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06-01 |
[충격고백] “패션모델로서 나의 인생은 학대와 착취 그 자체였다”
모델 겸 프리랜서 에디터 ‘미란다 프럼(Miranda Frum)’은 <더데일리비스트>에 자신이 전 매니저에게 당했던 괴롭힘과 미행에 대한 경험을 서면으로 공개했다. 다음은 그녀가 공개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계 모델계의 추악한 이면을 정리한 글이다.
나는 패션모델이다. 나는 일부 모델들이 그들의 전 에이전시(powerhouse agencies, Wilhelmina Models, Wilhelmina Models International, Elite, Click, MC2 Model and Talent Miami, MC2, Next, and Major Model Management)를 상대로 고소할 것이라는 <데일리 메일>의 뉴스를 보고 동질감을 느꼈다.
모델들과 법정 다툼을 진행중인 에이전시들은 허락없이 이미지를 사용하고 성희롱을 자행했다. 모델들에게 성형수술 압력을 가해 생긴 섭식 장애 현상은 노동법을 위반한 혐의다. 나는 여전히 모델들의 행동에 대해 지지하지만, 자세에 대해서는 약간은 회의적이다. 모델들의 주장은 그리 놀라운 사실도 아니며 적어도 나에게는 충격적인 내용은 아니었다. 나 스스로 많은 유사한 일들을 현장에서 겪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지금도 모델업계에서 에이전시의 갑질행위가 지속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용감한 몇 명의 모델들이 에이전시의 갑질(?)을 공개적으로 규탄해 관심을 끌었지만 여전히 모델과 에이전시간 불공정한 관행들이 팽배해있다. 모델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원인은 바로 공포 때문이다. 실업에 대한 공포를 포함해서 자신이 밀고자로 비쳐지는 것에 대한 공포다.
모델업계의 실체를 공개한다는 것은 결국 모델로서의 이미지 실추와 모델 수명이 끝나는 최악의 상황을 감수해야만 하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개인적인 일화지만 나는 텔아비브에서 자주 모델 일을 했다. 나는 문화와 음식을 좋아하고, 현지에 친한 친구들도 많이 있다. 전 에이전시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했던 나는 내가 불만을 토로했으며 그 보복으로 위협을 당했다. 전 매니저는 내가 절대로 모델업계에서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으며 나로부터 받을 돈이 있다며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협박했다.
나는 잘 나가는 로컬 부티크 에이전시에서 두명의 친구들이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는 것을 목격했다.그 중 한명인 미국 남자 모델은 활동하는 동안 한번도 임금을 받지못해 밀린 임금을 받기위해 법적조치를 취하는 등 수개월동안 고통 받아야만 했다.
같은 에이전시에서 일한 또다른 남자 모델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에이전시에 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물었지만 에이전시는 그들을‘거짓말쟁이’와 ‘루저’라고 비난했다. 임금 미지급 외에도 모델업계의 생활 환경은 너무 열악했다.
나는 밀라노의 한 에이전시에서 잠시 일을 한적이 있다. 지하철로 한시간 정도 거리의 외곽에 있는 열악한 아파트에서 모델들이 단체로 숙식을 했다. 원룸은 한 두 사람을 위한 용도로, 5~6개의 이층 침대가 방에 설치되어 있었다. 히터는 망가졌고 깨끗한 수건도 없었으며 모두 지저분했다. 나의 룸메이트는 줄담배를 피우는 15살의 우크라이나 소녀 두 명이었고, 이들은 밤새 나이트클럽에 있었기 때문인지 숙취상태였다.
열악한 단체 숙소에 여분의 침구와 적절한 난, 세탁,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을 요청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파리에서의 모델 경험은 재앙을 위한 연습이었고 보수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고의 톱모델이 아니면 모델료는 계속 감소한다. 파리의 체육관 비용은 비싼편이며 모델들에게 헬스클럽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에이전시는 저녁 특별 활동(라운지와 나이트클럽)에 출연하는 댓가로 체육관의 무료 회원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예를들어 목요일 밤에 모델들은 식사를 하고, 또 다른 곳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마지막으로 나이트클럽을 간다. 그녀들의 출석은 반강제적이었고 협상 대상이 아니었다. 대부분 미성년자인 어린 여성들은 술을 쌓아두고 있는 후원자들의 테이블에서 오랫동안 머물도록 압력을 받았다. 모델 에이전시는 피곤하고 올드하다는 이유로 나를 해고했으며 결국 나는 모델 아파트에서도 쫓겨났다.
남자 모델들은 여성 모델들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 직면해 있다. 그들은 대부분 수입이 늘 적은 편이다. 그들은 더 뻔뻔하고 적극적인 성희롱에 직면해 있다. 남자 모델 친구는 커플 속옷을 입도록 설득하는 사진작가의 촬영 테스트 요청을 받기도 했다. 성희롱이나 약물 남용 소문에 대해 에이전시들은 책임감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에이전시들은 소속 모델들이 일을 할때나 안할때나 시간을 완벽하게 컨트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스탄불에서 하루 12시간을 채워야 캐스팅되는 에이전시와 아주 잠깐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곳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캐스팅이 되는지 질문 자체를 하면 안된다는 말을 동료로부터 들었다. 심지어 한 모델은 늘 미소를 지으면서 대세를 따르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주말에 쉬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 것 조차 비전문적이고 게으른 것으로 인식되며 '계약 의무' 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어느 토요일 오후, 아무 예약이 없었을 때 나는 야외 시장을 돌아보기 위해 외출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핸드폰이 울리며 나의 예약 담당자가 전화로 난리를 쳤다.
“왜 아파트를 나간거지?”
“무슨 말인지?”
“당신은 절대 아파트를 떠날 생각을 해서는 안 돼. 지금 캐스팅이 되었어!”
나는 이스탄불에서 일하면서 돈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 경험에 대한 글을 썼고 익명으로 그 기사를 발표했다. 이스탄불 에이전시는 그후 반복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위협했다.
지금 돌이켜보면,나는 당시 모델업계에서 신인이었고 결국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당시 법정소송까지 끌고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들지만 나는 에이전시의 갑질에 대해 싸우는 용감한 모델들이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 나는 모델을 꿈꾸는 젊은 여성과 남자(소년과 소녀들)들이 눈을 크게 뜨고 활동하기를 희망한다. 모델은 꿈이 아닌 현실이자 직업이다. 에이전시의 부당한 대우에 분노하고 어필하는 것은 투정이나 불만이 아닌 권리이자 의무다.
패션엔 국제부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