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07-12 |
버버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 CEO에서 물러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중 최초로 CEO를 맡아 주목을 받았던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최근 버버리의 매출 부진에 일부 책임을 지고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신 현재 클로에의 CEO를 맡고 있는 마르코 고베티가 내년 부터 CEO 역할을 수행한다.
약 2년동안 버버리의 CEO와 최고 창조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를 겸임했던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헤리티즈 브랜드 버버리는 지난 7월 11일(현지 시간) 현재 셀린의 CEO를 맡고 있는 마르코 고베티(Marco Gobbetti)가 내년부터 버버리의 CEO를 맡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마르코 고베티는 패션업계 2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지난 2014년 지방시를 이끈데 이어 2008년부터 셀린느의 CEO직을 맡고 았다.
한편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의 최고 크리에에티브 책임자(CCO)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는 의료기기업체 스미스앤드네퓨의 줄리 브라운을 영입하기로 했다.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성명서를 통해 "마르코 고베티가 신임 CEO로 합류해 같이 일하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마르코는 우리에게 필요한 럭셔리와 리테일에 대한 경험과 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는 마르코의 영입을 환영하며 나머지 재능있는 팀원들과 함께 그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버버리의 미래를 위한 매우 흥분되는 협력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트렌치 코트와 체크 문양 제품 등에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게 되며, 새 CEO로 영입된 마르코 고베티는 재정운용과 영업활동 등 기업경영 전반을 맡게 된다. 앞으로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마르코 고베티가 쌍두마차 체제로 버버리그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013년 10월부터 버버리 CEO로 취임한 이후,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고전을 겪어 왔다. 버버리의 지난해 매출은 0.6% 감소했다. 6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지난해 버버리의 이익은 7% 감소했다. 주가는 35%나 떨어졌다. 버버리는 지난 4월부터 인력 감원 및 매장 수 축소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크리스토퍼 베일리 CEO의 연봉도 75% 삭감됐다. 지난 6월 6일, 버버리는 2015~2016회계연도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베일리 CEO 연봉이 189만 파운드(약 31억8829만원)였다고 밝혔다. 베일리의 2014~2015회계연도 연봉은 751만 파운드(약 126억6884만원)에 달했다.
CEO 교체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그동안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비즈니스 통제력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 <파이낼셜 타임즈>는 버버리의 최고 투자자 등 일부는 베일리가 2014년 버버리를 떠난 전 CEO 안젤라 아렌츠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디자인에 집중했던 것처럼 CEO 역할을 수행할 다른 사람을 고려허고 있다고 지난 5월 보도했었다.
버버리 측은 CEO 교체로 회사가 새 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존 피스 버버리 회장은 베일리가 마케팅과 전략,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번 CEO 교체는 버버리가 새로운 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알맞은 리더십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 교체 소식이 알려지면서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버버리의 주가는 장중 7% 이상 뛰었다가 소폭 하락해 4.22% 상승 마감했다.
패션엔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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