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7-03-06

[리뷰] 그랑블루 판타지 2017 가을/겨울 디올 컬렉션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자신의 두 번째 디올 컬렉션에서 패션쇼 무대를 온통 신비로운 블루 색조로 염색한 듯한 서글픈 느낌의 그랑블루 패션쇼를 선보였다.




디올의 첫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주목받고 있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이. 그녀는 데뷔 무대였던 2017 봄/여름 디올 컬렉션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겨낭한 디올 페미니티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가벼운 화이트, 크림, 그레이 컬러가 중심을 이루었던 그녀의 첫 디올 컬렉션은 그녀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얇고 가벼운 이브닝 드레스와는 대조적인 그래픽 티와 스포츠웨어를 결합한 컨템포러리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디올 컬렉션에서는 보다 더 어둡고 서글프면서도 지극히 커머셜한 그랑 블루를 선보였다. 발목 길이의 맥시 스커트와 부풀린 풀리츠 트라우저는 격자무늬, 니트, 그리고 모든 데님 시리즈와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이번 시즌 디자이너의 의도가 엿보인 청청 패션은 압권이었다.



블루는 디올의 헤리티지를 감안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이가 의도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룩들은 밝은 블루 런웨이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칠흑같은 네이비였다. "당신이 가장 선호하는 블루 색조는 무엇인가요?" 로뎅 미술관에서 열린 2017 가을/겨울 디올 패션쇼에 참석한 관객들은 질문 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그 대답은 중요치 않았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런웨이를 온통 신비로온 색조로 물들이며 그 정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는 "모든 컬러 중에서 네이비 블루는 블랙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컬러다. 그것들은 모두 똑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존에 언급했던 원조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로부터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블랙 & 화이트 팔레트와 레드 포인트의 디올 컬렉션에 감동을 받았다면, 블루 판타지의 세계로 이끈 이1번 2017 가을/겨울 디올 컬렉션 역시 기립박수가 당연하게 여겨질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트렌치 코트, 파카 드레스, 부츠, 플리츠 퀼로트 등 다양한 라인업은 예술성과 상업성의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스웨트셔츠조차 기능적이고 신선한, 여성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벨트 역시 '크리스찬 디올'이라는 텍스트 앰블럼으로 헤리티지에 대한 자부심을 과시했다.


데님은 이번 시즌 탁월한 선택이었다. 덕분에 디올 마니아들은 패션쇼에 모든 룩에 등장한 가죽 베레모와 함께 보이프렌드 진과 오버롤을 매치할 것으로 보인다. 브레 스웨터와 격자무늬 트라우저, A-라인 미디는 흥미롭고탁월한 선택이었다.


지난 시즌 시에나 밀러, 칼리 클로스, 올리비아 팔레르모 등 패션리더들을 만족시켰던 얇은 시폰 스커트 트렌드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피시넷 스타킹, 스팽글 장식,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장식으로 팬시한 요소를 가미했다.


마지막으로 모델이 가방을 손에 들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모델들이 착용한 다양한 크로스바디 백은 마치 여성참정권자의 리본처럼 어깨에 단단히 묶여있었다. 미우치아 그라치아 치루이가 지난 2017 봄/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인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We should all be feminists)"는 메시지는 모델들이 연기 자욱한 환상적인 블루 런웨이를 활주할 때마다 관객들의 뇌리에 울려퍼졌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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