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6-10-01 |
[리뷰]포스트 뉴룩 시대의 개막, 2017 봄/여름 디올 컬렉션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첫 데뷔작 2017 봄/여름 디올 컬렉션을 통해 밀레니얼 친화적인 새로운 디올 시대를 열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첫 디올 데뷔작 2017 봄/여름 디올 컬렉션이 성황리에 끝났다. 디올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라프 시몬스가 떠난 이후 한동안 공백으로 있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유서깊은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디올은 지난 7월 고심끝에 디올 역사상 최초로 첫 여성 디렉터인 발렌티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를 영입했다.
약 70년 전인 1947년 2월,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은 하나의 실루엣을 기반으로 한 작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전후 새로 등장한 여성적인 실루엣은 관능적이고 화려했으며 너무 매력적이었다. 디올은 꽃같은 여성을 만들기 위해 둥근 어깨, 풍만하고 여성스러운 가슴, 그리고 거대하고 넓게 펼쳐지는 스커트 위에 잘록한 허리라인의 의상을 디자인했다. 현재 뉴룩 앙상블의 아이콘이 된 바 실루엣의 테일러드 슈트는 파리 모던 패션의 시작이었으며 전쟁 패션의 긴축과 유니포미티로부터 여성을 해방시켰다.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간) 금요일 오후,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럭셔리 제품의 새로운 소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첫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녀는 디올 유산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바탕으로 새로운 실루엣과 스포츠 트렌드를 창조 수용하는 등 밀레니얼 시대와 호응하는 새로운 디올 시대를 개막했다.
화이트 펜싱 베스트와 터틀넥, 크롭트 코튼 진을 입은 영국 모델 루스 벨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튤 레이어드 스커트와 매치된 펜싱 재킷, 디올 하우스의 'J’adior' 로고가 들어간 블랙 코르셋 드레스,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혹은 'DIO(R)EVOLUTION(디올 혁명)'이라는 대문자의 검은 단어가 들어간 스테이트 티셔츠와 튤 스커트 등이 등장하고 이어서 화려한 카멜 튤 이브닝 드레스 등이 선보여졌다.
패션쇼 전반부에 선보여진 스포츠웨어의 영향을 받은 아이템들은 다소 응집력이 떨어져 보였다. 블랙 드레스, 레드 가죽 바이커 재킷, 싱글 브레스티드 코트, 화이트 진, 로고 백. 카멜 트렌치 등 일부 커머셜한 아이템도 선보여졌으나 펜싱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카프리 팬츠나 스커트 등은 다소 인위적이며 전체적으로 강제적인 느낌이 들어 부자연스러웠다는 평가다. 후반부에 등장한 이브닝웨어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의 옷에 대한 장인정신과 기술력, 지휘력을 보여주었다.
한편 지난 7월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해 2~3달만에 첫 디올 컬렉션을 발표해 시간적인 여유가 극히 짧기도 했지만,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자신의 메시지를 반영한 새로운 디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몇 시즌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쨋든 그녀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젊은 감성의 편안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디올에 주입했으며 디올의 DNA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박수를 받았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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