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8-07-03 |
[리뷰] 과거와 현재의 교차, 2018 가을/겨울 크리스찬 디올 꾸뛰르 컬렉션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의 2018 가을/겨울 크리스찬 디올 꾸띄르 쇼는 하우스의 패션 코드를 모던하게 변형한 단순함, 여성스러움, 고전적인 우아함에 대한 사랑스러운 전시였다.
전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프 시몬스가 프랑스 하우스 첫 꾸뛰르 쇼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2014년에 소개된 패션 다큐 '디올과 나'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면중 하나는 고도로 숙련된 장인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수십 명의 장인들이 컬렉션을 재단하고 바느질하고 드레이핑을 하고 구멍을 뚫는 작업들은 패션쇼까지 몇 주동안 24시간 내내 힘든 작업을 거친다. 2018 가을/겨울 크리스찬 디올 꾸뛰르 컬렉션은 하우스의 아뜰리에에 대한 헌정 쇼였다.
지난 7월 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다올 아뜰리에의 작업을 위해 로뎅 박물관 세트와 소책자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녀는 이번 2018 가을/겨울 크리스찬 디올 꾸띄르 컬렉션은 단순함, 여성스러움 그라고 클래식한 우아함에 대한 사랑스러운 전시로 디올 하우스 패션 코드에 대한 전문성과 헌신성을 증명해 보였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지난 2016년 하우스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후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녀는 디올에 영입된 이후 몇시즌에 걸쳐 로고와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티셔츠 등 페미니즘을 테마로 한 패션쇼와 함께 과거 디올 향수를 귀환시켰다. 2000년대 초반의 새들 백과 디올 모노그램 프린트의 귀환은 새로운 디올 시대의 부활을 의미했다.
그러나 2018 가을/겨울 디올 꾸띄르 컬렉션은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핸드메이드 제품과 시대를 초월하는 데이웨어와 이브닝웨어 등을 제안하며 고전적인 꾸띄르를 제시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패션쇼 장소 벽에 급진적인 포스터, 학생 시위 이미지, 선전과 선동 그래픽으로 장식했다. 심지어 그녀는 똑같은 이미지로 몽테뉴 가의 디올 플래그십 전체를 뒤덮기도 했다.
2018 가을/겨울 디올 꾸띄르 컬렉션은 로댕 박물관 내부에 수백개의 꾸띄르 트왈(얇은 린넨 천)을 입힌 마네킹으로 구성된 맞춤형 화이트 텐트로 꾸며졌다. 루브르 박물관 내부에서 열린 70주년 기념 디올 전시회에서 가져온 아이디어였다.
페미니즘과 관련된 구호나 티셔츠는 없었고 박쥐 날개 모양의 소매와 슬림한 파도 모양의 러플로 디올의 레전드 아이템인 바 재킷(Bar jacket)을 보기좋게 개조했다.
블랙, 네이비, 그레이, 누드, 골드 등 컬러 팔레트를 중심으로 업데이트된 디올 시그너처로 시작되었으며, 지속가능한 소재의 구조적인 코트와 슈트, 벨티드 드레스, 플리츠 스커트, 볼륨감있는 소매의 테일러드 재킷, 모던한 롱 슬리브 가운 등이 선보였다.
패션쇼 중반쯤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패션쇼에 변화를 주어 이전에 발렌티노에 재직하고 있었던 시절로 돌아가 르네상스 이미지를 반복해서 선보였다. 구체적으로 어깨나 드러난 로브나 케시미어 인타르시아 코트 등 고블랭 직물 태피스트리(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 또는 그런 직물을 제작하는 기술)에서 양감을 받은 15가지 룩이었다.
특히 일련의 메탈릭 골드 슈트가 아뜰리에의 테일러링으로 강조되어 바디의 다른 부분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깊은 V-컷 블레이저는 다양한 성적 매력을 발산했고 엉덩이 부분에 풍성하게 강조한 재킷들은 디올의 초창기 모습을 연상시켰다.
가슴이 깊이 파인 가운과 깃털 스커트, 화려한 수를 놓은 정교한 의상들 그리고 클로징 새틴 트레스는 리치한 완벽한 구조주의였다. 마치 디올의 셀러브리티 홍보대사들을 위해 준비된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으로 패션쇼 출연진들은 엔니오 모리코레의 영화음악 '어느날 밤의 만찬(Metti Una Sera A Cena)'에 맞추어 나선형의 캣워크를 활기차게 행진했다.
이 곡은 약 30년 전에 위베르 드 지방시 패션쇼의 피날레에 나왔던 음악이었다. 쇼를 본 관객들은 이구동성으로 '타임와프(timewarp) 패션'이라고 평가했다. 타임와프는 시간왜곡이라는 의미로, 공상과학 소설 등에서 주로 묘사되는 과거나 미래의 일이 현재에 뒤섞여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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