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7-12-11 |
칼 라거펠트, 북한 독재자 김정은 '허풍선이 남작'으로 풍자
패션 카이저 칼 라거펠트가 지난 12월 9일(현지 시간) 토요일 독일 잡지 풍자 만화를 통해 북한의 김정은을 새로운 '허풍선이 남작'으로 묘사해 핵 도발에 나선 그를 비난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이미지가 국제사회에서 더욱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패션 카이저 칼 라거펠트도 북한의 김정은을 새로운 '허풍선이 남작'으로 묘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년동안 독일의 가장 영향력있는 신문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짜이퉁(Frankfurter-Allgemeine-Zeitung)의 월간 부록 잡지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매거진(Frankfurter Allgemeine Magazin)에 정치 만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칼 라거펠트는 지난 12월 9일(현지 시간) 토요일, 잡지에 기고한 카툰을 통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을 조롱했다.
자신이 직접 그린 만화를 통해 독일 내부 정치에 대한 논평을 해 온 독일 출신의 칼 라거펠트는 2013 년 2 월부터 매월 잡지에 풍자 만화를 기고하고 있으며 주로 앙겔라 메르켈을 비롯한 독일 정치인을 타켓으로 하고 있다.
칼 라거펠트는 광적인 미소와 머리가 위로 치솟은 모습으로 낡은 탄두에 올라탄 김정은을 카툰으로 묘사했다. 카툰 캡션에는 김정은을 '새로운 뮌히하우젠 남작(Der neue Baron Munchhausen)'으로 묘사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한 유명한 18세기 귀족에 관한 독일의 유명한 풍자 소설에 빗대어 김정은을 조롱한 것이다.
뮌히하우젠 남작(Baron Munchhausen)은 국내에 소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으로 잘 알려진 인물로, 소설에서는 그의 능력이 탁월하다고 묘사되었다. 특히 남작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버린 대포알 묘기에서 영감을 얻는 듯하다.
소설에서 뮌히하우젠 남작은 터키와의 전쟁 중 난공불락의 요새를 정찰하기 위해 직접 대포알을 타고 갔다가 마주오는 대포알을 잡아타고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카툰도 화제였다. 그는 나치 지도자 히틀러가 현 독일에게 감사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카툰을 통해 그는 극우파 정당 AFD가 독일 의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혐의로 이민자들에게 국경을 개방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이민 정책을 비난했다.
극우정당 AFD는 2013년 연방하원 총선거에서 유로존 탈퇴라는 공약으로 선거에 나서 4.7%의 극소한 차이로 연방하원 진출에 실패했고 이후 이민자문제, 동성애, 성수소자 반대를 내세우면서 지지층을 확대했다. 이후 2015년 후반 난민수가 급증하면서 지지율이 8%까지 급등해 결국 2017년 독일 총선에서 13%의 득표율을 차지하면서 처음으로 연방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잡지 편집장 알폰스 카이저(Alfons Kaiser) 박사는 패션네트워크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달 영감을 주는 칼 라거펠트와 함께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스케치들은 그가 독일 정치 카툰의 위대한 전통을 대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그가 소년 시절 읽었던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시대의 유명 독일 풍자 잡지 심플리치시무스(Simplicissimus)에서 주로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