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2016-06-26

전설적인 패션 사진작가 빌 커닝햄, 87세로 영면하다

<뉴욕타임스>의 패션 사진작가로 뉴욕거리의 사람들을 촬영해온 빌 커닝햄(1926.3.13~2016.6.25)이 최근 뇌졸중으로 입원해 있던 뉴욕의 한 병원에서 87세로 영면했다.




전설적인 패션 사진작가 빌 커닝햄(Bill Cunningham)이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사망했다고 에일린 머피 <뉴욕타임즈> 대변인이 발표했다. 그는 최근 뇌졸중을 앓은 후 병원에 입원했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87세로 영면했다.


모자 디자이너 출신 사진 작가라는 독특한 이력의 빌 커닝햄은 1978년 우연히 촬영한 그레타 가르보의 사진이 <뉴욕타임즈>의 주목을 끌면서 이 신문의 패션전문 사진기자로 채용되어 약 40년동안 일했다. 그는 각계 각층의 뉴요커들의 의상을 촬영해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를 기록한 '온 더 스트리트'라는 칼럼으로 유명세를 탔다.




패션쇼, 갈라 행사, 그리고 패션 업계 행사 붙박이인 빌 커닝햄은 그 자신의 능력으로 유명인사가 되었으며, 특히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블루 프랑스 노동자 재킷과 카키 팬츠를 입고 허리에 작은 카메라 백을 묶은 채 자전거를 타고 거리 곳곳을 누벼 그를 모르는 뉴요커가 없을 정도다. 50년동안 28번째 도둑을 맞아서 29번째로 산 똑같은 자전거를 임종 직전까지 탔다. 그래서 뉴욕패션위크가 열리는 기간에는 행사장 근처와 쇼장 안 프론트 로에서 셀러브리티들의 사진을 찍는 모습 자체가 아이코닉 이미지가 될 정도로 20세기 후반 뉴욕 패션의 산증인이었다.



그는 이전의 사진작가들보다 좀더 캐주얼하게 접근해 변화하는 트렌드와 패션인들을 연대순으로 기록함으로써, 패션을 보가 민주적인 방법으로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원조 스트리트 스타일 사진작가로 인식되고 있는 빌 커닝햄은 폭 넓은 패션 풍경의 초석이 되어 수익성 높은 산업을 위한 길을 개척했다. <뉴욕타임즈> 발행인 아서 슐츠버거 주니어 회장은 "여전히 그는 지금까지 내가 만난 가장 친절하고,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 하나로 남아 있다. 우리는 전설을 잃었다. 개인적으로도 나는 친구를 잃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보스턴 출신으로 1948년 하바드대학을 중퇴한 그는 한 동안 모자 디자이너와 광고업자로 일하다가 군에 입대했으며 제대후에는 <시카고 트리뷴>과 에 패션 기사를 기고하며 신문과 인연을 맺었다. 거리의 사람들 사진을 찍던 중 <뉴욕타임즈>에 발탁된 그는 이후 패션 사진과 인물 사진에서 독보적 존재가 패션계의 존경을 받았으며, 2010년에는 그의 일상과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다쿠멘터리 영화 <뉴욕의 빌 커닝햄>이 제작되었으며 2014년에는 뉴욕역사연구회가 그의 스트리트 패션이 신문의 장기 연재물이 되는 과정을 담은 책 <빌 커닝햄의 뉴욕>을 펴내기도 했다.



빌 커닝햄은 1968~1976년 역사 유적지나 유명 장소에서 모델들에게 장소에 걸맞는 의상을 입혀 촬영한 포토 에세이로도 유명하며 이들의 의상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골동품 상점과 중고 의류점을 뒤져 직접 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사진들은 1978년 사진집 <파사드>로 출간되었고 책 속 사진 88점은 모두 뉴욕역사연구회에 기증되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뉴욕 빌 커닝햄>에서 안나 윈투어는 "같은 패션 쇼, 같은 길거리에서 저를 포함한 수많은 패션업계 인사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항상 빌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새로운 걸 포착한다. 그리고 6개월 후에 그가 찍어 놨던 것이 유행이 된다. 내가 항상 말하지만 우리는 빌 커닝햄을 위해서 옷을 입는다."라고 그를 극찬했다. 


필름을 보관하는 캐비넷이 가득찬 작은 숙소에서 생활한 그는 "돈이 가장 싼 것이다.자유가 가장 값진 것이다. 돈을 만지지 말라.만지는 순간 돈을 준 그들에게 복종해야 할 것이다. 돈을 받는 순간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된다."는 어록으로 유명한 그는 지난 2008년 프랑스 문화부의 예술문화 공로상과 2012년 카네기홀의 '메달 오브 엑설런스'를 받기도 했던 빌 커닝햄은 이제 패계의 전설이 되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패션엔 국제부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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