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8-07-15 |
이방카 트럼프 패션 브랜드, 캐나다 유명 백화점에서 퇴출
캐나다 토종 고급 백화점 체인 허드슨베이는 이방카 패션 브랜드를 매출부진을 이유로 올 가을까지 전체 백화점 체인 매장에서 퇴점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유명 백화점 허드슨베이(Hudson's Bay)가 이방카 트럼프 패션 브랜드 퇴출을 결정했다.
13일(현지시간) 캐나다 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토종 고급 백화점 체인 허드슨베이는 이방카 패션 브랜드를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허드슨베이는 13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이방카 패션 브랜드 라인은 올 가을 전체 의류 매장에서 철수될 것이며 이미 이방카 측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메간 비앙고(Meghan Biango) 허드슨베이 대표는 "허드슨베이는 정기적으로 각 브랜드의 실적과 성과에 따라 입퇴점 개편작업을 결정한다. 실적이 부진한 이방카 패션 브랜드를 올가을까지 단계적으로 퇴점시킬 것"이라고 온라인 패션 매체 리파이너리29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따라서 이방카 패션 브랜드는 이미 웹 사이트에서는 삭제됐으며 향후 몇개월 내 허드슨베이 백화점 매장에서도 단계적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허드슨베이 백화점의 이방카 패션 브랜드 공식 퇴점 이유는 매출 부진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방카 패션 브랜드에 대한 캐나다 자국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여론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의 딸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를 '매출 부진'이라는 이유로 퇴점 결정을 내렸지만, 본질적으로 소비자들의 반 트럼프 정서가 퇴점을 결정한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명 백화점이 이방카 패션 브랜드를 퇴점시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이방카 트럼프 패션 브랜드는 노드스트롬, 니만 마커스, TJ맥스 등을 비롯한 몇몇 미국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방카 트럼프는 2011년 자신의 패션 브랜드 사업을 시작할 당시 노드스트롬은 브랜드 성공의 중요한 백화점이었다. 이방카 브랜드의 퇴점이 결정되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방카 브랜드를 퇴출시킨 백화점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언론의 비판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방카 트럼프 패션과 주얼리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를 누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 전까지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고가 제품 위주의 판매를 고집하느라 제품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도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한국 사람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전까지 이방카 트럼프의 존재를 몰랐던 것처럼, 미국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방카 트럼프는 일부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서 퇴출되면서 오프라인 매출이 감소했지만 노이즈 마케팅 효과로 온라인 매출은 3배 이상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판매가 급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보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더 컸다는 반증이다. 이는 상품의 품질과는 상관없이 구설이나 화젯거리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 매출을 올리는 마케팅 기법인 노이즈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분석되기도 했다.
미국 대선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비하 및 성추행 발언이 알려지고 여성단체들의 반대 시위와 이방카 브랜드 불매운동이 연이어 이어지면서 오히려 이방카 브랜드를 몰랐던 미국인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시켜 매출이 큰폭으로 신장하는 노이즈 마케팅의 수혜자가 됐다.
이를 계기로 이방카 트럼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주얼리 제품의 고가 전략을 버리고 접근 전략을 바꿨다.
판매가 부진한 고가의 파인 주얼리 컬렉션은 중단하고 대신 저렴하고 합리적인 주얼리 제품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중저가 전략으로 수정했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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