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 2016-10-27 |
[SFW 리뷰] 2017 봄/여름 노케 컬렉션
노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미선은 2017 봄/여름 노케 컬렉션을 통해 구조적인 실루엣의 자신의 시그너처가 확실하게 부각된 패션 쇼를 선보였다.
2010년 처음 선보인 이후 브랜드 노케는 정교한 테일러링과 예리한 커팅을 바탕으로 매시즌 감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매시즌 진화가 눈에 띄는 대표적인 지속 가능성 여성복 브랜드다. 다소 특이한 브랜드명인 노케((NOHKE)는 푸른 노송나무를 의미하는 ‘녹회(綠檜)’라는 디자이너 정미선의 예명을 발음하기 쉽게 풀어 만든 것이다.
노케 컬렉션은 강인함과 유연함, 미니멀리즘과 쿠튀르 감성, 카리스마와 우아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컨셉으로 늘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입체적인 실루엣이 돋보이는 가죽 컬렉션이 노케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라인이다. 인체 비율과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해 실루엣에 대한 균형미를 독창적인 감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특징인 노케 컬렉션은 궁극적으로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우아함을 지향하고 있다.
인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놓고, 곡선과 직선이 유려하게 마주하고 다시 흩어지는 향연은 정미선 디자이너의 단골 쇼케이스 목록이 된지 오래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패션 쇼 프론트 로우를 차지한 셀러브리티들의 후광 효과가 아닌 실력으로 7년간 한결같은 아이덴티티를 선보였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2017 봄/여름 노케 컬렉션도 노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기인 구조적인 특징을 살린 의상들이 주를 이뤘다.
패션 쇼 무대의 오프닝을 장식한 어스메트릭 레드 드레스는 걸을 때마다 무릎을 살짝 드러내며 은근한 섹시미를 연출했다. 이어 등장한 스트링 디테일의 미니 원피스는 노케의 시그너처인 가죽 재킷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고 함께 메치한 펄럭이는 화이트 트라우저는 과하지 않은 미니멀한 우아미가 돋보였다. 이번 시즌 노케는 절제된 몇 가지 색만 사용하는 대신 스타일을 좀더 다양하게 가져갔다. 또한 미니멀한 느낌의 라펠이 달린 베이지 팬츠 슈트는 무릎 아래 쪽을 절개해 나른한 봄날의 가벼운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리가미처럼 재단한 어스메트릭 슬리브의 연한 그린 탑과 드레스는 연이어 등장한 광택있는 블랙 펜슬 팬츠와 절묘하게 매치되었다.
7년째 브랜드 노케를 이끄는 디자이너 정미선은 여성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이를 옷에 반영하는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자신이 입고 싶은 옷' 혹은 '여자의 마음을 잘 읽는' 여성 디자이너가 가진 장점이 그 비결이 아닐까 한다. 스포티즘과 유스 컬러 스트리트 트렌드가 주도하는 컨템포러리 패션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색깔을 꿋꿋하게 유지하는 정미선의 고집스런 장인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자료제공=서울패션위크>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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