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07-22 |
LVMH, 2001년 인수한 DKNY와 도나 카란 매각하나?
LVMH 그룹이 DKNY와 도나 카란 인터내셔널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포스트의 매거진 사이트 <페이지 식스>는 다오-이 초우와 맥스웰 오스본이 디렉팅을 맡고 있는 DKNY의 실망스러운 성과로 인해 미국 바이어에게 곧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가 전 세계 럭셔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의 럭셔리 그룹 LVMH는 세계 제1위 럭셔리 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LVMH는 코냑과 샴페인으로 유명한 모에 헤네시와 가죽 가방으로 세계적인 선두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1987년 합병하면서 창립되었다.
LVMH는 1987년 셀린느 인수를 시작으로, 1988년 지방시, 1993년 겐조, 1994년 겔랑, 1996년 로에베, 2000년대에는 펜디, 태그 호이어, 쇼메 등의 시계·보석업체를 비롯, 메이크업 포에버, 베네팃 코스메틱 등의 화장품업체까지 차례대로 인수해 거대 공룡이 되었다. 이어 LVMH는 마크 제이콥스와 도나카렌란 인터내셔널(DKI)까지 인수해 미국 기업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했다. 또한 다국적 유통 전문 업체인 DFS(Duty Free Shop)와 화장품 전문 유통 체인인 세포라(Sephora), 명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터넷 쇼핑몰 e-luxury.com 등도 LVMH 그룹 소유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럭셔리 공룡인 셈이다.
하지만 내실보다는 거대 자본을 이용한 확장에만 치우친 개념없는 인수 & 합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브랜드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다음 경쟁사인 커링 그룹과 함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 불리는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기준과 절차 없이 쉽게 갈아치우는 관행을 만들어 내며 패션을 지나치게 상업화시켰다는 비난도 함께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격적인 M&A를 추구하며 공룡이 된 LVMH가 브랜드를 판매한다는 소식은 이제 확장 일변도의 규모 경제에 그림자가 드리워졌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 럭셔리 그룹이 각각의 매출액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LVMH의 잘 나가는 브랜드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랜드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주 쉽다. 예를 들어 LVMH의 2015년 실적 보고서에 의하면 "펜디, 셀린, 지방시, 겐조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크리스찬 디올은 놀라운 모멘텀으로 전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현재 LVMH 소유 브랜드 중 성과가 가장 낮은 브랜드는 미국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와 도나 카란이다. 이들 브랜드는 제품 라인에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컬렉션의 리포지셔닝 작업을 계속하는 등 브랜드 차원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1년 전 디자이너 도나 카란은 1985년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떠났다. 지난 2001년 도나카란 인터내셔날을 인수한 LVMH은 즉시 그녀의 디자이너 라인을 보류하고, 퍼블릭 스쿨의 듀오 디자이너 다오-이 초우와 맥스웰 오스본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하고 저가 DKNY의 리뉴얼 작업을 맡겼다.
지난 4월, LVMH는 DKNY에 집중하기 위해 DKNY 진과 DKNY C 라인 전개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즉 모 브랜드인 도나 카란은 무시하고 세컨드 브랜드에 집중했다. 또지난해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가 매출 호조임에도 마크 제이콥스의 시장을 침해한다고 런칭을 중단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를 감안하지 못한 잘못된 판단으로 보인다.
어쨌든 지난 7월21일(현지 시간) 목요일, 뉴욕포스트의 매거진 사이트 <페이지 식스>는 LVMH가 DKNY와 도나카란 인터내셔널을 함께 매도할 계획이며 다오-이 초우와 맥스웰 오스본의 맡고 있는 DKNY의 '실망스러운 성과'를 언급하며 '한명의 구체적인 미국 바이어'에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듀오의 첫 DKNY 컬렉션은 2016 봄/여름 컬렉션으로 올해 초에 처음 매장에서 선보였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매출 감소 책임을 젊은 디자이너에게 돌린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식적인 발표가 없어 오보일 확률이 높지만 퍼블릭 스쿨과 같은 젊은 피 수혈과 함께 도나 카란이 구축했던 과거의 인지도와 헤리티지를 다시 살려내는 것도 중요하다. LVMH가 도나 카란 브랜드에 대해 충분히 주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LVMH는 주로 뷰티와 가죽 제품, 액세서리 비즈니스가 주력이지만, 도나 카란은 의류가 최고의 제품이다. 문어발식 확장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가치 소비를 감안한다면 헤리티지와 지속성에 대한 면밀한 계산도 필요할 듯 하다. 질 샌더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듯 하다.
패션엔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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