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07-20 |
'라나 플라자' 의류공장 붕괴 사고 3년만에 살인 혐의로 38명 기소
방글라데시 법원은 1.136명의 목숨을 앗아간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라나 플라자 붕괴와 관련된 살인 혐의로 38명을 기소했다. 지난 2013년에 일어난 참사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위해 3년 3개월만에 살인혐의로 법정에 선 아주 길고 느린 사법 절차였다.
지난해 12월, 방글라데시 법원은 라나 플자자 의류공장 붕괴와 관련된 살인 혐의로 받고 도주 중인 24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급했으며, 반면에 건물 소유주 소헬 라나와 16명은 보석금을 내고 공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7개월의 시간이 지난 7월 18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첫 공판에서 법원이 38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건물주 소헬 라나(Sohel Rana)를 비롯한 41명의 살인 및 범죄 은닉 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소헬 라나와 건물을 공동 소유한 그의 부모, 공장업자 7명, 사바르 지역의 당시 시장과 시의원, 안전감독 담당 공무원 12명 등은 살인 혐의를 적용받았다. 3명은 라나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건물주 소헬 라나는 사고 발생 직후 국경을 넘어 인도로 도주하려다 나흘만에 체포됐다.
압둘 만난 검사에 따르면 첫 공판에 출석한 피고인 34명은 모두 ‘건물이 무너질 줄을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했다고 한다. 여전히 도주 중인 피의자 7명은 궐석재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당국은 당초 건물주 소헬 라나 등에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려 했다가 지난 6월 살인혐의로 바꿔 법원에 기소했다. 사고 전날 건물 외벽에 큰 균열이 발견돼 노동자들이 일하지 않으려 했는데도 공장 관리자들이 이들을 출근시킨 것으로 조사돼 살인 의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이들은 사형을 언도받을 수도 있다.
현지 언론 <다카트리뷴>은 피해자와 목격자가 너무 많아 이들의 진술을 조사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정부가 관리까지 기소하는 데 주저하면서 기소에만 2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이 공소장을 제출받고 이를 검토하는데 1년 넘게 걸려 재판은 3년여 만에 시작됐다. 증인신문 등 본격적인 절차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된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 사바르의 8층짜리 의류공장(6층짜리 건물을 8층으로 불법 개조) 라나플라자 건물이 붕괴하면서 1,100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을 당한 이 사건으로 H&M, 베네통 등 글로벌 의류브랜드가 방글라데시로부터 싼 값에 옷을 공급받아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지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글로벌 기업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제조업체의 가장 큰 비극에 대한 법적 다툼은 첫 공판까지 오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편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한 달 후, 방글라데시 내무성 장관은 살인 혐의를 권고하는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4월에 열린 붕괴 3주년 기념일에 생존자들과 친척들은 화환으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붕괴 현장에 모였고, 작업 환경에 대한정의와 안전을 요구하는 수천명의 수위대도 함께 자리를 해 끝나지 않은 비극을 말해 주었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의류제품 생산지다. 연간 수출액은 280억달러(약32조원)에 달한다. 참사 후 국내 시위와 국제사회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작업장 안전관리가 강화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노동자는 최저임금으로 월 68달러(약7만8000원)을 받는데, 이는 중국 노동자(약280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이다라고 한다.
패션엔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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