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 2017-01-31 |
신흥 소비군단 'Z세대'의 쇼핑과 패션 습관에 대한 입문서
올해들어 미국 패션계는 밀레니얼 세대에 이어 요즘 새롭게 부상한 소비 군단 'Z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의 움직임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소비 파워로 부상한 'Z세대'의 쇼핑과 패션 습관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필요할 듯하다.
최근들어 윌로우 & 제이든 스미스 남매, 릴리 로즈-뎁, 로티 모스, 카이아 거버 등 젊은 셀러브리티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특히 이들은 셀러브리티 2세라는 타이틀 때문에도 주목받지만 무엇보다 이들이 21세 이하 Z세대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막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케팅 담당자, 애널리스트 그리고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인구통계학적으로 1995년 이후(21세 이하)에 태어난 Z세대들은 440억 달러(약 51조4,228억 원)의 구매 파워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취향과 선호도가 쇼핑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DWW의 소비자 경험 마케팅 회사 인터렉션이 실시한 201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70%가 음식과 가구부터 의류, 신발에 이르기까지 구매를 할 때 Z세대 아이들의 조언에 의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지금까지 세계 패션계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4년에 태어난 세대)에 집중해왔으나 최근 패션계의 관심은 밀레니얼세대에서 Z세대로 이동하고 있다. JUV 컨설팅의 CEO인 메린다 구오(17세)는 “그동안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마케팅 대응방법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했으며 그에 대한 많은 연구와 기사들이 넘쳐났다. Z세대들의 구매 파워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메린다 구오는 지난 2016년 3월 JUV 컨설팅을 공동 설립하고 ‘더 바인(The Vine)’으로 알려진 13~20세의 빅 네트워크를 통해 10대들에 대한 브랜드와 회사, 비영리단체를 알리는 일을 수행했다. 회사 경영진들이 모두 Z세대였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구오는 지난 2015년 코넬 대학에서 진행된 여름 프로그램에서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비전책임자(CVO)인 지아드 아메드(18세)와 닉 제인(17세()를 만났다. 당시 그들은 고등학생들이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연령대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브랜드 충성도와 소비 금액 등에 분명한 유사점이 있지만 뚜렷한 차이점도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네이티브’로 알려진 Z세대들은 웹사이트를 쉽게 검색하거나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는 신경망 컴퓨터 시스템에 연결되어있다. 반면에 밀레니얼 세대들은 아이폰 이전의 플립 폰을 소유하고 있었고, 인터넷이 다이얼-업에서 와이-파이로 발전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자랐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매일 페이스북을 방문하는 반면에 Z세대들은 스냅챗, 인스타그램 그리고 VSCO를 더 선호한다.
HRC 리테일 어드바이저리(HRC Retail Advisory)는 Z세대가 2020년 북미 인구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펑 글로벌 리테일 & 테크놀러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미국에서만 Z세대들이 약 8,295억 달러(약 969조6,025억5,000만 원)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자료는 “거의 무한 선택에 가까운 노출과 끝없는 정보에 대한 접근은 Z세대를 이전 세대들보다 더 까다롭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으며 “Z세대의 패션 스타일 지수가 높기때문에 브랜드와 소매업체들은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올해 1월, 미국소매업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는 전 세계 소매업 전문가들을 위한 연례 빅쇼에서 유명 패널이 참석한 “Z세대는 누구인가?”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IBM의 글로벌 소비자 산업의 전략 및 생태계 담당 부사장 크로스 웡은 소매업자 그룹과 소비재 상품 제조 회사들에게 “우리는 Z세대를 위한 준비가 되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에 대한 대답은 “그들은 Z세대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여전히 베이비붐 세대 또는 밀레니얼 세대에 초첨이 맞춰져 있으며 그들은 여전히 이들 세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로 나왔다.
미국소매업협회는 IBM과 함께 전 세계 16개국의 13~21세 사이의 Z세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시를 실시했다. 최근 2~3년 동안 Z세대의 선호도와 쇼핑 습관 등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최근 발표된 자료를 통해 Z세대들의 쇼핑 및 패션 습관을 요약해서 정리해 본다.
IRL 쇼핑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E-커머스와 M-커머스의 확장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리얼 라이프(In Real Life) 쇼핑이 여전히 지배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Z세대의 74%가 온라인으로 자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미국소매업협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98%는 여전히 실제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소매업협회의 연구 개발 및 산업 분석 담당 부사장 마크 매튜는 “쇼핑은 즐거운 경험이다. 또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사냥하는 기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의 시그너처 아이템을 찾아다닌다. 따라서 회사들은‘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특별한 관심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WGSN의 유스 컬처 에디터 사라 라딘은 "소매 거래 사이의 오프라인과 몰입 경험 유입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기적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패널, 콘서트 그리고 행사를 주최하는 어반 아웃피터스가 좋은 예다.
온라인 쇼핑은 매끄러워야 한다
평균대기 시간이 8초인 Z세대들은 느리고 검색하기 어려운 온라인 경험을 할 시간이 없다. 미국소매업협회는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돌발 사고나 불편함을 경험하게 되면 Z세대 소비자의 60%가 다른 앱이나 웹사이트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Z세대 소비자들은 밀땅에 강하기 때문에 이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뢰, 투명성 그리고 진정성
Z세대들은 상품과 소싱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 그리고 진정성을 소비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 문의에 대한 신속한 대응여부와는 별개로 Z세대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돈이 정확히 어떻게 쓰이고 합리적 소비를 했는가에 대해 궁금해한다.
IBM의 크로스 웡 부사장은 “Z세대의 소비자들은 실제로 제품뿐만이 아니라 그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만약 실천하지 않는 기업의 제품은 곧바로 버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퓨처캐스트 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60%는 사회적 역할에 충실한 브랜드를 소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권위에 대한 집단주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고별연설에서 Z세대를 가장 적절하게 묘사하는 방식으로 젊은이들을 불러냈다. "이기적이지 않은, 이타적인, 창조적이고 애국적인 젊은 세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이 나라 곳곳에서 보았습니다."
유로모니터의 최근 연구는 콜라보레이션과 '나보다 우리가 먼저'라는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피어-투-피어 트렌드'를 강조한다. 피어-투-피어(peer-to-peer)는 인터넷을 통해 각자의 컴퓨터 안에 있는 음악 파일이나 문서·동영상 파일뿐만 아니라 DB, CPU 등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뎀나 즈바살리아와 그의 디자이너 친구들이 집단적으로 모인 브랜드 베트멍은 수십 개의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는것부터 런웨이 쇼를 위해 실제 일반인 캐스팅에 이르기까지 하이-패션 영역에서 이러한 집단주의를 양성했다.
또한 HRC 리테일 어드바이저리는 Z세대들이 구매를 결정할 때 셀러브리티들보다는 친구들과 블로거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물론 이 그룹들은 인스타그램 피드에 나타난 것처럼 여전히 개인주의적인 표현을 옹호하고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을 때 더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포괄적인 캠페인은 우리 생활의 일부다
인스타 모델들에 대한 반발이 시작된 것일까? 광고에 관한 한 Z세대는 유명인의 얼굴보다는 오히려 광고 캠페인의 자신들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유스 컬처 에디터 사라 라딘은 "Z세대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 그들은 똑같이 보이고 아주 마른 체형의 사람들 보다는 절충주의적이며 상식에서 벗어난 인플루언서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란제리 브랜드 에어리(Aerie)와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은 다양성과 포괄성을 향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미국소매업협회 마크 매튜 부사장은 "브랜드나 소매업체들은 마케팅 방식이나 장소에 대해서도 현명해져야한다.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 상호작용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사고방식에 적응하는 것이 진정한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코첼라의 상품화와 음악 축제의 주류 브랜드에 대한 어필이 그 좋은 증거다.
개인화, 맞춤화, 크라우드 소싱 디자인
나이는 어리지만, Z세대들은 안목 있는 취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판매 포인트는 개인화(ersonalization), 맞춤화(customization), 크라우드 소싱 디자인(crowd-sourcing designs)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홀리스터는 십대 고객들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의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스냅챗의 지오필터를 후원했다. 애버크롬비 & 피치의 수석 부사장인 빌리 메이는 "Z세대는 자신들을 소셜 미디어에 퍼뜨리며 그것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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