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8-03-01

[리뷰] 울트라 페미니즘, 2018 가을/겨울 디올 컬렉션

2018 가을/겨울 디올 컬렉션은 파리 신세대들에게 1960년대 페미니즘을 펀하고 펑키하게 전달했다. 테일러링을 강조한 슈트와 믹스한 스포티한 접근법을 통해 톰보이스러운 엣지를 강조했다.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가 주도한 2018 가을/겨울 디올 컬렉션은 파리 신세대들에게 1960년대 페미니즘을 펀하고 펑키하게 전달했다.  

 

크리스찬 디올 최초로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Too)'운동의 메시지인 페미니스트 아젠다를 추구하고 있다. 

 

첫 데뷔작  2017년 봄/여름 디올 컬렉션에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We should all be feminists)'라는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로 오프닝 무대를 선보였으며 이후 네 시즌동안 페미니스트적인 런웨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현지 시간) 파리패션위크의 시작을 알린 2018 가을/겨울 디올 컬렉션에서도 페미니즘의 외침은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파리 로뎅 미술관 정원에 세워진 런웨이 무대 벽면에는 '여권은 인권이다' 같은 슬로건들이 도배되었다. 패션지 '보그'와 '하퍼스바자'의 1968년 표지로 뒤덮은 거대한 콜라주는 영어와 이탈리어, 프랑스어로 된 걸 파워 포스터이자 시위 행진 이미지였다.

 

이번 시즌 테마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가 로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68~1974년까지 프랑스 좌파의 정치 포스터 전시회를 방문하면서 시작되었다. 1968년 5월에 일어난 파리 학생 운동인 '68운동' 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 중 일부였다.

 

파리로 돌아온 그녀는 디올 아카이브를 조사한 결과, 도심의 부티크 밖에서 한 젊은 여성이 당시 크리스찬 디올의 디자이너 마르크 보앙의 보수적인 긴 헴라인을 항의하며 "미니스커트를 지지하라(Support the miniskirt)"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나는 마르크 보앙이 젊은 소비자들을 위해  '미스 디올 라인'을 전개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금도 당시 1968년과 상황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이는 모든 것이 바뀌고 있는 또 다른 순간이다"고 말했다.

 

 

창립자 크리스찬 디올 시대의 하우스에는 '뉴룩'이라 불리는 풀 스커트가 있었던 것처럼 이번 시즌 마리아 그러치아 치루이의 디올 오프닝 룩은 또다시 '페미닌 룩'이었다.

 

쇼가 시작되자 중간 길이의 체크 퀼로트, 정비공 부츠를 신은 모델은 'C’est Non Non Non et Non!'라로 쓰여진 화이트 스웨터를 입고 등장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그것은 안돼 안돼 안돼 그리고 안돼!'라는 의미로 여성이 부당함에 대해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음을 강조한 '#미투'적 표현이다.


이번 시즌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테일러링을 강조한 슈트와 믹스한 스포티한 접근법을 통해 투쟁적인 페미니즘을 톰보이스러운 펀하고 펑키한 느낌으로 전달했다. 

 

또한  지난 시즌에 이어 펑키한 패치워크 볼레로, 칵테일 드레스, 터프한 여자의 양가죽 슈트, 플라멩고 드레스, 빅토리안 드레스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스루 룩이 선보여졌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다이애너 브릴랜드가 패션 칼럼을 통해 정의한 '젊은이의 반란(youth quake)'이 어떻게 60년대의 모든 것을 바꾸었는지를 탐구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일어난 운동은 옛 규칙을 버리고 패션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는 소셜 미디어가 지배하는 밀레니얼 세대 역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디올은 1960년대에서 인스피레이션을 받았지만 구체적으로는 사회적 변동이 컸던 1968년을 기념했다. 이때는 전세계적으로 유스 컬처와 풀뿌리 집회가 시작되었던 시점이었다.

 

1968년 당시 이브 생 로랑의 새로운 르 스모킹 슈트를 입고 우아한 유니섹스 테일러링을 선보인 비앙카 재거가 쇼장 앞 좌석에 앉아 있었다. 1968년을 문자 그대로 재현한 패치워크 재킷과 판초 같은 피스들은 2000년대를 빈티지로 받아들이고 1990년대를 복고풍으로 받아들이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성공적으로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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