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7-09-04 |
이반카 트럼프, 오바마의 평등임금제 반대 주장 '또다른 논란 재점화'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 이반카 트럼프는 여성복 사업을 전개하면서 성별 임금 격차 축 소 등을 주장하며 여성 권리 강화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평등임금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법안을 폐기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식적인 백악관 수석 고문 역할을 하고 있는 이반카 트럼프는 성(gender), 인종, 민족성을 기반으로 한 평등임금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법안을 폐기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8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대기업들을 상대로 시행해 온 동일임금 규칙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 내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도입된 규칙 시행을 중지한 셈이다.
이 법안은 원래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16년에 제안한, 성별·인종, 민족성에 따른 임금 차별을 막는 것이 골자로 올 봄 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새 법률에 따라 100명이 넘는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대기업은 평등고용추진위원회에 임금 기록을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대기업들로부터 임금 지불 보고서를 제출받아 임금 격차를 감시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미국 예산관리국은 이 절차가 '불필요하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정보규제업무국 관계자 네오미 라오는는 전날 빅토리아 리프닉 EEOC 위원장 대행에게 서한을 발송해 "예산관리국은 수집 정보의 실용성이 떨어지고 불필요하게 부담이 되고 있으며 프라이버시 및 기밀 유지 문제를 적절하게 다루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관련 단체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공개적으로 임금 평등을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고문을 향한 지적도 나왔다. 그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시행 예정인 오바마 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성명서를 통해 "의도가 좋고 임금 지불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제안된 정책은 의도된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그녀는 "우리는 성별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위해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협력하길 바란다"며 확실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아반카 트럼프가 시행 예정인 평등임금제를 반대하는 것은 평상시 여성 권리를 주장해왔던 그녀의 태도와 직접적으로 충돌한다. 백악관에 공식 고문으로 입성하기 전에 이반카 트럼프는 커리어우먼을 위한 여성복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성별 임금 격차 축소 등 여성 권리 강화에 앞장서 왔다.
이반카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 이후 보육 세금 혜택 뿐 아니라 유급 가족 휴가를 늘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인신 매매에 종지부를 찍고 인력 개발 및 교육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해 로비 활동도 벌였다.
그녀는 지난 4월 '평등의 날'을 맞아 인스타그램에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이 미국 여성들의 경제적 역량을 증진시키고 또한 동등한 임금은 모든 미국인들의 책임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반카 트럼프의 게시글에 따르면, 여성들은 현재 남성이 버는 주당 수입의 82%를 벌고 있다. 특히 백인 남성이 받는 주당 봉급과 비교했을 때, 흑인 여성은 68%, 라틴 여성들은 62%를 발고 있다.
따라서 이반카 트럼프의 평등임금제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은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겠다는 그녀의 약속에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국립여성법센터의 대표인 파티마 고스 그레이브스는 이방카 고문의 입장 변화에 대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고용주에게 책임을 부여한 동등 임금 정책을 중단한 것은 이방카의 말과 현실이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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