의 절차를 거쳐 회생에 성공했다. 이후 아웃도어 열풍 속에 2011년에는 매출액 5천900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하기로 했다.
↑사진 = 다니엘 헤니를 모델로 내세운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 2018 겨울 광고 캠페인
하지만 해외 스포츠 브랜드가 내수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2013년 영업이익이 68억원까지 축소됐다.
이와 함께 국내 아웃도어 시장 침체되면서 2016년에는 영업손실 192억원에 당기순손실이 369억원, 2017년에는 영업손실이 256억원에 당기손손실 564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 악화 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화승의 생산거점은 동남아에 있으나 부산지역에 일부 원부자재 납품업체와 원부자재 업체가 있으며 이들 업체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화승은 지난해 8월 이후 납품업체에 물품대금을 5개월짜리 어음으로 결제했다. 이에 피해 규모가 큰 10개 납품업체 대표는 6일 긴급 채권단 회의를 열고 대책을 모색했다.
200억원 가량이 회생채권으로 묶인 의류제조업체 MSA 변종건 대표는 "10개 업체의 지난 가을겨울 시즌 물품대금만 600억원이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업체까지 합치면 1000억원이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8월 이후 납품한 물품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 = '르까프' 히엠 벤치다운 키즈라인 2018 겨울 캠페인 이미지
이에 대해 화승 관계자는 "기업회생 신청으로 대리점 등에 지급해야 할 대금이 묶이게 돼 이들 업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 부분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승 제조 공장은 베트남과 중국에 있고 원부자재도 주로 현지에 있기 때문에 국내 중소 납품업체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화승 측은 설명했다.
한편, 화승에 간접 투자한 화승그룹은 "손실을 이미 반영했기 때문에 피해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화승 지분은 산업은행과 KTB PE(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사모투자합자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화승그룹은 화승과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경영에 나설 수 없는 구조이다.
패션엔 허유형 기자
fashionn@fashionn.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