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7-07-07 |
패션 권력의 변화! 루이비통x슈프림 한정판 콜라보 판매 광풍
명품과 뒷골목 스트리트 브랜드의 만남... 루이비통x슈프림 한정판 리셀가 2배 이상 등 일대 파란
바야흐로 명품 브랜드가 스트리트 브랜드와 손잡고 일상속으로 침투하고 있다. 명성과 권위의 상징으로 추앙받았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고 스트리트의 B급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대가 루이비통은 2017 F/W남성복 컬렉션을 통해 슈프림과 깜짝 콜라보레이션을 발표, 전세계 패션업계 및 패션 피플들에게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루이비통과 슈프림이라니! 오프닝에서부터 감탄사는 쏟아져 나왔으며 쇼가 끝나기도 전에 전세계의 패션 피플들의 SNS는 온통 루이비통과 슈프림의 얘기로 가득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진부하고 침체된 루이비통을 슈프림이 젊은 이미지로 변화시키고 살려놓았다"고 논평했다.
반항, 힙합, 펑크록, 반체제 등 젊음과 자유분방함을 상징하는 슈프림과의 협업은 루이비통의 2030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혁신과 파괴적인 실험 정신이었으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거대 패션하우스가 하위 문화를 대변하는 스트리트 감성의 패션 브랜드 슈프림에 러브콜을 보낸 것 자체가 패션을 주도하는 힘이 소비자에게로 넘어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더구나 슈프림은 과거 루이비통의 로고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이유로 루이비통과 법정 소송까지 간 전적도 있어 두 브랜드의 만남은 더욱 흥미로운 이슈로 부상했다.
희소한 고가상품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시대가 가고 남과 다름을 추구하지만 타인의 평가보다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힙스터리즘이 새로운 가치 트렌드로 정착하고, 명품 브랜드를 대하는 소비자의 감성이 변하고 있는 것을 말해준다.
↑사진 = 2017 F/W 루이비통x슈프림 남성복 컬렉션
1994년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 라파예트 거리에서 시작된 슈프림은 뉴욕의 거칠고 반항적인 보더들과 아티스트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성장해왔다.
보더들의 자유분방하고 키치한 감성의 의류와 악세서리, 스케이트 보드를 판매해왔으며 이후 스케이트 보드, 힙합, 펑크 록, 유스 컬쳐까지 아우르는 뉴욕 스트리트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매주 목요일 뉴욕 맨하튼 라파예트 거리의 슈프림 매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행렬이 늘어서 있는데 이는 슈프림의 인기를 실감케한다. 슈프림은 매주 목요일 적은 수량의 한정판 아이템을 선보여 대부분의 제품이 발매와 동시에 매진되거나 몇일만에 완판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열기와 인기에도 불구하고 슈프림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전세계 4개 국가에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딱 2곳뿐이다. 그리고 런던에 1개, 파리에 1개 매장이 있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일본에만 유독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사진 = '루이비통x슈프림' 한정판 콜라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청담동 루이비통 플래그십숍 앞에 대기중인 구매자들
그동안 나이키, 반스, 노스페이스 등 유명 브랜드부터 꼼데가르송, 톰 브라운 등 럭셔리 브랜드까지 총 700회가 넘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슈프림은 이번 루이비통과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대박을 터트렸다.
루이비통은 지난 6월 30일 서울을 포함한 중국의 베이징, 영국의 런던, 미국 LAㆍ마이애미,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호주 시드니 전세계 8개 매장에 '루이비통x슈프림' 협업 제품 동시 판매에 돌입했다. 6월 30일과 7월 7일 일주일 간격으로 1차와 2차에 걸쳐 한정판 제품을 출시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 청담동 루이비통 플래그샵에 구성된 ‘슈프림 x 루이비통’ 팝업스토어는 지난 6월 30일 오픈한 1차 상품의 경우 3일만에 전량 완판됐다. 또 '루이비통x슈프림' 2차 한정판 협업 제품이 재입고되는 7일에도 3일전부터 청담동 한복판에 대기행렬이 줄을 잇는 등 1차보다 더 뜨거워진 판매열기를 보여주었다.
지난달 30일 판매된 루이비통x슈프림 한정판은 의류, 슈즈 ,가방, 지갑, 악세서리, 모자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맨투맨 100만원대, 레더재킷 600만원대, 베이스볼져지 120만~130만원대, 데님재킷 160만~180만원대, 후드티 130만원대, 파카 470만~550만원대, 박스로고 흰티 67만원, 지갑 70만~80만원대, 베이스볼 재킷 520만원대다.
무더위 속에서 노숙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대기자들은 '한정판'을 소장하고 싶어하는 마니아들과 리셀러(재판매자)들이다. 실제 1차로 판매한 제품은 중고거래 사이트 등 온라인몰에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웃돈이 얹어져 재판매되고 있다.
한편 이번 콜라보를 기획한 루이비통의 남성복 아트 디렉터 킴 존스는 2017 F/W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에서 뉴욕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시대정신이 반영한 새로운 아이템들을 대폭 선보여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는 컬렉션을 통해 자신이 뉴욕으로부터 받은 영감과 더불어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재조명하고자 했다.
장 미쉘 바스키아,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등의 아티스트 팝 아트적인 감성과 루이비통의 전통적인 헤리티지 그리고 뉴욕의 모던하고 자유분방한 스트리트 무드를 살린 아름다운 컬렉션 피스를 재창조했다.
루이비통 고유의 모노그램 패턴과 카모플라쥬, 그리고 루이비통의 고유 마크인 레더 워크에 슈프림 로고를 자유자재로 녹여냈으며 빨간색 박스와 Supreme 레터링 로고는 루이비통의 모든 아이템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었다.
최근들어 럭셔리 명품 하우스들이 극소수의 상위 부유층을 겨냥한 마케팅에서 벗어나 힙합, 길거리 문화 등을 반영한 소비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구찌, 펜디 등에 이어 루이비통도 슈프림과의 혁신적인 협업 컬렉션을 통해 구시대적이고 진부한 명품 이미지에서 벗이나 새시대에 걸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최근 버버리도 고샤 루브친스키와 손잡고 버버리를 대표하는 트렌치코트와 칼라 부분에 체크 트리밍이 들어간 해링턴 재킷(허리와 손목에 밴드가 들어간 남성용 재킷), 체크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 등을 새롭게 해석한 남성복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양극단이라고
여겨지는 럭셔리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가 손잡고, 하위문화를 대변하는 비주류 브랜드가 주도 세력으로 부상하는 등 이 모든 현상은 결국 패션을 대하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함께 패션권력이 소비자에게로 넘어오고 있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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