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6-10-06 |
[리뷰] 밀레니얼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2017 봄/여름 샤넬 컬렉션
샤넬은 2017 봄/여름 시즌를 위해 웹의 옛 학창 시절로 되돌아갔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는 이번 시즌 디지털 친화적인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러브 레터를 발송했다.
지난 10월 4일(현지 시간) 화요일,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는 패션쇼 장소인 그랑 팔레를 거대한 '데이터 센터'로 변신시켰다. 칼 라거펠트는 2007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인터넷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적이 있지만 나름대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06년 "아이팟은 천재다. 나는 300개나 가지고 있다"는 발언을 통해 디지털 친화적라고 밝혔고 아이폰 핸드폰 케이스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유서깊은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샤넬이 디지털 테마의 패션쇼를 선보인 것은 미래의 고객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보내는 진정성있는 러브레터였다.
오프닝은 "여성이 기계를 만나다"라는 모티브의 로봇 헬멧, 장갑, 부츠를 착용하고 샤넬의 시그너처인 두 벌의 클래식 트위드 수트를 입은 모델이 장식했다. 이어서 무지개 컬러의 트위드 아이템들은 CPU 칩과 컴퓨터 회로 기판의 내부 모습을 연상시키는 룩들이 선보여졌으며 컬렉션 후반부의 그래픽 실크 드레스와 스커트는 옛날 학창시절의 컴퓨터 스크린 세이버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네온 패턴으로 프린트되었다.
80년대말과 90년대의 향수와 힙합에서 영감을 받은 체인 목걸이와 싱글 귀걸이, 망사 스타킹, 구 모자, 로봇 모양의 핸드백, 이브닝 백, 그리고 오버사이즈 클러치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모든 아이템들이 공격적인 하드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일부 예쁘고 발랄하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들도 컬렉션을 통해 다수 선보였다. 레이스 슬립 드레스, 오버사이즈 데님 판초, 스포티한 러플 세퍼레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컬렉션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보내는 라거펠트의 러브레터였다.
패션엔 국제부
fashionn@fashionn.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