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엔

지난 10월 16일부터 10월 21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2018 S/S 헤라 서울패션위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명예디자이너 '루비나' 전시 오프닝으로 시작된 2018 S/S 서울패션위크는 국내외 바이어 및 해외 프레스 등 패션관계자를 비롯한 수많은 셀럽과 패션 피플들이 참여해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지춘희, 박승건, 윤춘호, 계한희, 홍혜진, 고태용, 강요한 등 41개 국내외 최정상 디자이너 및 기업 브랜드가 참가한 가운데,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볼거리가 풍부해진 이색적인 컬렉션 쇼와 다채로운 봄 여름 트렌드가 런웨이에 펼쳐졌다.

이번 시즌은 더욱 자유분방하고 경쾌해진 봄 여름 의상들이 선보여졌다. 레트로 무드에서 영감을 받은 파워 숄더, 오버사이즈, 러플 등이 주를 이뤘으며, 성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니섹스 룩부터 재기발랄한 스트리트 룩까지 대거 등장했다.

또한 화려한 컬러 웨이와 봄 여름에 빠질 수 없는 도트, 체크, 스트라이프 등의 패턴을 비롯, 이국적인 무늬가 다양한 아이템에 스며들면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4 DAY - 노케(NOHKE), 키옥(KIOK), YCH, 블라인드니스(BLINDNESS), 무홍(MOOHONG)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노케' 컬렉션

「노케(Nohke)」 2018 S/S 컬렉션은 우아함과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당당한 걸음걸이의 여성들이 런웨이를 장악했다. 디자이너 정미선은 미래로 타임 슬립하는 과감한 시도를 택했다.

 '퓨처 페티시'(FUTURE FETISH)'를 주제로 먼 미래가 아닌 현실적으로 가까운 리얼 퓨처 룩을 제안했다. '근사하지만 쉽게 입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옷'이 바로 디자이너 정미선이 예언하는 미래의 룩.
 
입체적이면서도 비대칭적인 실루엣과 컷팅, 레이어드 등을 활용해 미래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였으며, 이번 시즌 메인 소재인 시스루, 망사 등과 적절히 매치된 화사한 네온 컬러 등이 독특한 퓨처리스틱 엘리건트 룩이 돋보였다.

다이아몬드 패턴의 무대 바닥에서 시작된 「키옥(KIOK)」 컬렉션 쇼는 소녀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의 상상을 담아낸 다채로운 의상들이 채워지며, 한 순간에 동화 속의 한 장면으로 빨려 들어갔다.

80년대 파워슈트에서 영향을 받은 듯 당당하게 올라간 어깨라인과 강조된 허리라인, 하이 웨이스트 등 복고적인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띄었다. 여기에 큼지막한 리본 장식과 과장된 카라, 프릴 장식 등 포인트를 더해 로맨틱한 소녀 감성을 듬뿍 담아냈다.

또한 강기옥하면 떠오르는 데님 소재를 다양하게 변형할 뿐 만 아니라 반투명한 소재와의 조합, 그리고 도트 무늬와 스트라이프 패턴 등을 활용해 더욱 산뜻하고 경쾌한 분위기로 쇼에 재미를 더했다.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YCH' 컬렉션

「YCH」 컬렉션은 붉은 빛 조명 속, 도발적인 포즈의 모델들을 태운 인력거가 등장해 궁금증을 자극하며 쇼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컬렉션에서는 한복을 비롯한 다양한 동양적 무드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모던하고 페미닌하게 풀어낸 디자이너 윤춘호만의 감성이 느껴진다.

쓰개치마, 기모노, 저고리 등을 연상케하는 아이템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한복과 같은 오리엔탈적인 무드 바탕에 트렌치코트,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 볼캡 등의 컨템포러리한 아이템들을 과감하게 믹스 매치시켜 고전과 현대의 만남을 절묘하게 담아냈다.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는 갓, 노리개, 버선, 짚신 등을 떠오르게 하는 아이템들로 구성되었다.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블라인드니스' 컬렉션

헤라 서울패션위크의 이번 시즌 'Best 디자이너'로 선정된 디자이너 신규용, 박지선의 「블라인드니스(BLINDNESS)」 컬렉션은 또 한번의 파격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진주와 러플, 레이스, 메시 소재가 믹스매치된 화려한 남성복은 웨딩드레스같은 묘한 분위기를 발산했다. 또한 컬렉션 내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이로 인해 여성복과 남성복이 혼합된 듯 성별의 경계를 허문 독특한 컬렉션이 완성됐다.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무홍' 컬렉션

「무홍」 컬렉션은 이번 시즌 밝은 분위기로 색다름을 더했다. 블랙 컬러로 다소 어둡고 탁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지난 시즌 쇼와는 달리 화이트, 실버, 아이보리 등 봄 여름에 어울리는 산뜻한 컬러감으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화이트 컬러의 드레시한 시폰 탑, 실버 컬러의 재킷과 와이드 팬츠 등, 그리고 맑은 수채화 컬러로 이루어진 프린트 원피스가 화사한 느낌을 전했다. 특히 이방가르드 컨셉을 대표하는 김무홍 디자이너답게, 기존 형식을 깬 비대칭적이고 실험적인 의상들이 주를 이루었다.

▶ 5 DAY - 미스지컬렉션(MISSGEE COLLECTION), 참스(CHARM'S), 제이쿠(J KOO), 카이(KYE)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미스지컬렉션' 컬렉션
 

지춘희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미스지컬렉션」쇼를 통해 고혹적인 여인의 향기를 표현해냈다. 붉은 배경 속에서 붉은 하이힐과 부풀린 헤어스타일 등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모델들은 레드, 블랙, 핑크, 베이지 등의 강렬한 컬러의 의상을 착용하고 우아한 밤 외출에 나섰다.

이번 시즌은 러플 장식과 과장된 숄더, 허리를 강조한 X자형 실루엣으로 여성미가 담긴 70-80년대 의상을 떠올리게 했다. 올 블랙 드레스, 트위드 소재 투피스, 체크 무늬 재킷, 도트 무늬 백 등 현대적이면서도 레트로 적인 무드를 동시에 담아내 세련되게 디자인 되었다.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참스' 컬렉션

10~20대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강요한 디자이너의 「참스」는 이번 시즌 「카파」와의 협업을 진행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 컬렉션의 테마인 '조화와 부조화'를 따라, 남녀가 등을 맞대고 있는 '카파 로고' 자체를 활용해 톡톡튀는 의상들로 담아냈다.

트렌치코트, 재킷, 점퍼 등을 반으로 잘라 서로 다른 의상을 조합하거나 비대칭으로 연출하는 반전 의상들을 통해 신선한 스트리트 무드를 연출했다. 또한 「참스」 컬렉션이 끝난 후, 쇼의 2막 '참스 X 카파' 컬렉션은 스포티하고 에너제틱한 분위기로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많은 갈채를 받았다.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제이쿠' 컬렉션

성공적인 행보를 걸어오고 있는 듀오 디자이너 최진우와 구연주의 「제이쿠」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특유의 여성스러움을 간직하면서도 완벽히 아방가르드한 분위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이스로 온몸을 뒤덮은 모델부터 러플, 실크, 시스루 등의 소재와 텍스처를 다양하게 믹스하거나 디테일의 베리에이션에 힘을 준 의상까지, 피스를 재조합한 듯한 원피스, 재킷, 셔츠 등으로 해체주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여기에 블랙, 화이트, 인디언 핑크 컬러만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과감한 디자인이지만 과하지 않은 구성을 보여주었다.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카이' 컬렉션

「카이」는 이번 시즌 큼지막한 별 패턴을 포인트로 한 의상들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래를 알아내기 위해 각종 미신에 집착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을 테마로, 별무늬를 스터드 장식, 스티치 기법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 했다.

이와 함께 레이스, 러플, 프린지 장식 디테일이 가미된 재킷과 점퍼, 트레이닝 복 등으로 여성미가 가미된 유니섹스 룩을 연출했다. 또한 연보라, 스카이 블루 등의 파스텔 컬러와 옐로우, 레드 등 강렬한 색감을 다채롭게 선보이며, 펑키하면서도 걸크러시의 매력이 넘치는 스타일링의 진수를 뽐냈다.

 
▶ 6 DAY - 로우클래식(LOW CLASSIC), 노앙(NOHANT), 비욘드클로젯(BEYOND CLOSET)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로우클래식' 컬렉션

'아시아인 여행자들(Asian Travelers)'이라는 주제의 「로우 클래식」 컬렉션은 지역성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키워드를 풀어냈다. 나무판자 런웨이와 바람에 날리는 듯한 흰 천막을 세워 여유로운 휴양지 느낌을 준 무대에서 차분하고 따뜻한 색감의 페미닌룩이 은은한 조화를 이루었다. 

아이보리, 베이지, 브라운 등의 톤 다운된 컬러와 간결한 실루엣의 디자인들 사이에서, 도깨비 민화를 모티브로 만든 붉은 셔츠와 블랙&화이트 프린트 원피스는 이국적인 무드를 자아내며 강렬한 포인트를 더했다.

특히 가죽 슬링 백과 크고 작은 항아리 모양의 가방 또한 이국 도시를 여행하는 듯 봄 여름 느낌을 물씬 자아냈다.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노앙' 컬렉션

「노앙」의 컬렉션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스펙타클한 영상으로 화려하게 시작됐다. '속을 보여주겠다'는 남노아 디자이너의 말처럼, 옷을 뒤집어 입은 듯하거나 안감이 드러나거나 말 그대로 속을 드러내는 아이템들이 대거 출현했다.

남노아 디자이너는 심플한 디자인들 곳곳에 섬세한 디테일을 숨겨놓으며 「노앙」 만의 엣지를 주었다. 여유로운 실루엣의 이지웨어들이 봄 여름 트렌드를 말해주는 가운데, 핑크, 블루, 민트, 옐로우 등 파스텔 톤의 화사한 컬러 웨이와 함께 체크, 스트라이프 등 다양한 패턴이 믹스되면서 무대를 더욱 경쾌하게 만들었다.

↑사진 = 2018 S/S 서울패션위크 '비욘드클로젯' 컬렉션

피날레를 장식한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클로젯」은 이번 컬렉션은 '봉주르 스트레인저(Bonjour Stranger)'라는 테마 아래, 낯설지만 설레이는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는 흥미진진한 봄 여름 의상들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시즌은 특유의 소년미 넘치는 프레피룩 스타일에 유머러스한 디테일이 더해졌다.

오픈 카라 셔츠와 스트라이프 셔츠, 체크 패턴 하프 팬츠, 파자마 반바지 등 휴양지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의상들과 파나마 햇, 반다나, 사각 프레임 선글라스, 그래픽 스카프, 야구모자 등 위트 있는 아이템이 시원함을 한껏 끌어올렸다.

<사진 제공 : 헤라 서울패션위크>

패션엔 장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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