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06-08 |
버버리 CEO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연봉, 전년 대비 75% 삭감
럭셔리 브랜드의 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영국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의 CEO 겸 크 레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연봉이 실적 부진 탓에 75%나 삭감이 되었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때문이다.
지난 6월 6일(현지 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버버리는 2015~2016회계연도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베일리 CEO 연봉이 190만 파운드(약 32억900만원)였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연봉이 750만 파운드(약 126억700만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75% 가까이 연봉이 깎인 셈이다.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연봉은 기본 급여 110만파운드(약 18억9000만원)에다 수당과 연금 기여분이 포함돼 있다. 버버리는 베일리와 주요 경영진이 세전이익 목표 달성에 실패함에 따라 보너스를 받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버리는 홍콩 등 아시아 핵심 시장의 매출이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고, 중국 관광객의 유럽 내 소비 역시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달 버버리는 2015∼2016회계연도 연간 이익이 10% 감소했으며, 주가는 지난 12개월간 35% 떨어졌다. 회사는 보고서에서 "중국 소비 둔화와 유로존 경기 부진이 지정학적 긴장들과 금융시장 변동성과 더불어 버버리의 성장을 불과 2년전 7% 성장에서 1~2% 수준으로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동료 임원 역시 연봉이 대폭 하락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캐롤 페어웨더는 160만 파운드(약 27억원)에서 68만 3천 파운드(약 11억 5천만원)로 하락했고, 최고운영책임자(COO) 존 스미스 역시 150만 파운드(약 25억 3천만원)에서 81만3천파운드(약 13억 7천만원)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감소는 부분적으로 간부들에 대한 연간 보너스나 이전에 승인된 인상분을 보상받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에서는 "버버리 브랜드는 지금보다 더 강한 적이 없었다"면서 주주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리테일 상황은 럭셔리 브랜드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지난 5월 웹캐스트 실적 보고가 암시한 것 처럼, 회사가 잠재적 정리 해고에 직면한 상황이라면 고위급 임원들의 희생 또한 감내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여겼던 럭셔리 브랜드의 종말이 서서히 현실로 나가오고 있는 듯 하다.
패션엔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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