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뉴스 | 2018-04-12 |
한국 샤넬 화장품 판매 직원들이 투쟁에 나선 이유는?
노조측, 직원 70% 최저임금 미만 급여 받아...'임금인상·인원충원' 단체복 입고 근무
한국 샤넬 화장품 판매 직원들이 투쟁에 나섰다. 국내에 샤넬이 진출한 이후 첫 파업이다.
반듯한 메이크업과 단정한 유니폼으로 손님을 응대하던 샤넬 화장품 백화점 매장 직원들이 서울 롯데 본점, 신세계본점, 현대 압구정점 등 전국 50여 백화점에서 '임금인상·인원충원' 구호가 적힌 단체 티셔츠를 입고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업계 최고 성장률을 달성한 샤넬 화장품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평균 2.4% 인상했으나 임금 여건이 개선되지 않자 샤넬 노조는 시위에 나섰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샤넬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로 샤넬노동조합이 지난 3일과 4일, 두 차례 노사 협상을 통해 노조는 0.3%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샤넬 노조는 "0.3%p는 1인당 평균 월 6000원, 연간 7만2000원에 해당하는 급여다. 국내 매장 판매 직원 300여명 가운데 70% 정도가 최저임금 기준 급여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일했으며, 올해에는 성과급을 기본급으로 돌리면서 연말 성과급을 없애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채 노동시간만 줄여 노동 강도가 심해졌고, 작은 매장의 경우 한 명의 직원이 매장의 개장과 마감, 청소와 재고, 매출 확인까지 책임져 업무 부담이 커졌다"고 전했다.
300여 명의 판매사원으로 구성된 조합원들은 지난달 25일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유니폼 대신 '임금인상' '인원충원' 등의 구호가 적힌 사복 티셔츠를 입고 매장 내 피케팅 쟁의 행위 등 단체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샤넬 노조는 "서비스연맹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 온 샤넬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연대를 조직해 끝까지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노동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여러차례 협상에도 임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마쳐 매장 운영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스티로더·맥 등 화장품을 수입판매하는 엘카코리아와 로레알코리아 노조 직원들도 같은 기간 파업에 나섰지만 회사의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이 타결돼 정상근무를 하고 있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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