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6-09-22

[리뷰] 환상적인 광시곡, 2017 봄/여름 구찌 컬렉션

2017 봄/여름 밀라노패션위크 개막식을 알린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내년 봄/여름 구찌 컬렉션은 예상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환상적인 광시곡이었다.




2017 봄/여름 밀라노패션위크 첫날 지난 9월 21일 오후,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이끄는 2017 봄/여름 구찌 컬렉션은 전세계 패션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밀라노 패션 행사의 개막을 알렸다. 역시 예상대로 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상상을 초월하는 화려하고 환상적인 옷들을 선보이며 밀라노 패션의 태생적 헤리티지를 계승시켰다.


남성복과 여성복 총 75벌을 무대에 올린 구찌 패션쇼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드레스, 반짝임과 소재감이 뛰어난 아우터웨어 그리고 다양한 액세서리들로 흘러 넘쳤다. 쇼장 분위기는 붉은 조명과 내레이션이 들어간 고풍스러운 음악, 자욱한 안개 효과로 인해 마치 한편의 광시곡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패션쇼 사운드트랙에서 윌리암 브레이크의 시를 읽고 있은 주인공은 올해 초 구찌 타임피스&주얼리의 홍보대사로 임명된 가수 플로렌스 웰치였다.




패션쇼 시작전에 70년대 나이크 클럽이 재현된 컴컴한 내부에서 관객들은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선사하는 한편의 패션 오페라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무대와 음악, 의상이 절묘한 3박자를 이루었다. 특히 부두와르 핑크 벨벳의 긴 의자, 거울, 수마일의 매칭 카펫이 가미딘 하이클래스 수준의 나이트 클럽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마치 영화 세트장 안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며 패션쇼장 역시 브랜드 정체성을 최대한 부각시켜 집중 스프로트라이프를 받았다.


컬렉션 의상 중 빨간 하트를 수놓은 층이 진 이브닝 드레스 숫자 'XXV'는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행운의 숫자인 25이자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lallo25) 이름의 일부분을 의미했다. 무엇보다 이번 구찌 컬렉션은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시그너처기 된 빈티지한 20세기 팝 컬처에 대한 인스피레이션의 창조였다. 그가 창조한 르네상스 시대 유물의 결합이 차례차례 변해가는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그동안 초현실적인 세계를 현실과 접목시켜 새로운 창조를 이끌어낸 미켈레는 '맨 오브 더 이어 어워즈'에서 만나 팬이 된 엘튼 존을 위해 오프닝 룩으로 트위드 재킷과 플레어 팬츠를 입고 70년대 풍 빅 선글라스를 매치했다.



한편 구찌의 2017 봄/여름 컬렉션 런웨이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머리장식과 선글래스, 가방, 구두, 옷이 완벽하게 스타일되어 마치 스타일 교과서를 보는 듯 했다. 단품 구매를 통한 믹스&매치를 비웃기라고 하듯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질 것 같은 완벽한 스타일링 때문이었다. 따라서 다시 세트 판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지난 시즌부터 구찌 아이템을 손에 넣지 못한 전세계 패션 피플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듯한 미켈레의 유혹적인 손짓이었다. 존 갈리아노와 알렉산더 맥퀸이 90년대에 보여준 역사주의 패션쇼와 비교되는 또다른 관점의 융합주의적 패션쇼였으며 세기의 전환과 패션위크의 세대 교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쇼였다. 비바! 미켈레!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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