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6-09-26 |
[리뷰] 밀레니얼 세대 겨냥한 2017 봄/여름 돌체&가바나 컬렉션
2017 봄/여름 돌체&가바나 컬렉션은 밀레니얼 세대로 타겟을 하향조정하는 등 포지션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과장된 장식물과 빛나는 액세서리 등 패션쇼는 그 어느때보다 화려하고 경쾌했으며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자유분방한 스타일링을 대폭 선보였다.
돌체&가바나 2017 봄/여름 컬렉션이 '트로피코 이탈리아노'를 테마로 이탈리아 본사에서 열렸다. 이번 패션쇼는 이탈리아 특유의 트로피컬 프린트 수영복과 뷔스티에 드레스가 많이 등장하지 않아, 테마와 좀 동떨어진 느낌이었지만 브랜드 포지션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하향 이동되었다는 사실만은 명확했다.
앞 좌석에는 밀레니얼 핵심그룹(소피아 리치, 브랜든 달라스, 루카 사바트, 딜러 재거 리, 사라 스나이너 등 21명)이 패션쇼를 관람하며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테스트했다.
저스틴 비버의 '퍼포즈' 음악이 이탈리아의 타란텔라 음악으로 바뀌자 관객들은 컬러풀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의 행진을 기대했으나 스트리트 의상을 입은 나폴리 댄서 그룹이 관객석에서 런웨이 무대로 올라와 군무를 추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퍼포먼스는 실시간으로 공유되었다. 댄서들의 퍼포먼스가 끝나자 헤일리 볼드윈 등 인스타걸 모델들로 대체되며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전체적으로 패션쇼는 트르피컬과는 거리가 멀었고 브레이크 댄서의 등장 또한 테마와는 다소 동떨어져 보였다. 쇼 노트는 이에 대한 설명을 제공했다. 트로피코 이탈리아노(Tropico Italiano)는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다. 오히려 나폴리부터 시칠리에 걸쳐있는 영토를 표시하는 가상선으로 돌체&가바나가 그 영역을 참조하는데 사용된 심볼의 일부를 지역주민들로 부터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매칭 밴드 재킷, 민속풍의 크라운, LED 신발과 피자, 파스타, 칵테일 그리고 아이스크림 모티브는 모델들이 런웨이에 나올 때 쾌할한 향연을 만들었지만 조금은 랜덤처럼 느껴졌다.
이번 시즌 돌체&가바나는 "계절적인 규칙이나 코드에 영향을 받지 않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좀 더 개인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에 더 이상의 규칙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돌체&가바나는 이번 시즌 자유분방한 스타일링을 대폭 선보였다. 여성스러운 스커트와 매치된 자수 장식의 재킷, 청바지와 매치된 스팽글 장식 재킷, 반짝이는 힐과 매치된 어슬레틱 저지와 쇼츠 등이 대표적이었다. 또한 많은 모델들이 자수로 장식된 '호텔' 슬러퍼를 신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런웨이는 밀리니얼 세대들의 주목을 받을만한 스타일링을 통해 돌체&가바나의 포지션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돌체&가바나의 패션쇼 피날레는 이번에도 역시 모델들이 단체로 떼를 지어 D&G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한편 이번 돌체&가바나 패션쇼 앞좌석은 새로운 영향력의 콘텐즈 제작자들인 젊은 블로거들과 인스타걸, 그리고 셀러브리티 자녀들이 차지했다. 활발한 활동을 통해 패션 규칙을 거스르는 이들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와 동행하지 않고 당당하게 개인자격으로 패션쇼에 참석했다. 셀러브티티 자녀들과 독립적인 블러거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존 에디터와 바이어, 저널리스트들의 위치가 흔들릴지 여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로 타켓을 하향 조정한 돌체&가바나의 변신이 과연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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