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7-07-31 |
위기의 마크 제이콥스, LVMH 그룹과 결별 가능할까?
프랑스 럭셔리 재벌 LVMH부터 일방적으로 퇴출당한 디자이너 도나 카란처럼, 마크 제이콥스 역시 LVMH가 최대 주주로 있는 자신의 브랜드를 떠날수도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과연 마크 제이콥스와 LVMH와의 결별은 가능할까?
프랑스 럭셔리 재벌 LVMH부터 일방적으로 퇴출당한 디자이너 도나 카란처럼 마크 제이콥스와 LVMH와의 결별설이 확산되고 있다.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비통의 여성복 아트 디렉터로 16년동안 몸담았던 마크 제이콥스가 자신을 이름을 내걸고 만든 브랜드로 현재 LVMH 그룹이 최대주주로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마크 제이콥스의 CEO 세바스찬 셜(Sebastian Suhl)이 회사를 떠나고 새로운 CEO로 에릭 마샬(Eric Marechalle)이 영입된 이후 마크 제이콥스가 매출 턴어라운드 전략이 불확실해 마크 제이콥스가 일상적인 디자인 역할을 포기하거나 혹은 자신의 브랜드를 영원히 떠날수 있다는 '마크 제이콥스 하차설'이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의 오랜 후원자이자 마크 제이콥스의 대주주인 LVMH 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올해 1월 투자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대통령보다 마크 제이콥스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현재 마크 제이콥스의 경영 상황은 악화일로인 것으로 보인다.
패션 미디어 BOF는 최근 '마크 제이콥스가 일상적인 디자인 업무에서 한 걸음 물러나거나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완전히 떠날 수도 있다" 고 여러 소식통을 통해 보도했다.
현재 두 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먼저 회사가 마크 제이콥스를 관리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따로 고용하거나 혹은 마크 제이콥스가 회사를 완전히 떠나는 경우다. 어느 쪽이든 마크 제이콥스는 새로 영입된 CEO 에릭 마샬의 브랜드 개편에 다소의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물론 이 보도에 대해 마크 제이콥스와 LVMH 대변인은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고 있지 않지만 몇몇 전 현직 직원들은 마크 제이콥스의 앞으로의 거취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마크 제이콥스 브랜드 개편을 진행하는 일부 관계자는 좌절감을 느낀 마크 제이콥스가 다시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오는 9월 열리는 2018 봄/여름 뉴욕 컬렉션을 이미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마크 제이콥스가 지분 10%를 보유한 상징적인 주주이기 때문에 그의 하차는 그리 쉬운 선택이 아니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몇 달 동안 LVMH CEO 세바스찬 셜의 하차설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결국 3년 동안 브랜드 통합 실험에 실패한 세바스찬 셜은 LVMH 그룹을 완전히 떠났다. 대신 47년된 프랑스 패션 하우스 겐조를 변화시킨 에릭 먀샬이 새로운 CEO로 영입되었다.
그는 오프닝 세레모니 설립자인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캐롤 림과 움베르토 레옹의 젊은 정신을 바탕으로 겐조를 실용적인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변신시켜 주목을 받은 인물로, 마크 제이콥스 역시 에릭 마샬의 합류에 처음에는 무척 고무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마크 제이콥스의 세컨드 라인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를 갑자기 중단한 배경 등을 감안하면 LVMH와 마크 제이콥스의 결별설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는 마크 제이콥스의 오랜 컨설턴트이며 액세서리 디자이너인 루엘레 바틀리와 케이티 힐러를 영입해 상품을 변화시키고 모회사 LVMH로부터 분사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LVMH는 갑자기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를 중단했다. 물론 LVMH에서는 메인 컬렉션인 마크 제이콥스를 보다 강화시키고 기업공개(IPO)에 대비한 조치하고 밝혔지만, 당시 잘 나가는 세컨드 브랜드를 접은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았다.
지난 2014년 4월에 열린 LVMH 연례 회의에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마크 제이콥스는 소매 수익으로 연간 1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세컨드 브랜드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라인과 향수 판매에서 나온 수익이었다. 어쨌든 점점 더 복잡해지는 럭셔리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마크 제이콥스는 분명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난 2015년, 회사는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와 메인 컬렉션을 통합한다고 발표하면서 전략을 다시 수정했다. 이는 루엘라 바틀리와 케이티 힐러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서 퇴출되는 것을 의미했다.
루이비통의 여성복 아트 디렉터로 16년동안 몸담았던 마크 제이콥스가 자신의 브랜드로 다시 한 번 창의적인 에너지를 발휘하기에는 오랜 비즈니스 파트너 로버트 더피가 일상적인 업무에서 물러나 혼자서 모든것을 추진해야 했던 것이 힘에 부친것은 아니었을까?
어쨌든 전 현직 직원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일련의 실수(?)로 인해 예상보다 회사 경영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브랜드 가치가 최고치와 비교했을때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추정했다. 비록 새로워진 기성복 라인이 더 넓은 범위의 제품과 가격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매출 부진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코티(Coty)와의 향수 파트니십을 통한 회사의 캐시 카우도 정체되기 시작했다. 2017년 회계년도의 2/4분기와 3/4분기에서 코티는 마크 제이콥스 향수 비즈니스가 여전히 최우선 순위지만 서서히 쇠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티 대변인은 BOF와의 인터뷰에서 “마크 제이콥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브랜드며 마크 제이콥스 데이지는 전 세계 10대 브랜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마크 제이콥스 브랜드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티는 모델 겸 인플루언서 카이아 거버가 모델로 등장하는 마크 제이콥스 데이지 향수를 중심으로 한 ‘홀리스틱’ 디지털 캠페인을 선보였다. 인플루언서 이벤트, 오가닉 소셜 커버리지와 닷컴 활성화를 통합한 캠페인은 전 세계 미디어 노출 6억 회 이상을 기록했다. 코티는 2017 회계연도 3/4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미국의 주요 소매 파트너와 두 자리 수 매출 성장을 기록한 데이지의 뛰어난 초기 성과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류와 잡화 부분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사업 구조 조정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기는 하지만 마크 제이콥스는 직영 매장 몇 군데를 폐쇄하기 시작했다.
LVMH의 CFO 장 자크 기오니는 2017 4월의 실적 발표에서 "마크 제이콥스는 제품에 있어 큰 개선이 이루어고 있으며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로 비즈니스가 정상화되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크 제이콥스가 만들어갈 미래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7월 26일(현지 시간) 수요일에 진행된 LVMH의 상반기 매출 발표에서 장 자크 기오니는 마크 제이콥스의 직영점 비즈니스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반적인 비즈니스는 하락했지만 새로 오픈한 직영점은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도매 사업은 하락추세를 보이지만 백화점 등 소매 사업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랜드는 여전히 손실을 입고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크 제이콥스는 첫 번째 향수 캠페인부터 포인트-토 마우스 플랫과 실용적인 스텔라 핸드백에 이르기까지, 90년대 페리 엘리스 크레이이티브 디텍터 시절 논란이 되었던 ‘그런지’ 컬렉션 이후 세계 패션계의 주목을 받으며 10년 후인 2000년대 초반까지 자신만의 패션 미학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루이 비통을 떠난 이후 마크 제이콥스가 가방과 신발로 히트를 친 것은 아주 오래 전 일이 되어 버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그는 사무실 출근은 기복이 심했으며 이는 디자인 프로세스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크 제이콥스의 뉴욕 런웨이 쇼는 비평가들로 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계속 받았지만 디자인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부족했다. 이는 세바스찬 셜이 제이콥스 밑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고용하려고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현재 시점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마크 제이콥스 하차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패션계 전체가 마크 제이콥스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하차 설은 그저 설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럭셔리 그룹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과 퇴출은 지극히 생물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크 제이콥스의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는 없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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