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7-12-29 |
[전망] 2018년 대한민국 패션시장을 관통하는 패션 비즈니스 키워드 10
4차 산업혁명과 패션, 인플루언서 마케팅, 워라벨, 언택트 시대 등 패션 키워드 제안
2018년 국내 경제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2017년 경제성장률이 3.0%를 돌파할 것이고, 2018년 역시 민간소비가 회복하며 3% 초반의 성장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18년은 디지털 네트워크와 경제 발전에 따라 소비자들이 유형 상품에서 감성과 서비스 재화로 소비를 이동하는 현상인 ‘상품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보다는 경험과 참여로, 구매 행동 자체보다 소비 여정과 장소 등 서비스, 감성 경험으로 소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패션 역시 소비자들의 높아진 안목에 따라 차별화된 가치를 갖지 못할 경우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밀려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패션엔은 국내외 경제 환경과 패션시장 환경, 그리고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 2018년에 패션시장을 이끌어갈 패션 비즈니스 키워드 10를 제시한다. <편집자주>
1. 4차 산업혁명, 패션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한다
2. 모바일 채널, 이커머스 장악 : 모바일을 모르면 미래는 없다
3. 인플루언서 마케팅 : 1인 소비시장 대세로 떠오른다
4. 영원한 패션 트렌드 '복고' : 유스(Youth) 신드롬에 빠지다
5. 패션도 미닝아웃 : 우리는 '신념'을 소비한다
6. 가심비(價心比) :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7. 워 라벨 : 일과 삶의 균형이 필요하다
8. 언택트 시대 : 이젠 사람이 필요 없다
9. 패션!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한다
10. 울트라 바이올렛 : 2018년 보라빛 향기에 빠져든다
1. 4차 산업혁명, 패션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한다
2018년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 열풍이 더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패션산업의 패러다임은 다양한 변화의 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인 감성 산업이었던 패션산업이 이제는 더 이상 IT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는 것이 패션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 지적이다. 아마존과 구글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데이터 기반 플랫폼 혁신 산업 등을 통한 패션산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패션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등을 이용한 알고리즘, 큐레이션 서비스 등 일명 ‘취향저격’ 고객 맞춤형 제품 기획을 위한 패션 인공지능(A.I) 상품기획(MD) 도입 등으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A.I, 딥러닝 등을 이용한 개인 큐레이션 서비스 시장 확대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D프린팅과 로봇,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등이 패션산업과 융합되면서 패션 디자인은 물론 제작, 마케팅, 유통 등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아마존의 에코룩은 기존 에코 제품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더욱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패션 소비를 제안하고 있다. 에코룩 스피커에 장착된 카메라 앞에 서서 옷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에코룩의 AI 알렉사가 이용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최적의 스타일을 조언해준다. 에코룩을 활용해 자신의 스타일을 기록하는 룩북을 만들거나 친구들과도 공유할 수 있다.
에코룩의 인공지능이 착용감, 스타일링, 현재의 트렌드 등을 판단하고, 개인의 맞춤 스타일리스트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아마존은 에코룩을 통해 아마존 의상 판매를 촉진시켜 쇼핑 매출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 모바일 채널, 이커머스 마켓 장악 : 모바일을 모르면 미래는 없다
모바일 쇼핑거래규모 월 4조원 돌파, 네이버 쇼핑 플랫폼의 급성장, 패션 브랜드들의 자사몰 강화, 온•오프연계(O2O) 채널 본격 시행, 1인 미디어, 인플루언서 마케팅 강세 등 온라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의류 및 패션도 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의 온라인쇼핑 거래액 6조8천995억원 가운데 63.2%가 모바일쇼핑(4조3천579억원)이었으며, 의류 전체 온라인쇼핑이 18.0% 증가한 반면 의류 모바일쇼핑은 35.1% 증가해 모바일쇼핑이 대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류의 모바일쇼핑 거래액(63.2%)은 국내 전체 모바일쇼핑 거래액(53.5%) 보다 1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많은 소비자들이 모바일을 통해 의류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방과 패션용품 및 액세서리의 온라인쇼핑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가방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조1천201억원으로 전년대비 42.7%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6천888억원으로 전년대비 71.6%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화장품의 온라인 쇼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신발은 패션 관련 부분 온라인쇼핑 거래액 가운데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2016년 국내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은 64조9천134억원으로 전년대비 20.5% 증가했고,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34조7천31억원으로 41.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이 53.5%를 차지해 모바일쇼핑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인플루언서 마케팅 : 1인 소비시장 대세로 떠오른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1인 가구 증가, 이에 따른 1인 소비량이 늘면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1인 가구 소비량은 2015년 기준 27.2%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소비시장의 중심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소득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끼는 저소득 청년들이 늘거나, 기존 가족 공동체 개념이 해체되면서 개인주의 성향 강화로 '혼자인 삶'을 즐기려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
이러한 변화와 함께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기계발과 취미활동 등 오직 개인만을 위한 홀로족, 욜로족, 덕후, 1인패키지, 싱글슈머, 일코노미 등 1인 소비 시장이 야기한 새로운 소비 형태가 나타났다. 이들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쇼핑을 즐기며, 또 한 손은 쉴새 없이 스마트폰 SNS를 통해 타인과 소통한다.
인터넷과 SNS시대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새로운 흐름이 바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인플루언서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자신만의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영향력과 존재감을 행사한다.
개별 소비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개인의 개성이 중요시되는 가운데 인플루언서는 젊은층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수십만의 팔로워와 구독자를 보유하며 특히 패션, 뷰티 분야에서 활약 중인 파워 인플루언서들은 사회적이고 공감되는 모습으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대중들은 인플루언서의 친근한 모습을 통해 그들을 따라하고 싶은 욕구를, 기업들은 대중과의 접점을 찾아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대부분의 패션 업계 역시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통해 젊은층을 공략, 광고 모델 못지 않은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근 'SJSJ'는 유명 뷰티 유튜버 '포니'와 함께 디지털 콘텐츠 제작했으며, 'LF'는 파워 SNS스타 '기은세'와 함께, '카파'는 22인의 인플루언서와 함께한 캠페인 등을 선보였으며, 또한 '타미 힐피거'는 해외에서 핫한 인플루언서로 꼽히는 모델 '지지하디드'와 콜라보를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제 SNS와 패션은 불가분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SNS가 주요 마케팅 플랫폼으로 등장한 디지털시대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산업으로 더욱 성장할 예정이다.
4. 영원한 패션 트렌드 '복고' : 유스(Youth) 신드롬에 빠지다
아날로그 감성이 트렌드가 된 지금, 패션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몇 년째 지속되어 온 복고 트렌드는 2018년에도 계속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 밀레니얼 세대들이 기존 기성 문화에 반기를 들고 탄생한 '유스 컬처(Youth Culture)'가 몇 해 전부터 패션계를 강타하고 있다. 힙합, 서핑, 스케이트 보드 등 80-90년대 문화를 등에 업고 스트리트 캐주얼과 복고 트렌드가 캐주얼 및 스포츠 시장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유스세대들은 외환위기 직전 풍유의 시대였던 80-90년대를 지배한 문화 코드에 열광하며 과시적인 패션이 주도한 커다란 로고 티셔츠와 같은 촌티 나는 원형 그대로의 아이템을 현 시대의 룩과 믹스매치해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만들내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80-90년대 특유의 자유분방한 복고 트렌드가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진하게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스트리트 느낌과 젠더리스 감성이 더해진 80-90년대 복고풍 패션이 더욱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런웨이에서는 청년 반란의 러시아 대표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가 「버버리(BURBERRY)」 와 협업해 전통 있는 「버버리」를 유스들의 감성을 담은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재구성,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업데이트된 2018 S/S 컬렉션을 전개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이끄는 「구찌(GUCCI)」의 2018 S/S 역시 몇 시즌째 선보이고 있는 로고 아이템을 비롯해 볼드한 주얼리와 선글라스, 80년대의 맥시멀리즘이 느껴지는 파격적인 프린트, 파워 테일러링 의상들로 꾸며졌다.
국내 유스 디자인 대표 브랜드 「참스(CHARM'S)」는 「카파(KAPPA)」와 함께 로고가 큼직하게 박힌 90년대 스타일과 「카파」 사이드 라인 디자인들로 이루진 제품들을 선보이며 2018 S/S 런웨이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또 「디앤티도트(D-ANTIDOTE)」는 90년대 패션 테마로 구성해 당대의 감성으로 녹아낸 스트리트 룩으로 무대를 가득 메웠고, 「푸시버튼(PUSHBUTTON)」은 빈티지 복고풍의 과감한 실루엣 바탕에 젠더리스 무드를 더욱 강화했다.
몇 해 전부터 유행한 와이드 팬츠, 벨보텀 팬츠, 오버핏 실루엣, 체크, 스트라이프 패턴의 인기가 지속될 예정이며 프린지, 러플, 1980년대의 향수를 담은 스테이트먼트 주얼리, 스니커즈, 해체주의적 스타일로 더욱 업그레이드 된 캐나디안 턱시도(일명 청청 패션) 등이 주름 잡을 전망이다.
또 작년부터 잇템으로 주목 받고 있는 80년대 패니 팩(Fanny Pack)과 함께 프린지 백(Fringe Bags)이 스트리트를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크리스찬 디올」과 「펜디(FENDI)」부터 「마이클 코어스」에 이르기까지 패션 하우스들은 2018 봄/여름 시즌을 위해 장난스러운 디테일은 다양한 형태의 프린지 백 트렌드를 제시하며 예고한 바 있다.
올 2018 패션 시장을 휩쓸 '유스 (Youth)' 신드롬. 80-90년대 감성을 재해석한 패션 상품들로 과거의 향수와 추억에 빠져보자.
5. 패션도 미닝아웃 : 우리는 '신념'을 소비한다
자기주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던 자기만의 의미인 취향과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커밍아웃'한다는 점에서 이런 현상을 '미닝아웃'이라고 한다.
미닝아웃이 전통적인 불매운동이나 구매 운동과 차원이 다른 지점은 그 의미가 다양해지고 표현방법도 놀이처럼 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관심사를 해시태그로 붙이고, 축제 같은 집회에 나들이 가듯 참석하며, 메시지를 담은 슬로건 패션을 통해 미닝아웃을 실천한다.
집단 속에서 개인이 튀거나 나서는 것을 유별나게 생각하고 마땅찮게 여기던 과거와 달리 개인의 목소리와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권력과 제도에 대한 믿음은 떨어지는 가운데, 시민•소비자 개개인의 내적 효능감은 높아지고, 소셜미디어를 위시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혼자서도 얼마든지 여론을 모을 수 있고 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화된 매체인 소셜미디어에서 신념과 가치관으로 자아를 연출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망은 미닝아웃 트렌드를 키우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극도로 평등화된 사회에서 스스로의 신념을 강하게 확신하는 소비자들이 자기가 믿는 변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 변화가 시작됐다.
특히 패션을 통해 미닝아웃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패션에서 미닝아웃으로 통하는 '슬로건 패션'은 옷이나 가방 등에 자신의 가치관이나 정치적 견해를 담은 슬로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패션을 의미한다.
1960~70년대 히피 문화의 일종으로 처음 등장한 슬로건 패션은 초기에는 'Make Love'나 'Not War' 등과 같이 반전, 평화, 환경보호 등의 저항 정신을 담아냈지만, 최근에는 각자의 개성을 살린 독창적인 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패션계에서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슬로건 패션이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나 미국 대선 과정에서 활발하게 나타났고, 런웨이에서도 「디올」이 2017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에서 선보인 ‘WE SHOULD ALL BE FEMINISTS’ 티셔츠를 통해 여성 운동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처럼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나 평소의 사회공헌 활동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중요해지면서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향후 컬렉션부터 동물 보호를 위해 퍼(fur)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6. 가심비(價心比) :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추구
가성비의 열풍 속에서 단순히 제품의 '성능'이 아니라, 이제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즉 가심비(價心比)를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성능에 객관적인 표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가심비는 가성비에 주관적•심리적 특성을 반영한 개념이다.
가성비의 초점이 '상품'의 가격과 객관적 성능에 있다면, 가심비의 초점은 '소비자'가 해당 상품으로부터 '무엇을 얻었는가?' 하는 주관적 판단에 있다. 이 주관적 판단은 마치 '위약(僞藥 • placebo)' 처럼 정확하지도 일관되지도 않기에 가심비에 입각한 소비를 플라세보 소비라고도 부를 수 있다.
소비가 주는 위약효과는 특히 소비자 안전에 대한 심리적 불안을 잠재워줄 때, 소비자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지출할 때, 소비자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 수 있을 때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가심비 소비에서도 무작정 고가의 제품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최저가 구매나 '일점호화'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가심비의 분모에 해당하는 가격을 통제한다.
2017년 유행했던 탕진소비(탕진잼)와 시발비용(욱하는 순간을 의미하는 비속어 '시발')도 일상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나 우울함을 소비를 통해 풀고 위로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현상도 가성비 보다는 가심비에 우선 순위를 둔 소비 심리 현상이다.
한편,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란 실제로 치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가짜 약제, 즉 위약(僞藥)을 말한다. 의사가 효과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했는데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플라세보 효과라고 한다.
7. 워 라벨 - 일과 삶의 균형이 필요하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의 '워 라벨(work-life-balance)'은 취업 준비생과 직장인들 내에서 떠오르고 있는 신조어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의 직장인들은 OECD 가입국 중 평균 노동시간이 2위로 잦은 야근 등 긴 업무시간으로 바쁘게 살고 있다. 여기에 지친 사람들이 삶의 질을 중요시하기 시작하면서 '워 라벨'을 행하는 기업이 각광받고 있다.
워라밸 세대는 대한민국 소비의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시기에 태어난 1988년생 이후부터 이제 갓 사회로 진입한 1994년생까지의 세대를 직장생활의 관점에서 규정하는 명칭이다.
워라밸 세대는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불완전함 그대로를 수용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자기애를 높이며, 돈보다 스트레스 제로를 추구한다. 또한, 개인 생활보다 직장을 우선시하는 과거 세대와 달리 일 때문에 자기 삶을 희생하지 않는다.
워라밸 세대는 호모 나이트쿠스 혹은 나포츠족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이들이다. 이들에게는 취미 생활도 '해야 할' 일이기에 '저녁 사수'에 심혈을 기울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16년에 직장인 40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30 직장인의 53%가 "상사가 퇴근하지 않아도 내 일이 끝나면 퇴근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에게 특히 나 자신(myself), 여가(leisure), 성장(development)은 희생할 수 없는 가치다. 과중한 업무와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패스트 힐링을 추구하고, 취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퇴직 준비의 동의어 정도로 여기는 이 신세대 직장인의 가치관은 발전연대의 사고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로 인해 패션 브랜드들도 ‘라이프스타일 룩’을 화두로 바쁜 일상 속 삶의 여유를 찾는 소비자의 니즈를 화보와 제품에 녹여내고 있다. 이들 브랜드들은 TPO(시간, 장소, 상황)에 구애 받지 않고, 현대인의 세련된 감성을 반영해 기능과 스타일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8. 언택트 시대 : 이젠 사람이 필요 없다
택배 기사를 기다리지도, 매장에서 점원을 찾지도 않는 시대가 왔다. 공급자 측에게도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가급적 줄이면서 그 상황에 가장 알맞은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기술을 채택하는 것이 비용절감과 즉각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무인(無人) 서비스를 함축하는 개념으로 사람과의 접촉, 즉 콘택트(contact)를 지운다는 의미에서, 언택트(Un+tact)라고 한다. 언택트는 무인 항공기의 '무인(unmanned)', 자율주행 자동차의 '셀프(self)', 사람 대신 로봇이 작동하는 공장의 '자동화(automation)' 등,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비대면이라는 공통 분모를 지닌 서비스들의 개념을 통합한 개념이다.
현재는 아마존의 무인결제 시스템, 택배사의 드폰 택배, 부동산의 VR을 통해 어디서나 집의 내부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언택트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와 지리적 제약 등 여러 가지 비용을 절약해주는 인택트 기술을 선호하고, 또 소비자들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즉각적인 만족이 가능한 언택트 시대에 살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언택트 기술은 국내외 소비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인관계의 피로감도 언택트 소비를 지향하고 있는 이유이다. 소셜플랫폼과 인터넷의 발전 덕분에 소통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과잉 연결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은 더 늘어났다. 특히 비대면 접촉의 영역에서도 과잉연결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대면접촉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서비스이다.
언택트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유동 고객이 많은 백화점과 쇼핑몰입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쇼핑 도우미 로봇인 '엘봇'을 본점에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엘봇은 말하고 움직이며 고객에게 식음료 매장을 추천하는 등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로봇이다.
스타필드 하남에 있는 O2O(온, 오프라인 연계) 전문매장 '슈퍼샵'도 대표적인 언택트 매장으로 손꼽힌다. 고객은 슈퍼샵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자가격표시기를 통해 매장에서 온라인 가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바코드를 스캔해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상점에는 점원이 존재하지만 고객이 구매방법을 먼저 묻기 전까지는 일체 간섭을 하지 않는다.
9. 패션!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한다
1인 가구 증가와 4차 산업혁명의 스마트 시대로 인해 소비자 니즈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패션에 있어 라이프스타일 산업이 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패션 기업들은 침체된 패션 경기 회복을 위해 라이프 스타일 산업에 적극 뛰어들며 뷰티, 리빙에 이어 F&B, 체험형 등 시장의 영역 또한 점점 넓혀 나가고 있다.
또 더욱 업그레이드 된 패션·라이프스타일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해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패션의 트렌디한 감각을 일반 삶 전반에서도 누리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급격한 성장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는 「자라 홈」을 「H&M」은 「H&M 홈」 매장을 늘려가며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블랙마틴싯봉」의 「마틴싯봉리빙」도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며 다양한 채널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또 「까스텔바쟉」의 토탈 라이프스타일 리빙 브랜드 「까스텔바쟉홈」은 최근 여가를 집에서 보내는 '홈루덴스(home+ludens)'족이 늘면서 집안에서 행복을 찾고 개성을 표현하는 소비층이 늘면서 올해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유망 브랜드로 선정됐다.
특히 패션 아이템보다 체험형 콘텐츠 확대에 집중하는 기류가 돋보인다. 패션 브랜드들은 기존에 옷만 판매하던 공간에서 벗어나 각종 라이프 스타일 아이템을 활용해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과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매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LF에서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가지고 싶은 남자의 공간'을 콘셉트로 현대 목동점에 '마에스트로 시그니처 스토어'를 오픈했다. 의류는 물론 가구, 구두 등 남성층 겨냥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함께 판매하며 라이프스타일 체험형 공간으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지난 10월 서울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는 라이프스타일 체험 공간에 걸맞는 공간을 선보였다. '집'이라는 콘셉트 아래, 의류를 넘어 토탈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컨템포러리하게 재해석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커스텀멜로우」는 매장에서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고 향유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복합적인 라이프 스타일 산업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패션업계의 시도는 고객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얻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눈높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가치 제공에 힘써야 할 것이다.
10. 울트라 바이올렛 : 2018년 보라빛 향기에 빠져든다
뉴욕을 기반으로 매년 올해의 색을 발표하는 세계적인 색채 전문 기업 '팬톤(PANTONE)'은 지난 12월 초, 2018년 컬러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을 선정했다. 다가올 한해를 대표할 울트라 바이올렛은 드라마틱하게 도발적인 깊이가 느껴지는 보랏빛 컬러로 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팬톤은 뉴욕 패션위크, 엔터테인먼트, 영화, 아트 컬렉션 등 각종 분야에서 영향력있는 전세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올해의 컬러를 선정하며, 이는 단순히 유행 트렌드를 나타내는 것을 넘어 시대의 니즈를 반영한다.
끝을 알 수 없는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 몽환적이면서도 쨍한 울트라 바이올렛은 미래에 대한 무한 상상력을 시각적 영감으로 전달하고 있다. 독창성과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현시대에 창조적인 영감을 불러 일으키며 우리의 지각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2018 S/S 패션위크 런웨이에서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퍼플 컬러 의상과 아이템들을 선보이면서 울트라 바이올렛 컬러 트렌드를 예고했다. 구찌, 발렌시아가, 에르메스, 보테가 베네타, 베르사체, 모스키노 등이 다양한 소재와 실루엣에 매력적인 퍼플 컬러를 반영했다.
또한, 국내 패션 업계에서도 벌써부터 퍼플 컬러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해 트렌드에 대비하고 있으며, 최근 스트리트에서도 심심치 않게 퍼플 컬러가 포인트로 등장하는 등 2018년도에는 더욱 강세를 보일 예정이다.
사실 퍼플 컬러는 귀족 컬러라고 불릴 만큼 고귀한 컬러이지만, 비관습, 반문화 운동에 쓰일만큼 다소 과감하고 개성이 강한 컬러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은 아니다. 특히, 무채색이 압도적인 국내에선 더욱 낯설다.
이렇듯 생소한 울트라 바이올렛이 2018년 패션을 비롯해 뷰티, 인테리어 등 모든 라이프스타일에 어떻게 적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패션엔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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