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2017-07-01 |
한미 영부인 패션외교 '단아한 비취색 한복 vs 섹시한 페플럼 원피스'
한·미 동맹의 정상회담과 함께 동행한 ‘퍼스트레이디’의 패션 외교가 이슈로 등장했다. 쪽빛 치마, 비취색 장옷 등 ‘한국 고유의 멋’을 살린 김정숙 여사의 단아한 패션과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흰색을 연상시키는 옅은 연분홍빛의 수수한 원피스가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한·미정상 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백악관 환영만찬에서 김정숙 여사는 자잘한 꽃 수가 놓여진 하얀 한복 저고리에 쪽빛 치마, 비취색 장옷 증 3피스를 입었다.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한 전통방식으로 그대로의 염색으로 한국 고유의 색을 잘 살려, 한국의 고풍적인 이미지와 기품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가 받았다.
버선코 모양의 신발과 자개 공예로 장식된 나전 클러치 역시 돋보였다. 특히 신발은 직접 아이디어를 내어 만들었다고 한다. 일명 '버선 슈즈'는 버선코의 아름다운 선을 살린 채 굽을 높인 구두로 한복과 현대식 정장에 두루 어울렸다.
청와대는 현지에서 김 여사의 방미 의상 주제가 '전통이 패션을 만나다(tradition meets fashion)'라고 소개했다. 특히 파란색의 의미를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파란색에는 '시작'과 '처음'이란 의미도 있다. 조선 왕의 어진 중 유일하게 (첫 임금인)태조만이 푸른색 옷을 입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부부의 첫 순방인 만큼 잘 진행되길 바라는 취지에서 푸른색을 주 색상으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가 이날 만찬에서 입은 한복은 문 대통령과 지난 1981년 결혼할 때 친정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옷감으로 만들어졌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 여사의 부모님은 수십 년간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해 김 여사는 어릴 적부터 한복과 전통 옷감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모델 출신답게 페플럼 드레스를 입고 한국의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멜리니아 여사는 몸에 꼭 맞는 시스 드레스를 잘 입는 자신만의 시그너처 스타일을 이번에도 고수했다. 이날 백악관 만찬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페플럼 웨스트, 피트되는 캡 슬리브, 사이드 슬릿이 돋보이는 옅은 연분홍빛의 롤랑 뮤레 디자인을 입었다. 여기에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크리스티앙 루부탱의 베이지 가죽 펌프스로 스타일을 마무리했다.
이번에 선보인 심플한 니렝스 넘버 드레스는 그녀가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를 만나는 동안 입었던 옐로 컬러의 플로랄 에밀리오 푸치 맥시 드래스와 비교되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먼저 다소 저렴한(?) 드레스와 구두 가격이었다.
롤랑 뮤레 원피스가 2,319달러(약 265만 원), 구두는 675달러(약 77만원)로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입은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가바나의 51,500달러(약 5,900만 원)짜리 재킷에 비하면 아주 ‘수수한’ 편이었다. 또한 하얀색이 연상되는 옅은 연분홍빛 원피스를 선택한 것은 백의민족으로 불리는 한국을 많이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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