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7-03-20

세계 각국에서 일년 내내 패션위크가 열리는 이유

지금 세계 어딘가에서는 거의 매주 패션위크가 열리고 있다. 세계적인 이목을 받는 빅 4 패션 위크 외에 서울과 상하이, 브라질, 남아공 등 세계 각 도시에서 패션 위크를 개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 타임즈' 보도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한다




지난 2월 초 뉴욕에서 시작된 2017 가을/겨울 패션위크가 런던, 밀라노를 거처 3월 초 파리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지난 2월초 뉴욕에서 시작되어 런던과 밀라노를 경유한 대장정이었다. 4대 패션 도시에서는 수백개의 여성 기성복 컬렉션이 열렸으며 약 한달동안 이어진 대장정이  마침내 끝났다. 그러나 빅 4 패션위크는 끝났지만 게임은 끝난 것이 아니다.


파리 패션위크가 끝나자마자 패션 위크 열기는 모스크바로 이어졌다. 이어 됴도, 서울, 상하이, 호주에서 패션위크가 이어진다. 터키에서부터 브라질과 남아공 과테말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라들은 적어도 하나의 패션위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두개의 패션위크를 가지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서울, 세개의 패션위크를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패션위크 빅 4(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가 자신들의 구조와 시스템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지만, 전 세계 도시에서는 계속적으로 패션위크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제 집에 돌아가지 않고 1년 내내 패션위크만 돌아다녀도 될 듯 보인다.



이러한 패션 이벤트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스폰서인 메르세데스-벤츠는 전 세계 통틀어 50개 이상의 패션위크와 관련 플랫폼과 관련되어 있다. 누구나 모든 사람이 모든 행사를 모두 갈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수준의 성공을 거둔 이들 작은 패션위크들은 일부 국가적인 마케팅에 종사할 뿐 아니라 텍스타일 생산자, 조립자, 소비자와 같은 단순히 자신의 전통적인 역할을 고수하기 보다는 패션 디자인 프로세스에 참가하려는 주변 국가들의 시도를 대변하고 있다. 쇼는 글로벌 대화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지난 2015년 '글로벌 패션 캐피탈' 전시를 기획한 뉴욕 FIT 박물관의 디렉터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발레리 스틸(Valerie Steele)은 "그것은 바로 세계화(globalization)다. 이러한 이벤트들은 브랜드 구축에 도움을 준다. 예를들어 사람들은 활발한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로 인해 멕시코 시티를 젊고 역동적인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의 경우, 패션위크는 종종 부유한 선진국 지위로 불확실한 사다리 타고 올라가려고 시도로 보이기도 한다. 만약 20세기에 개발도상국들이 글로별 경제 대국들을 따라잡는 키워드를 산업화와 중공업이라고 생각했다면, 오늘날 화두는 바로 '브랜딩(Branding)'이다.


즉 럭셔리나 혹은 고수익 제품 생산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 정부는 제철소나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한 패션위크를 위해 직접적이거나 혹은 간접적인 후원을 제공한다.




유럽 최대 투자사 중 한 곳인 엑산 비앤피 파리바(Exane BNP Paribas)의 글로벌 럭셔리 제품 부문 수석인 루카 솔카(Luca Solca)는 "산업으로서의 패션은 비교적 적은 자본과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위크를 구축하는 것은 패션 산업의 출입구에 발을 들여 놓으려는 시도다. 만약 성공한다면 고용창출 뿐 아니라 이미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제 패션위크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라를 거의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예를들어 카자흐스탄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아브잘 잇사 배코브(Abzal Issa Bekov)는 자신의 나라에서 열리는 패션위크에 참여하다는 것을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나머지 세계와 마찬가지로, 그는 늘 서유럽의 패션 캐피탈이나 뉴욕의 런웨이와 연결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런던에서의 찬사를 받은 데뷔 컬렉션을 선보인 후 메르세데스-벤츠 패션 위크 알마티의 일원이 되는 초대장을 받았다. 얼마 후 그는 카자흐스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제시하는 보다 전통적인 드레스와 중앙 아시아 모티브가 선보인 패션쇼와 함께 페티시즘으로 부터 영감을 받은 그의 남성복을 선보였다.


파리나 밀라노에서 처럼, 복장이 훌륭한 사람들은 패션쇼 밖 스트리트 스타일 사진가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고,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들은 현장에서 러시어로 말하는 다른 프레스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파리에서 셀린의 기성복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아브잘 잇사 배코브는 "알마티에는 일부 조직위의 실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것은 창조적인 성장이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우리 지역은 디자인을 전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적인 방문객과 해외 프레스들이 현지 패션인들을 만나고 다양한 문화적인 교류도 발생했다. 나는 우리와 같은 포스트 소비에트 국가들에게 그것은 일종의 성취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욕 FIT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인 발레리 스틸은 "이러한 행사는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다양하다. 소규모 프로젝트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그 무엇인가로 움직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해당국가가 현지 디자인과 교감하는 현지 소비자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 가에 승패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상하이 패션위크(4월 7일~13일), 키예프 패션 데이(2월), 베를린(6월 25일~7월 1일)을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 일부라고 언급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는 화이트 모피를 입은 숙녀둘이 블랙 스포츠웨어를 입은 젊은 힙스터들과 섞여있는 모스크바 크레믈린 앞에서 열리는 연 2회 패션위크를 후원하고 있다.


서방 세계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제재로 인한 수입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정치적 상황을 고민하는 일부 로컬 디자이너들은 애국심이 자신들의 제품에 데힌 지역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으켰기 때문에 불행 속의 한 가닥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최근 지방 정부의 상당한 지원을 받은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이 전시회에 출품했는데, 이들은 제조업체로 부터 보조금을 제공받았으며 소규모 패션 비즈니스를 위한 저리 융자를 제공받았다. 지난 1996년 상파울루 패션 위크를 설립한 파울로 보로헤스 예술 감독은 브라질에서 정부가 패션을 문화적 정체성의 표현으로 인식하고 정부 문화 프로젝트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08년에 관련법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파울로 보로헤스 예술 감독은 "상파울루 패션위크는 브라질의 패션 문화를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우리는 패션을 사회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는 길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촌의 다른 모든 지역과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곳으로 도달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만의 내셔널 스타일 창조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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