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뉴스 | 2018-09-04 |
나이키, 트럼트에 반기? 인종차별 항의한 캐퍼닉 광고 모델 기용
나이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민의례를 거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국 풋볼 선수 콜린 캐퍼닉을 30주년 기념 모델로 기용했다.
↑사진 = 나이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민의례를 거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콜린 캐퍼닉을 30주년 기념 모델로 발탁했다.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민의례를 거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국 풋볼 선수 콜린 캐퍼닉을 30주년 기념 모델로 기용했다.
미국 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31)은 경찰 총격으로 흑인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인종 차별에 항의한다는 뜻으로 경기 전 국가를 부르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는 동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유산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은 미국의 모든 것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스포츠팬들은 자신의 나라와 국가에 자부심을 표하지 않는 선수들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맹비난했다.
대중연설에서 ‘개XX를 경기장에서 쫓아내라’고 욕설을 써가며 캐퍼닉을 공격하기도 했다. 구단주들에게는 애국심 없는 선수를 해고하거나 출전시키지 말라고 압박도 가했다.
대통령의 막말에 반발해 32개의 NFL 구단 중 30개 구단 선수들이 무릎 꿇기로 맞섰고 대통령은 금지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격분했다.
↑사진 = 국민의례가 펼쳐지는 동안 국가를 부르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은 캐퍼닉과 동료 선수들
이후 NFL 구단 선수와 다른 구단 선수, 나아가 프로농구(NBA), 프로야구(MLB) 등 다른 종목의 선수들까지 무릎꿇기에 동참하면서 언론과 SNS에서는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으며 미국을 반으로 쪼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례 거부는 캐퍼닉에게 영광과 시련을 동시에 안겨줬다. 그의 저지 셔츠는 NFL 온라인샵에서 최고 히트 상품에 오르고 인권 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올해 그에게 '양심대사상'을 수여했다.
'양심대사상'은 평소 인권 향상에 앞장 서 온 사람에게 주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캐퍼닉이 인종 차별과 맞섰고, 타협을 거부했으며,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캐퍼닉은 지난해 3월 포티나이너스와 계약이 만료된 후 어느 구단과도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실직 상태가 됐다. 자유계약(FA) 선수로 시장에 나왔지만 32개 구단 모두 그를 외면했다.
미국의 나이키는 트럼프 대통령과 NFL 풋볼 구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캐퍼닉을 '저스트 두 잇' 캠페인 광고 모델로 선정,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반대 진영에 가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부르고 있다.
지노 피사노티 나이키 북미 브랜드 담당 부사장은 스포츠전문채널 ESPN에 "우리는 콜린이 스포츠의 힘을 지렛대로 해 세계가 앞으로 나갈 수있게 돕는 당대 가장 영감을 주는 선수들 중 한 명이라고 믿고 있다"고 격찬했다.
나이키는 캐퍼닉을 전면에 내세워 그의 사진을 프린트한 운동복과 악세사리 등을 판매할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캐퍼닉 역시 트위터를 통해 캠페인 광고 사진을 올렸다. 캐퍼닉이 공개한 광고 사진에는 ‘무언가를 믿어라. 설령 모든 것을 희생한다 할지라도(Believe in something. Even if it means sacrificing everything)’라는 문구가 써 있다.
이는 현재 캐퍼닉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의미심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보수층의 반발이 나이키로 향했다. 콜린 캐퍼닉을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캠페인 30주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나이키의 결정에 대한 분노의 표시로 옷과 신발 등 나이키 제품을 불태우고 찢는 영상이 게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메시지이며, 아예 보내지 말았어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NN은 나이키의 캐퍼닉 광고모델 선정에 대해 “나이키는 미식축구계는 물론, 미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을 지지하고 나섰다”며 “나이키가 정치적 갈등 한복판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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