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8-06-15 |
디올, 텍스타일 디자인 도용...인도 디자이너에게 합의금 지불
인도의 독립 디자이너가 창조한 텍스타일 프린트 디자인을 카피해 구설수에 올랐던 다올 측은 카피 사실을 인정하고 오리지널 프린트 디자이너에게 합의금을 지급했다.
패션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강화되면서 럭셔리 브랜드의 대응도 달라졌다. 최근 디올은 텍스타일 프린트 디자인을 카피했다고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오리지널 개발자인 인도의 독립 디자이너에게 그 대가를 지불했다.
디올은 지난해 2018 크루즈 컬렉션에서 텍스타일과 의류를 디자인하는 인도의 공예품 의류 브랜드 피플 트리(People Tree)의 목판 프린트와 아주 유사한 요가하는 모습과 연꽃이 들어간 프린트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사진 = 2018 디올 크루즈 컬렉션
하지만 지난 1월 '엘르' 인도판에 문제의 프린트 드레스를 입은 발리우드 여배우 소남 카푸어가 표지 모델에 등장하면서 디자인 카피 사실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소규모 공예품 의류 브랜드 피플 트리의 공동 창업자이자 예술가 겸 디자이너 오리지트 센(Orijit Sen)은 자신이 개발한 오리지널 텍스타일 디자인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디자인을 도용한 혐의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디올을 고소했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언크리스찬(크리스찬답지 않은) 디올’이라는 제목으로 "독립적인 인도 디자이너. 예술가 그리고 공예가의 프린트 디자인을 훔쳐야 할 정도로 아이디어가 없었나요?"라는 비난의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엄청난 리소스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은 매달 집세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오리지널 작업을 하는 젊은 독립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아직도 훔칠 필요가 있나요?"라고 덧붙였다.
↑사진 = 패션잡지 ‘엘르’ 인도판 2018년 1월호 표지
오리지트 센은 "요가하는 모습과 연꽃이 들어간 텍스타일 프린트 디자인은 15년 전인 2000년부터 계속 생산되고 있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디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컨템포러리 인도 직물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디자이너, 아티스트, 공예가 집단의 일원으로 핸드-블록 프린팅과 자연 염색에 대한 전통 기술을 혁신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 일을 20년동안 해왔으며 '피플 트리'라는 우리만의 완벽한 독립 소매 아울렛을 통해 티셔츠와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패션 카피 감시자인 블로거 '다이어트 프라다(Diet Prada)가 피플 트리와 디올의 의류 사진을 인스트그램에 나란히 게재하면서 디자인 카피 문제는 대중들에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사진 = 인도 디자이너 오리지트 센(Orijit Sen)의 텍스타일 디자인
이에 대해 지난 1월 디올은 본사의 디자이너가 피플 트리의 텍스타일 디자인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또는 디올에서 자체적으로 프린트를 디자인했는지 혹은 공급업체로부터 사전 제작된 텍스타일을 공급받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러한 정보는 디올이 오리지트 센의 작품을 의도적으로 카피했는지 여부를 식별하는데 있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션업계와 법을 다룬 블로그 '패션 법(The Fashion Law)'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리지널 프린트 디자이너 오리지트 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법적인 상담을 받으며 디올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소송을 진행했고 현재 양측은 합의에 이르렀고 오리지트 센은 디올로부터 금액이 확인되지 않은 합의금을 받았다.
↑사진 =2000년부터 생산되고 있는 인도 디자이너 오리지트 센(Orijit Sen)의 텍스타일 디자인
오리지트 센은 '패션 법'과의 인터뷰에서 "디올측으로부터 합의금으로 받은 돈은 '피플 트리' 본사가 있는 인도 고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른 예술가들과 자신을 위한 적절한 스튜디오를 세우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한 디올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없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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