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6-08-25

패션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둘러싼 인&아웃 소문들

야생의 세계 패션계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인 & 아웃을 세심하게 주시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소문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 법.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션계에서 최근 떠돌고 있는 아쉬운 이별과 새로운 만남에 대한 연기 같은 인&아웃 소문들을 정리했다.




디자이너 뮤지컬 체어(Designer Musical Chair; 보통 럭셔리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자리를 말함)’를 둘러싼 세계 패션계의 흥미로운 네버 엔딩 게임은 다양한 사연과 새로운 움직임으로 인해 늘 신선함과 충격을 던져준다. 보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후 2년이 지나 3년차가 시작될 즈음, 디자이너들은 마치 관습처럼 광범위한 뮤지컬 체어 쟁취 게임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왕이 지난해 7월 발렌시아가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을때 디자이너들의 인&아웃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게 확산되었다. 그 이유는 그해 10월에 알버 엘바즈가 떠난 랑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가 셀린느와 샤넬도 곧 공석이 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불과하다. 결국 랑방은 지난 3월 프랑스 오뜨 꾸뛰르 디자이너 부츠라 자라르를 여성복 디렉터로 임명했다. 또한  지난 4월 생 로랑은 벨기에 출신의 안소니 마카렐로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고 7월에는 디올이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크레에이티브 디렉터인 마리아 그라지아 치루이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셀린느와 샤넬도 곧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가 공석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이 역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일 뿐이다.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듯 대부분의 소문들은 패션 먼스가 다가올 때쯤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이제 9월부터 2017 봄/여름 패션위크가 시작된다. 패션위크에 등장하는 새로운 트렌드와 더불어 다음에 열거하는 디자이너들의 인&아웃에 대한 소문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한다.


폴 앤드류, 페라가모로 간다


지난 6월에 열린 CFDA 스와롭스키 어워즈에서 액세서리 부분 신인 디자이너상을 수상한 신발 디자이너 폴 앤드류가 살바도르 페라가모에 이탈리아 하우스 최초의 신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임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폴 앤드류는 아주 중요한 시기에 브랜드에 합류하는 셈이다. 페라가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씨밀리오노 지오르네티(Massimiliano Giornetti)가 16년간의 인연을 끊고 지난 3월 브랜드를 떠난데 이어 8월 초에는  CEO 미켈레 노르사(Michele Norsa) 자리에 이태리 브랜드 훌라(Furla) CEO 출신 에랄도 폴레또(Eraldo Poletto)가 영입되는 등 브랜드 전체의 헤드급들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스 게스키에르 루이비통 떠나고  조나단 앤더슨 새로 영입?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크 제이콥스에 이어 2013년부터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니콜라스 게스키에르가 브랜드를 떠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 익명의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스튜디오의 사람들은 10월 컬렉션이 끝난 후 게스키에르가 가능하면 빨리 브랜드를 떠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일랜드 출신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이 게스키에르를 대체하는 후보자로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나단 앤더슨은 현재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J.W.앤더슨과 LVMH 그룹 소유의 스페인 럭셔리 하우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다.







캘빈 클라인, 8월에 라프 시몬스 영입 발표


디올을 떠난 라프 시몬스가 캘빈 클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 몇달 동안 돌고 돌았다. 결국 소문은 현실이 되었다. 지난 8월 3일, 캘빈 클라인은 라프 시몬스를 하우스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캘빈 클라인에서의 데뷔 컬렉션은 오는 2017 가을/겨울 컬렉션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4월 캘빈 클라인 여성복과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랑시스코 코스타와 이탈로 주첼리가 갑자기 브랜드를 떠나면서, 캘빈 클라인의 브랜드 라인과 광고& 마케팅 등에 이르는 남녀 모든 카테고리를 지휘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설에 대한 소문이 난무했다. 많은 후보군들이 오르내렸지만 라프 시몬스가 가장 유력했었다.


원조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 역시 지난 7월 미국 라디오 방송 '시리어스 XM'에서 진행된 앤디 코헨과의 인터뷰에서 "디자인 스태프에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아직 상대방이 계약중인 상태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패션업계는 이미 관행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이 발언은 라프 시몬스가 캘빈 클라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대기중이라는 사실을 기정 사실로 만들었다.





샤넬의 칼 라거펠트, 은퇴한다?


지난 4월 미국 연예 매체 <페이지 식스>는 쿠바에서 진행되는 샤넬 리조트 쇼가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무대가 될 것이라는 소문을 보도했다. 칼 라거펠트의 익명의 파리 친구는 <페이지 식스>와의 인터뷰에서 “라거펠트는 너무 지쳤으며 지금 건강이 안 좋은 상태다. 그는 그만 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존경을 받고 있는 칼 라거펠트는 오랫동안 자신의 나이를 숨겼음에도 불구하고, 전기 작가 알리시아 드레이크(Alicia Drake)는 오는 9월 그는 83세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문에도 불구하고 칼 라거펠트는 지난 2012년 <보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작품 활동을 중단할 이유는 없다. 나는 언젠가 죽을 것이고, 그때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럼 소문처럼 그가 샤넬을 떠난다면, 누가 그의 뒤를 이어 샤넬을 맡을까?





라거펠트에 이어 에디 슬리만이 샤넬로 간다?


수많은 패션계의 수다쟁이들은 칼 라거펠트가 소문처럼 은퇴할 경우 생 로랑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디 슬리만이 샤넬을 지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칼 라거펠트와 에디 슬리만의 친분이 가깝다는 이유로 인해 이러한 예상은 점차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패션 저널리스트 수지 멘키스의 인스타그램 캡션은 이 예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브 생 로랑의 공동 창업자 페에르 베르제는 에디 슬리먼이 소문처럼 칼에 이어 샤넬로 갈 것이라고 생각할까? 베르제로부터 온 대답은 ‘노 코멘트’였다.”



   

샤넬 측, 라거펠트 퇴진은 ‘사실무근’주장


칼 라거펠트가 샤넬을 떠날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 보도 이후, 샤넬 측 대변인은 <보그> 영국판을 통해 “칼 라거펠트가 컬렉션을 중단하고 쿠바에서 열리는 크루즈 컬렉션 쇼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사실무근이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는 칼 라거펠트가 샤넬을 떠날 것이라는 어떤 근거도 없는 셈이다. 그러나 생 로랑도 지난 1월 에디 슬리만의 퇴진 소문이 돌았을 때 곧바로 유사한 메시지를 발표한 적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사라 버튼. 디올로 간다?


19년 전 인턴으로 맥퀸에서 일을 시작한 사라 버튼은 2010년 5월 알렉산더 맥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됐다. 그녀는 디자인 영역에서 리카르도 티시와 올리비에 루스텡과 비교해 비교적 낮은 대중적인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사라 버튼은 알버 엘바즈가 랑방을 퇴진한 이후 라프 시몬스가 떠난 디올의 강력한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후보로 부상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패션 위크 데일리>의 보도에 신뢰가 갈 정도로 자주 언급되었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점은 일치했지만 정작 주인공은 발렌타노의 듀오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임명되었다.

 



올리비에 루스텡, 리카르도 티시, 조셉 알투자라 디올로 간다?


라프 시몬스가 디올을 떠난 다음날, 유력 패션 저널리스트인 <뉴욕타임즈>의 바네사 프리드만은 발망의 올리비에 루스텡,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 그리고 조셉 알투자라가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기사를 썼다. 그러나 디올 측은 시간을 갖고 대체 인물을 찾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라프 시몬스가 떠난 후 두 번의 컬렉션 2016 봄/여름 꾸띄르 컬렉션과 2017 가을/겨울 컬렉션은 사내 디자인팀에서 디자인을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디올은 70년 브랜드 사상 최초로 여성을 크리에에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3명의 남자가 1명의 여자에게 뮤지컬 체어 게임에서 진 셈이다.





안소니 바카렐로, 생 로랑으로 가다


처음 에디 슬리만이 생 로랑을 떠난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을때 생 로랑측은 신속하게 부인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베르수스의 크레에이티브 디렉터 안소니 바카렐로가 영입될 것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두번째 소문이 부상했다. 결국 지난 4월, 에디 스리먼은 생 로랑을 떠났고 안소니 바카렐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됐다.


생 로랑의 사장 겸 CEO 인 프란체스카 벨레티니(Francesca Bellettini)는 "나는 안소니 바카렐로가 생 로랑의 창조적인 리더 역할을 맡게 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모던한 순수한 미학은 메종에게 완벽하게 어울린다. 안소니 바카렐로는 여성미와 날카로운 남성적 요소가 흠잡을 데 없는 도발적인 실루엣과 함께 균형감을 갖추었다. 그는 생 로랑의 자연스러운 본질을 표현 할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안소니 바카렐로와 새로운 시대를 열게되어 무척이나 기쁘고 메종이 보다 나은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르뎀 모랄리오글루, 랑방으로 간다?


랑방이 알버 엘바즈 해고하자 럭셔리 하우스의 330명 직원들이 그의 사퇴에 대해 항의를 했다는 보도는 무척이나 극적이었다. 알버 엘바즈 역시 랑방 측에 이메일을 보내 재직 시절, 자신의 작업에 대한 비난을 중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랑방측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영입될 때까지 여성복 디자이너 키메노 카말리와 액세서리 디자이너 루치오 피날레에게 2016 가을/겨울 컬렉션을 맡겼다. 결국 랑방은 컬렉션이 끝나자 마자 프랑스 오뜨 꾸띄르 디자이너 부츠라 자라르(Bouchra Jarrar)를 랑방의 새로운 여성복 디자이너로 임명했다. 랑방에서의 그녀의 데뷔 무대는 2017 봄/여름 컬렉션이 될 예정이다.





피비 필로, 셀린을 떠난다?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즈>의 바네사 프리드만은 셀린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비 필로의 거취에 대해 “피비 필로는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으며 그녀는 성공의 순간이 절정일때 끌로에를 과감히 떠난적도 있다. 셀린느를 떠난다는 소문도 무시하기는 힘들다”고 섰다. 상업적으로나 비평가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는 피비 필로가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는 여전히 믿을만한 루머로 남아있다. 



 
McQ 듀오 피오나 신하와 알렉산다르 스타닉, 알렉산더 맥퀸으로 간다?


사라 버튼이 디올로 이적할지 모른다는 소문을 보도한 <패션위크 데일리>는 알렉산더 맥퀸은 사라 버튼의 잠재적인 후계자로 McQ의 듀오 디자이너 피오나 신하(Fiona Sinha)와 알렉산다르 스타니(Aleksandar Stanic)가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1988년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학생으로 처음 만난 신하와 스타닉은 하우스의 컨템포러리 라벨인 McQ를 지난 2년 동안 이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파노 필라티, 랑방으로 간다?


지난 해 7월, 이태리 여성복 브랜드 아뇨나(Agnona)를 떠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스테파노 필라티가 랑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알버 엘바즈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브랜드가 뉴스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는 동안 <마리 끌레르> 이태리판은 이동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보도를 했다. 지난 1월 남성복 컬렉션이 끝나자 사임을 했고 다소 안정적인 성향의 알렉산드로 사르토리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영입되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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