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8-12-06

위기의 빅토리아 시크릿, 매출도 하락 · 패션쇼 시청률도 역대 최저

세계에서 가장 큰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 시대가 저무는 것일까? 섹시한 브랜드 정체성이 시대 변화에 역행하며 매출도 하락하고, 패션쇼 시청율도 바닥을 쳤다. 주가도 전년대비 40% 급락했다



 

지상 최대의 패션쇼를 개최하며 전세계 여성 속옷시장 1/3를 점유했던 미국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시대가 저무는 것일까? 아니면 거품이 빠지는 것일까?

 

빅토리아 시크릿은 2015년 매출이 전년비 6.4% 신장했으나 2016년 신장률이 1.4%에 그쳤으며, 지난해에는 -5.1%(매출액 73억8700만달러)로 역신장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4% 급락했다. 올해 2, 3분기에도 매출 성장률이 각각 1%와 -1%로 기저효과도 얻지 못하고 부진을 이어갔다. 또한 빅토리아 시크릿 모기업 L브랜드의 주가는 현재 35.28달러로 1년 전보다 40%가량 추락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이 이유다.

 

지난 12월 2일(현지시간) 저녁 10시에 ABC 채널을 통해 녹화 방송된 2018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도 327만명이 시청,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매출 부진과 함께 최근 인종차별 논란까지 더해져 불매운동 확산에 휩싸이는 등 이중고에 시달려왔다.

 

빅토리아 시크릿 최고 마케팅 담당자(CMO) 에드 라제크는 플러스-사이즈 모델과 트랜스젠더 모델을 캐스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후 엄청난 반발을 샀다.

 

그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왜 트렌스젠더나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무대에 세우지 않냐"는 질문에 "그들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보여주는 '판타지'의 본보기가 아니다"라고 답했다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CEO 잰 싱어(Jan Singer)는 지난 11월 매출 부진과 최고 마케팅 담당자(CMO)의 발언으로 불거진 불매 운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으며, 곧바로 새 CEO 존 메아스가 취임했다.

 

 

최근 여성 고객들은  #미투 운동 확산으로 섹시미를 강조한 화려한 란제리보다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실용적인 란제리 제품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따라서 매년 열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섹시한 이미지는 점점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섹시함'이 이제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미국 금융기업 웰스파고가 실시한 소비자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빅토리아 시크릿을 예전처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60%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이미지는 "가짜" 또는 "억지"라고 느낀다고 전했다. 사진사 니키 맥킨은 뉴욕타임즈에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들은 아름답지만 현실성이 없다"며 "우리 사회가 여성과 여성의 신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부진은 섹시함을 강조한 브랜드 정체성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했기 때문'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성 소비자들이 다른 형태의 속옷과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고 있다. 남성에게 (성적) 환상을 주는 60달러짜리 불편한 속옷보다 저렴하고 입기 편한 것을 찾는다"며 빅토리아 시크릿이 외면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빅토리아 시크릿 이미지 접근 방식을 둘러싼 논란조차도 일반 대중들에게 진부해졌다고 말했다. 결국 미투 운동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언론으로부터 외면을 당했고 매출 역시 곤두박칠치고 있다. 

 

↑사진 = 지난 11월 8일 개최된 2018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실제로 포털 사이트 구글에서도  빅토리아 시크릿을 대표하는 '푸시 업 브라(가슴을 모아주는 브래지어)'보다 '브라렛(와이어가 없는 편안한 브래지어)' 검색량이 더 높게 나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TV 시청자 수는  2013년 970만명에서 지난해 500만명으로 뚝 떨어졌으며 올해는 327만명으로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가 급감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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