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7-01-23

3인의 퍼스트레이디 룩이 보여준 정치적 의미

지난 1월 20일(현지 시간) 치러진 제 45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는 3명의 전현직 퍼스트레이디들이 보여준 패션이 주목을 받았다. 서로 다른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인 멜리니아 트럼프는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스카이블루 색상의 투피스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원피스에 걸친 터틀넥과 둥근 어깨선의 짧은 재킷, 3/4 소매에 팔꿈치 길이의 스웨이드 장갑, 스틸레토 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스카이 블루로 통일했다.




멜라니아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제3차 대선 토론 때도 랄프로렌의 검은 점프 수트을 입었으며 지난해 11월 8일 도널트 트럼프 가 대선에서 승리하던 날 밤에도 랄프 로렌의 한쪽 흰색 실크 원피스를 입었다.


하지만 멜라니아 트럼프가 랄프 로렌을 취임식 의상으로 선택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랄프  로렌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좋아했던 디자이너였고, 지난 대선 당시 랄프 로렌도 힐러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8년간의 퍼스트레이디에서 물러나는 미셸 오바마는 제이슨 우를 다시 한번 선택했다. 일주일 전 고향인 시카고에서 남편 버락 오바마의 고별 연설을 할 때 제이슨 우에게 맞춤 제작한 레이스 롱 슬리브 드레스를 입은 미셸 오바마는 이미 2008년과 2013년 두 번에 걸쳐 대통령 취임 축하 무도회 드레스를 제작해 주목을 받았다.


젊은 디자이너 제이슨 우와의 미셸 오바마의 관계는 앞으로 패션사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대통령 취임식에 미셸 오마마다 착용한 드레스는 블랙 파이핑이 목과 소매에 들어간 클래식한 트위드 소재로 만든 대담한 레드 드레스에 허리에 가는 검은색 벨트를 착용했으며 여기에 오버코트를 매치했다.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련된 퍼스트레이디로 역사에 남을 미셸 오바마의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채로운 것은 전 현직 퍼스트레이디가 서로 반대당 색(민주당의 파랑과 공화당의 빨강)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반트럼프 정서로 뒤숭숭한 국내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대선에서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은 화이트의 랄프 로렌 앙상블을 입고 대통령 취임식에 나타났다. 사실 한때 퍼스트레이디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을 결코 기대하지 않았었고, 어쩌면 이런 갑작스런 결과를 두려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개표전까지만해도 힐러리 당선이 유력시되었기 때문에 국민들 이상이나 본인도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력 취임식에 입은 하얀색 랄프 로렌 앙상블은 패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대선 운동 기간동안 착용했던 의상과의 연속성은 그녀가 여전히 일관성있는 진실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해 7월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할 때도 똑같은 화이트 랄프 로렌 팬츠 슈트를 입었고 많은 사람들은 앙상블의 정칙적 의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첫번째 화이트는 참정권을 의미하는 컬러다. 두번째 팬츠슈트는 클린턴 후보가 유세 때 마다 착용하는 의상으로 그를 상징하는 옷차림이 되었다.


페이스북의 '팬츠슈트 내이션(Pantsuit Nation)'은 대선 당일 팬츠슈트를 입고 투표소에 가기로 결정한 클린턴 후보 지지자 50명이 모여 개설한 페이지다.  세번째 랄프 로렌을 선택한 것은 미국의 문화적 공헌에 대한 찬사였다. 그녀가 대통령 취임식 복장에서도 이 3가지를 반복하기로 결정한 사실은 자신의 지속적인 헌신을 나타내는 대담한 선택처럼 느껴졌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트럼프 가족의 구성원인 딸 이반카와 티파니는 화이트 의상을 입고 멜리니아는 랄프 로렌을 선택해 비슷한 요소들이 겹쳤다는 점이다.  어쨌든 블루와 레드, 화이트라는 3가지 색으로 각자의 목소리를 낸 파워 우먼들의 패션을 통해 정치와 패션의 상관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 역시 저질발언으로 국민들을 열받게 하지말고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패션을 통해 위트있고 일관성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길 기대해 본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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