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8-04-24

새롭게 부상하는 블록체인, 에티컬 패션 게임으로 바꾸는 방법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혁신 기술이 패션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을 ‘윤리적 패션 게임’으로 바꾸는 방법을 소개한다.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은 거의 10년 전 대중들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대중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약 1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비트코인 덕분에 갑자기 높아진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패션업계에서도 블록체인 적용에 대한 대화가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윤리적(ethical) 패션 커뮤니티’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성 팟캐스터(인터넷망을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 캐스트럴 젠킨스부터 온라인 미디어 '비즈니스 오브 패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부상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공정 패션’ 옹호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파헤쳐 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하고 박식할 뿐 아니라 윤리적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평범한 패션인들에게 블록체인에 대해 질문을 하면 상당히 헷갈려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몇 명의 전문가들을 통해 블록체인으로 패션에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블록체인이 윤리적 패션 영역에서 제공하는 기회를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일부 사람들은 ‘블록체인’이 쉽게 정의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한 용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분산시켜 쉽게 변경할 수 없는 (은행, 사업체 등에서 거래 내역을 적은) 장부로 이해하면 된다. ‘장부’는 거래를 추적하는 디지털 문서와 같은 것으로 표시하며 ‘분산’이라는 의미는 본질적으로 여러 당사자가 장부를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장부에 추가된 각 거래(transaction)는 잠기기 때문에 다른 어떤 당사자도 아무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입장을 편집하거나 혹은 변경할 수 없다. 또한 투명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누가 무엇을 입력하지 자세히 볼 수 있다.

 

익숙한 예제를 사용하기 위해 블록체인은 구글 문서와 같은 여러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누군가가 문서를 편집할 때 마다 해당 편집 내용을 다른 모든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문서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몇 가지 핵심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


블록체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런던의 소프트웨어 회사 프로비넌스(Provenance)의 커뮤니티 관리자 로라 버넷은 “하나의 중앙 정보 기록 혹은 구글 문서도구(Google Docs) 같은 하나의 중앙 장부를 가지고 있는 것 보다 당신은 더 많은 것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 독스는 구글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구글은 이론적으로 조작을 해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록체인은 많은 사람들이 운영하지만 누구도 소유할 수가 없다. 분산된 소유권은 아무도 그것을 변경한 다음 자신들의 흔적을 지울 수 없다는 의미에서, 쉽게 변경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블록체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블록체인은 돈, 재화 혹은 서비스의 이전과 같은 거래를 기록한다. 각 블록체인에 대한 기록은 블록체인 네크워크를 구성하는 전 세계 200,000대 이상의 컴퓨터에 저장된다.


암호 화폐와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


블록체인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최근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cryptocurrency)와의 커넥션에서 비롯되었으며, 비트코인은 가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암호 화폐는 실제 물건을 사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통화이며, 그들은 대형 은행과 같은 중개자를 배재하고 돈을 이전하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한다.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 화폐는 블록체인을 통해 움직이기 때문에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자주 함께 언급된다. 블록체인처럼 비트코인은 단일 개체에 의해 제어되지 않기 때문에 아주 특별하다. 한 국가의 정부 통제를 받는 정상 통화와 달리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컴퓨터를 유지 관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해 관리된다.


블록체인과 패션과의 관계는 무엇일까?


윤리적 패션에 관한 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두 가지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했다. 첫 번째는 공급 체인의 투명성과 관련이 있으며, 두 번째는 윤리적인 패션 생태계에 집중된 돈을 유지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관련있다.


프로비넌스(Provenance)와 소스맵(SourceMap)은 전자를 수행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두 소프트웨어 회사다. 이들은 모든 패션과 뷰티 제품이 추적 가능하고 투명한 기원을 가지는 세계를 꿈꾸고 있다. 이들은 이 아젠다를 추진하기 위해 블록체인의 변조 방지 기록 관리를 사용하고 있다.




소스맵의 창립자 레오나르도 보난니는 “패션 공급 체인은 사람과 사람간의 전통적인 의사 소통을 사용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특히 패스트 패션과 글로벌 브랜드 세계에서 실제로 패션을 추적하기 위한 아주 진보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스맵은 농부부터 방직공장, 컷앤소우 공장에 이르기까지, 그들로부터 물건을 사는 브랜드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일종의 소셜 네트워크를 개발했으며,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검증하기 위해 소스맵은 프로비넌스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유기농 혹은 공정무역 인증을 위조할 수 없기 때문에 이익이 발생하며, 브랜드들은 공장 수면위로 인권 침해에 관한 뉴스가 나온 후에는 공장에서 일어난 일을 부인할 수 없으며, 감사관들은 본질적으로 처음 주장을 한 객체로 돌아가 제품에 대해 어떤 소유권 주장도 추적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의 봉급과 같은 아주 민감한 세부 사항을 비공개로 유지하면서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근본적으로 투명한 공급 체인을 창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주요 관심사다.
  

  
레오나르도 보난니는 “이 새로운 기술 덕분에 책임감에 있어 엄청난 도약이 일어났다. 기본적으로 브랜드들은 공급업체, 그리고 공급업체의 공급업체, 그리고 공급업체의 공급업체의 공급업체와 연락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리적 패션 맥락에서 볼 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두 번째 응용은 암호 화폐와 관련이 있다. 캐나다 기업 임팍 파이낸스(Impak Finance)는 완벽한 예를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소셜 임팩트에 중점을 둔 기업의 시장을 관리하는 것이 포함되며, 그들이 그 회사로부터 물건을 살 때 마다 자체적인 디지털 화폐인 임팍 코인 형태의 '캐쉬백'으로 고객들에게 보상해주고 있다. 임팍 코인은 임팍 시장에 있는 다른 회사로부터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예를 들면 파타고니아에서 구매를 하면 홀 푸드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 멀티 브랜드 로얄티 프로그램을 만들 때 기존 통화가 아닌 암호 화폐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팍의 CEO 폴 알라르(Paul Allard)는 전통적인 로얄티 프로그램은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할인 비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도록 요구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암호 화폐 거래는 신용카드 거래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암호 화폐를 사용하는 로얄티 프로그램은 실제로 브랜드들의 경우 무료다. 반면에 여전히 절약된 금액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좋은 일을 추구하는 브랜드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폴 알라르는 “블록체인 혁명은 본질적으로 지역 사회가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하는 규칙을 만드는 아주 좋은 기회다.”라고 밝혔다.


장애물은 무엇일까?


블록체인은 공급 체인의 투명성을 위한 아주 좋은 기회다. 하지만 이 기회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그것을 찾아내려는 브랜드들에게만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기술 채택을 위해 브랜드가 자발적으로 공급업체를 초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불투명한 공급 체인이 인권 침해로 이어질 때 다른 방법을 선호하는 브랜드의 경우 블록체인을 그 어느 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생산 프로세스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다 잘 처리하는 방법을 모색해 온 브랜드의 경우, 기술은 기록 보관과 검증 프로세스를 간소화하여 심각한 물류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브랜드들이 다수라고 전문가들이 말했다.



임팍과 같은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의 과제는 간단히 말하면 임계질량(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위한 충분한 양)에 도달하는 것이다. 회사가 신청서에 서명을 하는 충분한 브랜드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적용한 사람들이 충분하지 않다면, '임팍 코인'과 같은 암호 화폐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가치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언제 블록체인 효과를 보기 시작할까?


여성복 브랜드 아일린 피셔와 로레알 같은 일부 회사들은 자신들의 공급 체인을 모니터하기 위해 이미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한 반면, 평균적인 소비자들은 여전히 이러한 효과를 구체적인 방법으로 목격하지 못했을 것이다.



프로비넌스와 같은 회사의 목표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소매점을 방문하고, 핸드폰을 꺼내 의류나 메이크업 제품의 태그를 스캔해, 전체 공급 체인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전문화된 브랜드는 도달했지만 매스 마켓에서는 도달하지 못한 목표다. 브랜드가 블록체인으로 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있으며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


소스맵의 창립자 레오나르도 보난니는 “2018년 처음으로 유럽과 미국의 일부 대형 브랜드를 위해 발표되는 모든 새로운 공급업체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2019년에 대량 생산된 의류가 개별 배치에 따라 추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블록체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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