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10-07 |
2017 봄/여름 패션위크를 빛낸 하이라이트 순간 BEST 9
뉴욕에서 시작되어 파리에서 종료된 2017 봄/여름 패션위크에서는 약 한달간 다양한 트렌드의 런웨이 쇼 뿐 아니라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9가지 뉴스를 선보였다. 2017 봄/여름 패션위크를 빛낸 하이라이트 순간 BEST 9을 소개한다.
지난 9월 초 뉴욕에서 시작된 패션위크가 파리를 끝으로 약 한달간의 트렌드 여정을 끝냈다. 내년 봄 시즌을 겨냥한 디자이너들의 트렌드 런웨이, 패션쇼가 끝나자마자 판매를 시작하는 '현장직구' 형식의 런웨이, 다양성과 포괄성, 젠더리스와 앤로니지너스, 지속가능 패션 등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된 이번 시즌 패션위크는 그 어느때보다 다양하고 의미있는 뉴스를 쏟아냈다. 첫 주자인 뉴욕 패션위크는 다른 패션 도시와 달리 다양한 변화를 주도해 앞으로 다가올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전령사 역할을 했으며 이어진 런던, 밀라노, 파리에서도 역사에 남을 만한 순간들이 많았다. 2017 봄/여름 패션위크먼스를 빛낸 하이라이트 순간들을 만나보자.
1. 패션 디자이너들, 정치를 말하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의 첫 디올 컬렉션에서는 나이지리아의 페미니스트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저서 제목인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WE SHOULD ALL BE FEMINISTS)"는 문구가 들어간 페미니스트 그래픽 티를 선보였다. 패션쇼 음악 역시 가수 비욘세가 아디치에의 페미니즘 연설을 샘플링해 만든 노래 '플로리스'였다. 디올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머스큘린과 페미닌 영향을 받은 펜싱에서 영감을 얻은 중성적인 피스들과 라이더 재킷을 통해 디올의 페미닌 뉴룩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뉴욕타임스>는 치우리의 페미니즘 콘셉트를 조명하며 “전 세계에 여성 지도자들이 다수 등장한 시점에서 패션계에 여성 디자이너가 변화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치루이가 과장되지 않은 명백한 언어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패션위크에서는 디자이너 크리스 리바 (Chris Leba)가 미국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대놓고 비난하는 드레스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으며, 오프닝 세러모니는 패션위크 무대를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솔직한 토론과 함께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앨리스+올리비아의 디자이너 스테이시 벤데트는 자신의 프레젠테이션 행사에서 미셸 오바마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문에서 따온 "나는 그녀와 함께 하겠다(I'm With Her)"라는 문구가 들어간 스커트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2. 고인이 된 전설들에게 경의를 표하다
이번 뉴욕 패션위크 기간동안 약 75명의 런웨이 사진작가들은 지난 6월,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스트리트 사진작가 빌 커닝햄을 추모하기 위해 생전에 고인이 즐겨입었던 블루 작업복을 단체로 착용하고 경의를 표했다. 또한 블루 패브릭으로 장식한 비스트로 체어를 빌 커닝햄의 35미리 카메라 형태로 배열된 브라이언 파크에 설치했다.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소니아 리키엘이여 영원하라(Sonia Rykiel Forever)'라는 단어가 볼드하게 새겨진 스웨터를 입은 모델들이 단체로 몰려 나오는 피날레를 통해 전설이 된 소니아 리키엘에게 경의를 표했다. 세계적인 니트 디자이너로 유명한 고인은 지난 8월달에 9년간의 파킨슨병 투병끝에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3. 패션위크의 블로거 논쟁
패션위크 기간동안 세계 패션계는 블로거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 블로거들의 패션 비즈니스를 비판하는 기사를 <보그>가 온라인이 게재하자 블로거들과 일부 에디터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패션에서 블로거 등 인플루언서들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디자이너, 패션 모델의 역할을 융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패션 블로거들은 패션을 사랑하는 전세계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된 지 오래다.
아울러 패션쇼 앞좌석의 주요 멤버로 그 영향력도 막강하다. 패션 블로거는 ‘스트리트 패션 아이콘’으로 현실과 이상 사이 접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즉 디자이너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트렌드 방향을 현실가능하게 스타일링하고 여기에 자신만의 취향을 가미해 개성을 잃지 않는 대담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소비자 친화적인 패션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그들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4. 슈퍼모델의 시대가 돌아왔다
보테가 베네타의 창립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델 로렌 허튼이 요즘 핫한 인스타걸 모델 지지 하디디와 함께 런웨이를 동반 워킹했다. 올해 72세인 로렌 허튼은 차분한 워킹으로 "아름다움은 영원하다"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이 둘은 유명한 슈퍼모델들 사이에 갭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으며, 패션 산업에서 잇걸의 새로운 시대를 연 슈퍼 모델 코코 로샤 역시 존경을 받았다. 한편 나오미 캠벨과 아드리안 리마와 같은 슈퍼모델들은 베르사체 런웨이를 질주했다.
5. 런웨이 쇼가 장관을 연출하다
뉴욕 패션위크에서 타미 힐피거는 부두를 카니발 현장으로 만들어 '현장 직구' 패션 쇼를 선보였다. 반면에 톰 포드는 디너쇼를 겸한 패션 쇼를 개최했으며 신시아 롤리는 베게 싸움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 밀라노 패션위크에서는 돌체&가바나가 인스타그램에 적합한 댄스 파티 피널레를 무대에 올렸으며 마침내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스텔라 맥카트니의 소녀들이 피날레 무대에서 자유로운 형태의 정해진 춤 동작을 선보여 장관을 연출했다.
6. 패션은 모든 연령과 체형을 찬양하다
이번 시즌 많은 디자이너들이 전문 모델 대신 브랜드의 친구들이나 셀러브리티들을 무대에 세웠다. 오프닝 세러모니의 런웨이 쇼는 영화배우 라시다 존스, 나타샤 리온, 우피 골드버그가 모델로 런웨이를 워킹했다. 제이.크루는 직원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모델로 등장시켜 런웨이 캐스팅의 파격을 선보였다. '다양성'과 '포괄성'이라는 화두를 던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인종, 사이즈, 체형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구색 상품을 선보였다. 한편 크리스찬 시리아노는 다양한 몸매의 여성을 포함, 모델 캐스팅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7.
7. 콘서트와 패션은 '1+1' 런웨이 선물이다
마이클 코어스는 패션쇼에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가수 루퍼스 웨인라이트를 초대했으며, 가수 줄리 크루즈는 브랜드 크리에이처스 오브 더 윈드 패션쇼에서 비슷한 공연을 진행했다. 또한 락 밴드 듀오 뷰는 레베카 민코프의 관객들을 거리 공연으로 감동시켰다. 이제 패션쇼장에서 관객들은 단지 옷만 보는 것은 아니라 디자이너가 선물하는 세레나데도 함께 들을 수 있다.
8. 히잡 디자이너, 자신의 첫 컬렉션 선보이다
이번 시즌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과 염산 테러 피해자를 모델로 세우는 등 캐스팅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출신 디자이너 아니사 하시부안(Anniesa Hasibuan)도 이 다양성 행렬에 동참했다. 자카르타를 테마로 한 패션쇼에서 그녀는 화려한 피스에 메탈 디테일과 비즈를 추가했다.
무슬림인 아니사 하시부안은 뉴욕 패션위크에 참가한 최초의 인도네시아 출신 디자이너일 뿐만 아니라 모든 모델에게 히잡을 씌운 최초의 디자이너로 기록되었다. 이전에도 히잡을 쓴 모델을 등장시킨 디자이너는 있었지만, 런웨이 등장하는 모든 모델에게 히잡을 씌운 디자이너는 그녀가 처음이었다. 그녀는 패션쇼가 끝난 직후 <자카르타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의 이름을 패션계에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옷을 통해 사람들에게 인도네시아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9. '현장직구' 컬렉션으로 전환하는 디자이너가 늘고 있다.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톰 포드와 타미 힐피거, 제이.크루 등 약 10명 이상의 디자이너들이 패션쇼가 끝나자말자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현장직구(See Now, Buy Now)' 형식의 패션쇼를 처음으로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런던 패션위크에서는 버버리가 유럽 럭셔리 브랜드 중 최초로 '현장직구' 런웨이를 선보여 일부 아이템의 경우 하루만에 솔드 아웃되는 등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라인의 상당한 양은 이미 온오프 라인 매장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패션엔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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