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08-06 |
리우올림픽 개막식 유니폼 단복은 캐주얼 슈트 vs 민속복의 대결
지난 8월 5일(현지 시간) 저녁, 올림픽 역사상 120년 만에 처음으로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2016 리우 올림픽이 개막했다. 지젤 번천의 런웨이 못지않게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스타일리시하거나 혹은 독창적인 유니폼 단복을 소개한다.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화려한 개막식이 지난 8월 5일(현지 시간) 저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오는 8월 20일 폐회식까지 역대 최다 참가국인 206개국 1만903명의 선수가 참가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28개 종목에서 17일간의 열전이 펼쳐진다.
개막식에서는 브라질의 역사와 일상, 자연보호 메시지 등을 담은 화려한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의 시작을 알린 리우 시민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하늘에서 찍은 영상에는 축구, 수영, 등반, 달리기, 싸이클 등 스포츠를 즐기는 리우시민들의 일상생활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어 등장한 무용수들은 아마존 원주민으로 분장하고 포르투갈 침략 이전의 삶의 모습을 재현했다. 이어 포르투갈의 침략, 아프리카 노예들의 이주, 아랍인과 아시아인의 이주 등을 상징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으며, 자연보호 메시지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로 공연을 마무리 됐다.
한편 재정난으로 예산이 절반으로 줄어든 개막식은 고가의 구조물 대신 돈이 적게 드는 은박지나 고무줄, 영상 등을 활용해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공연을 연출했다. 여기에 각국의 국기와 전통 문양에서 영감을 받은 화려한 유니폼 단복이 행사의 화려함을 부각시켰다. 그 어느 대회보다 화려하고 오색찬란한 유니폼 단복이 다수 등장해 기하학과 원색적인 트로피컬 컬러가 특징인 브라질과 잘 어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부 국가는 인기를 증명한 다양한 종류의 슈트가 포함한 안전하고 쉬운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일부 국가들은 자국의 문화적인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기회로 개회식 유니폼 단복을 이용하기도 했다.
특히 대한민국 팀 유니폼을 국내 브랜드 빈폴에서 제작했듯 랄프 로렌이 미국 선수들의 유니폼을, 디스퀘어드2가 캐나다 선수들의 유니폼을, 스텔라 매카트니가 영국 선수단의 유니폼을 디자인하는 등 유명 디자이너와 브랜드들이 대거 유니폼 제작에 참여했다. 개막식 전 <포브스>가 발표한 베스트 유니폼 TOP 5에는 캐나다, 영국, 스웨덴, 미국이 1~4위를 차지했으며 우리나라는 5위를 차지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서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베스트 유니폼 단복을 소개한다.
이번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서 전체 206개 참가국 중 52번째로 입장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깔끔하고 정갈한 네이비 블레이저와 화이트 팬츠에 보터 햇을 쓰고 입장했다. 한국의 패션 브랜드 빈폴이 제작한 이번 유니폼은 모기를 쫓는 약품을 옷에 코팅하여 브라질 지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기능을 추가해 <포브스> 선정 유니폼 Top5의 5위에 랭크되었다. 한복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유니폼 단복은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으며 한복의 동정을 모티브로 삼아 네이비 블레이저 라인에 흰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또한, 태극마크에서 영감을 받은 액세서리는 블루, 레드 컬러 조합을 이용하여 제작되었다.
인도네시아 국가 대표 선수들은 전면에 넣은 큼지막한 패턴이 돋보이는 대담한 레드와 화이트 셔츠에 모자를 매칭한 유니폼 단복을 입어, 프린트 강국임을 증명해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전통 수공예 직물 염색법이자 천을 뜻하는 화려한 바틱(Batik)으로 유명하다. 바틱은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선수단 기수로 나선 이탈리아의 미녀 수영 선수 페데리카 펠레그리니는 네이버 테일러드슈트에 국기와 매치시킨 스카프를 목에 둘러 시크한 매력을 선보였다. 이번 이탈리아 유니폼 단복은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스포츠 브랜드 'EA7'에서 디자인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다시 한 번 디자인을 맡았다. 안감에 골드 컬러로 이탈리아 국가의 첫 구절을 새겨 넣은 것이 특징이다.
몽골은 영국의 왕세손 비 케이트 미들턴의 최근 윔블던 룩에서 영감을 받은 듯 한 스타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몽골 유니폼 단복을 통해 멜로 옐로는 확실히 여름 컬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다시 증명되었다.
피지 선수들이 입은 화이트와 블루, 골드 조화가 돋보인 유니폼 단복은 관중들의 시선을 자극했다.
엘살바도르 선수들은 국기와의 조화를 염두에 둔 듯 네이비와 크림 컬러가 조화를 이룬 노티컬 엘레강스를 선보였다. 무더운 한 여름에 어울리는 쿨 스타일이었다.
부탄 선수들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복식으로 환상적인 유니폼 단복을 선보였다. 적은 숫자의 선수였지만 부탄의 정체성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헝가리 여성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 단복은 스트리트에 당장 입고 나가도 손색이 없는 완벽한 여름 드레스를 선보였다. 적어도 커머셜 점수에서는 금메달감이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였던 ‘미녀 스타’ 캐롤라인 위즈니아키가 덴마크 선수단 기수로 나섰다. 그녀는 네이비 블레이저와 국기를 닮은 레드 스커트를 입고 여기에 소박한 운동화를 매치한 최고의 스칸디나비아 룩을 선보였다.
크로아티아 선수단이 입은 레드와 화이트 체크의 스웻 셔츠는 국기를 그대로 응용한 유니폼이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 관중들에게 착시 효과라는 색다른 선물(?)을 선사했다.
호주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 단복의 재킷은 담청록색 핀 스트라이프로 마치 클래식한 교복은 연상시켰고, 넥타이와 스카프는 황토색과 담청록색의 세련된 컬러 조화가 돋보였다. 한편 호주 선수단은 인증사진을 찍느라 입장 내내 '셀카봉'을 내려놓지 않아 셀카 부문에서는 금메달감이었다.
캄보디아 선수들은 앙코르 유적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호화롭고 우아한 유니폼 단복을 선보였다. 마치 보라색 패키지가 특징인 '캐드배리 데어리 밀크'를 연상시켰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1위를 달성한 스포츠 강국 미국은 선수단이 입은 깜끔하고 심플한 유니폼 단복은 미국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디자인했다. 국기에서 영감을 얻은 클래식한 네이비 블레이저와 스트라이프 티셔츠, 화이트 치노 팬츠를 매치했다. 다만 성조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티셔츠가 러시아 국기를 연상시킨다는 미국 내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 디스퀘어드2가 디자인한 캐나다 선수단의 유니폼은 국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단풍잎을 등에 새겨 넣은 레드 재킷 때문에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포브그>가 선정한 리우 올림픽 유니폼 TOP5의 1위를 차지했다. 레드·블랙·화이트만의 컬러로 사용하여 깔끔함을 강조하고 절제된 스타일을 표현했다. 쌍둥이 디자이너 딘&댄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든 유니폼은 타이트한 다른 유니폼과는 다르게 루즈 핏으로 제작되었다.
폴란드의 여자 선수들이 화이트 재킷에 매치한 환상적인 염색 패턴의 맥시스커트는 단연 돋보였다. 운동장에서 바로 스트리트에 입고 나가도 될 듯하다.
아르헨티나 선수단이 입은 유니폼 단복은 컬러 코디네이션의 정수를 보여준다. 컬러 코디를 맞춘 운동화와 스카프로 인해 전체적인 컬러 하모니가 안정적이다.
스웨덴의 대표 패션 브랜드로 잘 알려진 H&M이 제작을 맡은 스웨덴 유니폼 단복은 스웨덴의 국기 색상인 노란색·파란색에 맞춰 밝은 황금색과 짙은 파란색을 배치했다. 친환경 소재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H&M은 이번 올림픽 유니폼인 레깅스, 바람막이, 스웨터, 티셔츠 등에서도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선택했다. 북유럽 특유의 디자인이 느껴지는 유니폼은 깨끗하고 맑은 스웨덴의 이미지와도 잘 부합했다.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베냉 선수단의 유니폼 단복은 국기에서 영감을 받은 레드 스카프와 그린 헤드기어로 인해 아프리카 특유의 원색적인 아름다운을 연출했다.
중앙아메리카와 서인도제도, 북남 미에 둘러싸인 카리브 해에 위치한 섬으로 네덜란드령인 아루바 선수단이 입은 터키 색 유니폼 단복은 단연 패션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국기에서 영감을 받은 이 터키 색 슈트는 마치 메리 포핀스가 80년대 샤넬 쇼와 만난 것 같다는 호평을 받았다.
가나 선수단은 국기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전통적인 프린트의 스커트와 화이트 티셔츠를 입은 룩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냄은 물론, 세련된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는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남미 인디오 등 다양성이 인정하자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 정신과도 부합했다.
그린과 옐로 등 밝은 컬러의 셀 슈트(헐렁한 바지와 상의 한 벌로 된 평상복. 보통 가볍고 약간 광택이 나는 밝은 색의 천으로 만듦)를 입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선수단은 태연스럽게 트랙슈트의 전성기를 선보였다. 스타일은 옛날 버전이지만 신발까지 깔 맞춤한 정성이 돋보인다.
칠레 선수단의 기수 에리카 올리베라를 보면 마치 마크 제이콥스의 캣워크에서 바로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디자이너의 최근 컬렉션과 많이 흡사하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애국적인 대초원'을 연상시켰다.
테니스 스타 앤디 머레이가 기수로 등장한 영국 선수단은 국기 색감에 맞춘 유니폼 단복을 입었다. 특히 남자는 반바지 여자는 치마를 입고 등장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이번 리우 올릭픽의 유니폼 디자인을 위해 아디다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다시 돌아온 스텔라 매카트니는 영국 국기를 상징하는 화이트, 블루, 레드 등 극적인 컬러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여기에 영국 특유의 빈티지 감성을 반영한 빛바랜 느낌이 돋보였다. 한편 아디다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유니폼이 영국 전역에서 품절 사태를 빚으며 큰 성공을 거두자 이번에도 다시 한 번 그녀의 힘을 기대하며 2020년까지 스텔라 매카트니와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세르비아 선수단의 여성 선수들은 베이지 재킷에 국기 컬러에서 영감을 받은 블루, 레드, 블랙, 그레이 등이 조화를 이룬 볼드한 스트라이프 프린트의 맥시스커트로 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포르투갈 선수단이 입은 유니폼 단복은 찢어진 청바지와 패치워크 청바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컬렉션처럼 보였다. ‘베트멍 효과’라고 불리는 최근 데님 트렌드를 그대로 적용한 이 청바지들은 리우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계속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람들은 오프닝 유니폼으로는 너무 무성의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리우 올림픽 정신에 빗대본다면 그리 잘못된 선택은 아닌 듯.
노르웨이 선수단의 유니폼은 국기에서 영감을 얻은 레드와 화이트, 블루가 조화를 이룬 구불구불한 프린트의 재킷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 이어 다시 한번 스포츠 강국으로서 멋진 활약을 다짐하는 중국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입장했다.
필리핀 제도 동쪽에 있는 미크로네시아 선수단은 트로피컬 플로한 프린트 유니폼 단복을 통해 이번 행사가 하계 올림픽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증명해 보였다.
15개 섬으로 이루어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쿡아일랜드의 선수단은 유니폼이라기 보다는 전통 이상에 가까운, 머리에 화관을 쓴 전통적인 프린트의 그린 원피스와 셔츠를 입고 입장했다.
아프리카 중앙 콩고민주공화국 동쪽에 있는 부룬디 선수단은 일반적인 유니폼 단복이 아닌, 아프리카 특유의 활기 넘치는 전통을 복장을 하고 입장해 박수를 받았다.
아프리카 대륙 중부 기니만에 면한 연방제 공화국인 카메룬 선수단은 화려한 컬러와 전통적인 프린트의 전통 복식을 입고 등장해 마치 민속복 패션쇼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에 있는 나라 통가의 선수단의 기수로 등장한 태권도 선수 피타 타우파토푸아는 오일을 듬뿍 바르고 웃통을 벗은 전통 복장을 입고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패션엔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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