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7-04-27 |
부진에 빠진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침체의 늪 탈출구는?
스파오, 탑텐에 밀리는 초라한 성적 ... 야심차게 진출한 중국에서도 성적 부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자라」 「H&M」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국내 패션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자, 국내 패션 시장 수성 및 중국 시장을 겨냥해 삼성물산이 야심차게 런칭한 SPA 브랜드였다.
하지만, 야심차게 준비한 것 만큼 국내 시장에서 최근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타개하기 위해 그 대안으로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도 사드(THAD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맞물리면서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에게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뼈아팠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드래곤(이하 GD)을 내세워 대대적인 중국 진출을 진행했으나, GD 컬렉션 판매 외에는 타 상품과의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역량 집중한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모두 부진
↑사진 = 에잇세컨즈의 지드래곤의 썸머 컬렉션 화보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은 최근 몇 년간 국내 시장에서 침체를 거듭하자, 지난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조정과 함께 중국 시장 공략에 회사 역량을 집중했다.
이에 앞서 남성 캐주얼 브랜드 「엠비오」와 액세서리 브랜드 「라베노바」를 중단하고, 고객층이 겹치는 브랜드의 통폐합과 브랜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에잇세컨즈」의 중국 진출과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한편, 「에잇세컨즈」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특히 「에잇세컨즈」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한류스타 지드래곤과 손 잡고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중국 상해시 패션 1번가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며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지드래곤과의 콜라보레이션이 기대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것이 패션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슈 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콜라보레이션 효과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에잇세컨즈」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에잇세컨즈」의 마케팅 강화 시점에 중국과의 사드(THAD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 에잇세컨즈,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70억원 영업손실 ... 국내 시장에서는 스파오, 탑텐에 뒤진 SPA 순위 3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고 있는 「에잇세컨즈」의 중국 상하이 법인은 지난해 연결공시 기준 총 70억30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곳으로 나눠져 있는 '에잇세컨즈 상하이' 법인과 '에잇세컨즈 트레이딩'법인이 각각 지난해 49억5천300만원, 20억7천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에잇세컨즈」는 국내 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천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4년 1천300억원, 2015년 1천5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는 2015년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국내 경쟁 브랜드인 이랜드의 「스파오」와 후발주자인 신성통상의 「탑텐」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성적이다.
이랜드의 「스파오」는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해 전년대비 25% 증가한 반면 현재 「에잇세컨즈」는 1500억원 대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며 「스파오」와의 격차가 2배로 벌어졌다. 2000억원대 매출을 거둔 신성통상의 SPA 「탑텐」에도 밀리는 등 국내 SPA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이랜드에 따르면 「스파오」는 2013년 1천400억원, 2014년 2천억원, 2015년 2천400억원, 지난해는 3천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사진 = 에잇세컨즈의 지드래곤의 썸머 컬렉션 화보
또한 「에잇세컨즈」는 유통 규모 면에서도 「스파오」와 「탑텐」에 비해 크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에잇세컨즈」는 중국 플래그십 매장을 포함해 36개로 「스파오」의 3분의 1 수준이고, 「탑텐」의 4분의 1 수준이다.
「스파오」는 현재 국내 70개, 중국 26개, 대만•홍콩•말레이시아에 각각 플래그십 매장 1개 등 총 99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탑텐」은 키즈 전용 매장을 포함해 총 140개 매장을 국내서 운영 중이다.
매출 규모와 유통 규모에서 밀릴 뿐만 아니라 상품 경쟁력 면에서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는 것이 「에잇세컨즈」의 현실이다.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격에 치우친 전략으로 인해 상품 깊이와 다양성 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여기에다 최근 몇 년 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과연 삼성물산이 지금까지의 역량을 계속적으로 「에잇세컨즈」에 집중시킬 수 있지도 의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90억원과 45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8천430억원, 2015년 매출액은 1조7천382억원이었다.
▶ 삼성물산 "중국시장 진출은 초기라 평가는 아직" ... 올해에도 '에잇세컨즈' 사업에 모든 역량 집중
이에 대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중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9월말 매장을 연 만큼 3개월 만의 결과로는 나쁘지 않은 성과라고 강조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중에서도 SPA브랜드는 초기 투자비용이 큰 사업인 만큼 영업 외적인 부분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SPA브랜드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만 흑자를 낼 수 있는 사업"이라며 "중국 사업에서 영업손실이 나긴 했지만 예상했던 범위"라고 했다. 이어 "흑자 전환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최소 4~5년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에도 에잇세컨즈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에만 3개 매장을 열고 신세계 시흥프리미엄아웃렛 등에도 오픈을 준비하는 등 유통망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에잇세컨즈」 사업부가 기존 강남대로 논현빌딩에서 서울 도곡동 삼성물산 패션부문 본사로 이전함에 따라 사업 효율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패션엔 허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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