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7-04-21 |
버버리, 현장 직구 컬렉션과 디지털 혁신에서 길을 찾다
두시즌째 현장 직구 컬렉션 성과...지난 6개월 소매 매출 약 2조 8,717억원으로 19% 증가
지난해 9월 2016 가을/겨울 컬렉션을 기점으로 '현장직구(See Now, Buy Now)' 컬렉션을 도입한 버버리의 도전과 혁신 전략이 상당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현장 직구'는 런웨이 패션쇼가 끝난 즉시 현장에서 바이어·일반인에게 판매하는 방법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는 6개월 앞서 컬렉션을 보여주고 판매하는 전통적인 프리-시즌 컬렉션을 버리고 2016 가을/겨울 버버리 컬렉션부터 패션쇼가 끝나자마자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바로 판매하는 현장 직구 체제로 전환했다.
미래지향적이며 가장 디지털 친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버버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SNS 시대에 프리-시즌 컬렉션이 통용되기 어렵다고 판단, 현재 두시즌째 소비자들이 해당 시즌에 바로 옷을 사서 입을 수 있는 인-시즌 컬렉션, 즉 '현장 직구'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버버리의 첫번째 '현장직구' 2016 가을/겨울 컬렉션
당시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0)이자 최고 경영자(CEO)인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취향에 대응하고 SNS를 통해 다음 시즌 컨셉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방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며 "소비자들의 소비 변화와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따로 선보였던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도 통합해 하나의 무대에서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프리-시즌 컬렉션을 버리고 '현장직구' 컬렉션을 도입한 버버리의 이같은 도전은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으로 나타났다. 또한 버버리의 실험적인 전략인 현장직구 판매 방식이 실제로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특히 루이비통과 샤넬 등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현장직구' 컬렉션을 반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버버리 현장직구 컬렉션이 끝난 직후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사진 = 버버리의 첫번째 '현장직구' 2016 가을/겨울 컬렉션
지난해 9월, 2016 가을/겨울 첫 현장직구 컬렉션이 끝난 직후 버버리의 판매 성과는 기대와 달리 전반적으로 미미했다. 라이선스와 홀세일 매출 감소에 따라 상반기 매출은 4% 감소했다.
그러나 두시즌 현장 직구 컬렉션을 끝낸 버버리의 성과는 향상되었다. 버버리는 올해 3월 31일로 마감한 6개월동안 소매 매출이 19억 7000만 파운드(약 2조 8,717억원)로 1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3%, 4분기 2% 증가한 매출실적에 비해 큰폭으로 신장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 신장에 머문 것은 미국에서의 어려운 소매 환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어쨌든 두시즌째 이어진 버버리의 '현장직구' 컬렉션 판매 성과가 예상보다 높은 실적으로 나타나는 등 버버리의 새로운 판매 시스템 방식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19일(현지 시간)에 발표된 버버리의 수익보고서에 따르면 올 2월에 발표한 패션쇼는 방문자들이 새로운 컬렉션을 볼 수 있도록 한 런던 전시회 '메이커 하우스'의 유동인구로 인해 기록적인 온라인 접근과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지난해 9월에 비해 무려 50%나 증가했다
↑사진 = 버버리의 두 번째 '현장직구' 2017 봄/여름 컬렉션
지난 2월 2017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버버리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실험성과 에지, 그리고 컨템포러리를 통해 완전히 새로워진 패션쇼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트렌치 코트, 가죽 가방, 칼라 셔츠, 케이블 니트 등 겉으로 보기에 기존 버버리의 클래식한 DNA는 여전히 흔적으로 남아 있었지만 각 아이템에 트위스트를 강조하며 변화된 스타일을 선보였다.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블랙, 화이트, 베이지에서 거의 벗어난 새로운 버버리 컬러 팔레트를 제안하며 버버리의 새로운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 = 버버리의 두 번째 '현장직구' 2017 봄/여름 컬렉션
모바일 기반의 온라인 디지털 판매도 계속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패션 카테고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개최한 2017 S/S 버버리의 컬렉션은 현재 높은 판매율을 보임고 있다. 특히 테크니컬 아우터웨어와 트로피컬 개버딘, 버버리의 시그너처 아이템 웨더프루프 소재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버버리는 톰 포드, 마이클 코어스, 타미힐피거, 베트멍 등 현장 직구 컬렉션에 동참한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장 강력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버버리의 두 번째 '현장직구' 2017 봄/여름 컬렉션
한편 영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는 한때 지나친 라이선스 남발과 브랜드 전략의 부족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버버리는 디지털 친화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최전선에서 공략하며 다른 경쟁기업들에 비해 빠르게 디지털 세계로 진입했다.
버버리는 배타적인 특성으로 혁신과는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럭셔리 업계에서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명품 브랜드가 주목하는 최첨단 혁신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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