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8-02-22

[리뷰] 프랑켄슈타인 맥시멀리즘, 2018 가을/겨울 구찌 컬렉션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세계 최대 병원인 미국 미네소타주의 메이오병원을 그대로 연출한 세트장에서 포스트 휴머니즘과 초자연, 하이브리드화를 반영한 2018 가을/겨울 구찌 컬렉션을 선보이며 밀라노패션위크의 시작을 알렸다.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주도한 구찌의 2018 가을/겨울 컬렉션은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 Foucault)의 담론에서 영감을 받아 대상의 정체성을 일원적이고 타율적으로 규정하는 생물학적-정치적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롭게 정체성을 탐구할 수 있는 색다른 사고방식을 제시했다.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미국 사상가 도나 해러웨이(D. J. Haraway)의 <사이보그 선언(Cyborg Manifesto)>에서 착안해 성별, 문화 등 다양한 범주의 경계를 깨뜨리는 사이보그를 미래의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해석했다.

 

구찌의 사이보그는 자연과 문화, 남성성과 여성성, 평범함과 이질성, 정신과 물질을 한데 모으는 역설적 생명체이자 모든 범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포스트 휴먼(post-human)으로, 생물학적으로는 명확히 규정할 수 없지만 문화적으로는 인지 가능한 존재다.

 

 

구찌 컬렉션은 미국 미네소타주의 메이오병원의 수술실을 무대 세트장으로 연출하고 외과용 녹색 수술대와 수술용 조명 등을 재구성해 새로운 개성과 정체성을 창조하는 디자이너의 작업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일부 모델들은 각자의 머리 형상을 한 모형을 손에 들고 런웨이를 활보하는 등 미켈레의 파격적인 감각을 또다시 느껴볼 수 있는 컬렉션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컬렉션에는 헐리웃의 대표적인 패션 아이콘 클로에 셰비니(Chloe Sevigny)와 떠오르는 신예 배우 로언 블랜처드(Rowan Blanchard)와 켈빈 해리슨 주니어(Kelvin Harrison Jr.)가 참석했으며, 가수 겸 배우 설현이 참석해 독보적인 패션 감각을 뽐냈다.

 

 

옷은 판타지 드레싱-업 박스 스타일로 구찌의 특징인 매치-매치가 아니었다. 예를 들어 갈가리 찢어진 메탈릭 핑크 트위드 스커트 슈트는 블랙과 화이트 미디 스커트, 브라운 플로랄 파자마 탑, 블랙 레이스 스타팅, 블루 운동화, 두툼한 세 가닥의 크림색 목걸이와 니트로 만든 머리와 목, 얼굴을 모두 덮은 발라클라바와 매치되었다.

 

반복되는 모티브에는 드라이 크리닝 백-스타일의 의류, 요즘 '어글리 시크'로 주목받고 있는 스폰치 바닥의 운동화, 이상하면서도 독특한 방식의 뉴욕 양키스의 NY 로고, 커다란 플로랄 패니 팩, 부드러운 술이 달린 필러 모자였다. 

 

다소 상투적인 젠더리스 버전도 일부 있었다. 가장 진부해 보인 슈트와 벌키한 가죽 재킷 등 머스큘린 룩은 아이라이너, 커다란 골드 후프 귀걸이 혹은 작은 실크 쇼츠와 함께 착용했다. 반면에 감각적인 패턴의 점퍼는 모조 다이아몬드 스트라이프와 아플리케 크리스탈로 장식되었다.  

 

이번 시즌 선보인 90가지 룩 중에서 50가지는 머리 장식에 초점을 맞추었다. 니트 울과 레이스의 발라크라바부터 터번, 보석 장식의 헤드 드레스와 가두리 장식이 달린 캡 등 아주 다양했다. 또한 두건, 캡과 햇, 스카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착용되었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이번 시즌, 부르조아들이 은행에 갈 때 무엇을 입는지, 그의 아버지가 일할때 주로 입었던 슈트, 부족의 헤드 드레스, 뉴욕 택시 운전사의 시크교도 터번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규범'들를 탐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규범들은 우리를 압박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 서로 미스했다"고 말했다. 

 

4년전만 해도 구찌는 럭셔리, 섹스, 글래머, 블링을 판매하던 보통의 럭셔리 브랜드였지만 지금은 눈부신 상업적 성공을 누리고 있다. 이번 컬렉션 역시 의심의 럭셔리 브랜드 선두주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여전히 구찌 마니아들은 올 가을 구찌 매장으로 달려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구찌 연간 매출액은 42%나 증가한 62억1,100만 유로(약 8조 2,228억원)를 기록했다. 한편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이번 구찌 컬렉션은 가장 복잡하고 섬뜩한  컬렉션이었다. 초대장으로 선보인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가 사운드트랙으로 다시 나오자, 이번 시즌 닥터로 변신한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청바지와 페일 블루 워크 셔츠를 입고 무대 인사를 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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