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8-05-01 |
'가짜가 더 멋져' 모조품 검색 1위는 슈프림 "그냥 슈프림이면 돼!"
미국에서 패션 관련 복제품, 모조품 검색이 지난 24개월 동안 상승세를 보였다. 모조품 검색 1위는 슈프림으로 나타났으며 마이클 코어스와 크리스찬 루부텡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위조품 판매 방지를 위해 많은 조치고 취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위조품에 대한 구매 열기는 꺽이지 않는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리트웨어는 이미 강력한 위조 문화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슈프림은 이탈리아 위조품에 대해 소송해서 승리하며 12만개의 짝퉁 제품이 공식 압수되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합법적인 가짜 슈프림 제품에 대한 구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뒷골목의 샤넬, 스트리트의 끝판왕 등으로 불리며 유명해진 슈프림은 희소성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비즈니스 때문에 짝퉁 제품 구매를 더욱 부추키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마케팅 리서치 서비스 회사 SEN러시(SEMrush)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패션 관련 복제품(replicas) 및 가짜 제품(fake goods)에 대한 검색이 지난 24개월 동안 상승세를 보였으며 특히 2017년 7월부터 10월에는 무려 500%가 넘는 엄청난 폭등을 기록했다. 이는 슈프림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루이비통과 슈프림이 협업을 통해 선보인 2017 가을/겨울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은 럭셔리와 스트리트웨어 역사상 가장 핫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은 ‘파격’ 그 자체로 평가받으며 과열된 분위기로 인해 중간에 판매가 중단되는 등 큰 이슈로 떠올랐다.
콧대 높은 럭셔리 브랜드와 뒷골목 브랜드의 만남에 일부 평론가들은 "슈프림이 침체된 루이비통을 살려놓았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슈프림 가짜 제품 구매에 대한 열망을 더욱 부추켰다.
SEN러시는 미국이 위조품에 가장 관심이 많은 국가로 나타났으며 영국과 독일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밝혔다.또한 슈프림이 위조품이나 가짜 제품 검색어 1위를 기록했으며 마이클 코어스와 크리스찬 루부텡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유명 라이프스타일 온라인 매거진 하이스노바이어티(Highsnobiety)는 서울과 모스크바의 패션 암시장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공개했으며, 반면에 콤플렉스(Complex)는 1조 달러(약 1,070조 5,000억원 규모의 해적판 시장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아직까지도 특정 짝퉁은 때때로 진짜 유명 상표 아이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기도 하며 젊은이들은 짝퉁 같지만 멋있는 느낌때문에 오히려 짝퉁을 선호하기도 한다.
스트리트웨에 대한 위조 커뮤니티 문화는 이미 법적인 제도권을 벗어난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이를 역이용하는 럭셔리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구찌는 ‘구찌 고스트’라는 구찌 가품을 만들던 아티스트 트러블 앤드루와 협업해 제대로 된 ‘가짜’를 만들었다. 2018 리조트 컬렉션에서는 GUCCI 로고를 변형해 GUCCY, GUCCIFY, GUCCIFICATION 등 짝퉁에서나 볼수 있는 가품 같은 진품을 제작했다. 가격은 진품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이탈리아 명품 펜디는 2018 가을/겨울 패션쇼에서 펜디의 전통적인 'FENDI'의 철자를 변형시켜 FFANCY, FFAMILY, FFABULOUS 등으로 패러디한 문구의 의류 및 액세서리 제품을 선보였다.
베트멍은 짝퉁 브랜드 '베트밈'(VETEMEMES)'을 공식 인정하며 화제를 모았다. 디자이너 대빌 트랜이 만든 '베트밈'(VETEMEMES)은 베트멍의 높은 가격에 대한 반항으로 베트멍의 대표 레인 코트를 거의 10분의 1 가격에 제안하며 패러디했다.
베트멍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는 "베트멍은 베트밈 레인 코트에 어떤 소송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현재 대빌 트랜은 '발렌시아가'(Balenciaga)를 패러디한 라인 '불렌시아가'(BOOLENCIAGA)'를 런칭해 또 한 번 인기를 얻고 있다.
하이 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의 경계가 불분명해진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들은 가짜를 사고 입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멋지고 당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디자인 도용에 법적 대응하거나 무시해왔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안기 위해 명품의 권위적이고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하기보다 패러디 마케팅을 통한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그냥 슈프림이면 돼!'라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유스컬처의 패스트 패션 친화적인 열린(?) 마인드를 적극 받아들이는 추세다. 어머니 세대의 명품에 대한 열망이 불러온 블랙 마켓은 밀레니얼 세대는 스트리트 브랜드를 통해 또 다른 블랙 마켓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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