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8-05-25

이젠 명품 핸드백보다 운동화! 럭셔리 스니커즈 시장을 둘러싼 '무한경쟁'

하이힐과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도시를 활보했던 운도녀, 운도남 트렌드가 '럭셔리 스포티즘'으로 진화하며 스니커즈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4조원 '럭셔리 스니커즈' 시장을 둘러싼 명품 하우스와 스포츠웨어 기업들의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이젠 명품 가방 대신 명품 운동화를 산다. 몇 년전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도시남녀를 뜻하는 운도남, 운도녀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한 스니커즈 트렌드가 명품 스니커즈로 옮겨붙고 있다. 

 

잘 갖춰 입은 슈트에 뜬금없이 매치한 스니커즈, 맵시있는 펜슬 스커트에 하이힐이 아닌 운동화를 매치한 모습은 이제는 어색하지 센스있는 믹스매치의 쿨한 패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이힐과 두구 대신 도시를 활보했던 운도녀, 운도남 트렌드는 최근들어 '럭셔리 스포티즘'으로 진화하며 럭셔리 스니커즈의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구찌, 발렌시아가, 프라다 등 럭셔리 하우스들은 값비싼 디자인의 스니커즈를 통해 나이키, 푸마, 아다디스 등 스포츠웨어 대기업들과 직접 경쟁을 선언하며 기술개발 투자와 마케팅 예산을 늘리고 있다.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도 2009년 1조 2226억 원, 2012년 2조4490억 원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커졌으며, 올해는 3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신발 시장에서 운동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36.2%에서 2016년 50%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53%로 늘었다.

 

살버토레 페라가모의 디자이너 폴 앤드류는 한 컨퍼런스에서 "정통 클래식 슈즈를 추구하는 살바토레 페라가모도 스니커즈 카테고리에 많은 투자와 함께 전문적인 인력보강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스니커즈의 전 세계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 증가한 35억 유로(약 4조 4,291억원)로 핸드백보다 더 나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미국의 니먼 마커스 백화점의 남성패션 디렉터 브루스 파스크는 "스니커즈는 이제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니다. 스니커즈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핸드백이 주요 매출을 차지했던 럭셔리 하우스들은 스니커즈 시장 선점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년동안 모터사이클 백으로 ‘잇 백’의 명성을 누린 발렌시아가는 스피드 트레이너와 트리플S 스니커즈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럭셔리 스니커즈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구찌도 화려한 자수가 들어간 에이스 스니커즈와 꽃무늬 슬리퍼의 젊은 디자인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고 있으며 루이비통은 슈프림과 협업해 운동화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아치라이트로 어글릴 슈즈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하이엔드 패션의 전통적인 스타일 공식이 깨지고, 캐주얼과 스트리트웨어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럭셔리 스니커즈에 대한 성장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들어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은 스니커즈 흥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구찌와 발렌시아가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9%, 31% 증가했다. 반면 운동화 흥행이 저조한 프라다는 실적이 하락했다.

 

 

일부 럭셔리 그룹 임원들은 최근 자신들의 비즈니스에서 스니커즈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경쟁자들과 맞서기 위해 '럭셔리 스니커즈 게임'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1986년에 최초로 호간 럭셔리 스니커즈를 선보인 이 분야의 개척자인 이탈리아 럭셔리 제품 회사 토즈의 재무 책임자 에밀리오 마셀라리는 "현재 소비자를 위한 스니커즈 공급을 고려하지 않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이제 럭셔리 브랜드들도 기존 럭셔리 경쟁자 외에  스포츠웨어 회사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적이고 포멀한 슈즈 시장의 소비자 이탈 현상이 심화되는 '스니커리제이션(sneakerisation)'은 럭셔리업계의 화두로 등장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밀라노의 유명 백화점 라 리나센테의 패션 책임자 페데리카 몬텔리는 "앞으로 오랫동안 편안한 신발을 신은 여성들에게 다시 하이힐을 신게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밀라노 도심에서는 나이키의 블랙 가죽 앵클-하이탑의 에어 조던 5 레트로 프리미엄 스니커즈가 470달러(약 5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이 도시의 가장 배타적인 쇼핑 지역에서 조금 벗어나면 고객들은 블루 스네이크-가죽 디테일의 GG 로고 캔버스인 구찌 ACE를 450유로(약 57만원)에 구입하고 있다.
 

 

한편 스포츠웨어 회사들은 럭셔리 브랜드의 스니커즈 시장 공략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푸마의 CEO 뷔욤 굴든은 "만약 럭셔리 그룹이 스포츠 시장에 뛰어든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스니커즈 트렌드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스포츠 브랜드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스니커즈 시장이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해서 수익율을 잠식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SBC 은행의 애널리스트 어원 램보그는 "가격 상승을 위한 커다란 공간이 생겼다. 스니커즈의 '명품화(Luxurisation)'는 이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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