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토크 | 베트멍 헤드 디자이너 뎀나 즈바살리아 2016-04-24

뉴 패션 메시아로 불리는 세계 패션계의 '라이징 앙팡테리블’

요즘 세계 패션계에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디자이너가 바로 ‘베트멍’의 헤드 디자이너이자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즈바살리아가 아닐까 한다. 그는 패션에 대한 창의적인 심미안과 비전을 공유하는 친구,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만든 레이블 ‘베트멍’을 통해 신비로운 해체주의로 가득한 마지엘라 풍 패션을 선보이며 ‘카피캣 논쟁’의 중심에 서있다.


  


요즘 세계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새로운 패션 플레이어가 있다. 바로 뎀나 즈바살리아(Demna Gvasalia)다. 프랑스의 젊은 브랜드 베트멍의 헤드 디자이너이자 대변인을 맡고 있는 뎀나 즈바살리아는 3년 이상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에서 일했다고 한다. 이는 두 라벨이 아주 유사하다는 이유에 대한 가장 적절한 설명이 아닐까 한다. ‘베트멍은 단지 브랜드 런칭 4 시즌 만에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항공 재킷과 들쭉날쭉한 헴 라인 데님 팬츠, 로고와 절개선이 비틀어진 티셔츠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을 양산해낼 정도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뎀나 즈바살리아는 실제로 러시아 그루지야 출신으로 벨기에에 있는 앤트워프 왕립미술학교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지만 거의 자신의 작업을 진행한 적이 없었다. 그의 이름은 뉴 브랜드 베트멍과 지난 파리패션위크에서 뎀나 즈바살리아와 그의 친구들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아주 매력적인 기초가 튼튼한 꾸띄르 하우스 발렌시아가에서 함께 일하는 7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된 패션 집단에서 대외적으로 공개된 유일한 한 명의 디자이너에 불과하다. 베일 속에 감춰진 이들 집단 디자이너들이 추구하는 패션 철학은 바로 안포컨포니즘(타협을 거부함)이라고 한다. 즉 기존의 틀을 거부하는 청춘의 반항 정신이 스트리트와 케미 효과를 내고 있다.

 


2015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던 싹수(?)있는 라이징 스타 브랜드 베트멍은 두 번째 시즌부터 베트멍 스튜디오가 있는 파리에서의 패션쇼와 더불어 단 4 시즌 동안 패션쇼를 선보인 신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된 브랜드와 그 브랜드의 잘 알려지지 않은 넘버 1 디자이너는 세계 패션계에서 새로운 메시아로 환영을 받고 있다. 안트워프 5인방 시대를 거쳐 알렉산더 맥퀸과 존 갈리아노의 시대가 저문 후 상업주의에 빠진 세계 패션계는 애타게 예술적인 미학의 젊은 앙팡테리블을 애타게 기다려 왔기 때문이다.

 

영향력 있는 패션 미디어 블로그 <더 비즈니스 오브 패션>은 최근 그의 작품을 창조적인 지진으로 비유하며 뎀나 즈바실리아는 순간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거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클럽의 열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남다른 집중력으로 섹시하지만 기꺼이 도전할 수 있는 옷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2016 가을/겨울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베트멍은 패션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파리를 방문할 때마다 리테일 래퍼런스를 고려하는 컨셉 스토어 콜레트의 매장 윈도우에서 단연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거리를 지나가는 행인들은 저마다 독특한 쇼 윈도우를 촬영했다. 옷들은 모두 하나의 작은 랙에 강제로 밀어 넣은 상태로 대부분 떨어져 있었고, 거의 스마트하고 값비싼 요즘 유행하는 패션처럼 스타일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정확히 베트멍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뎀나 즈바살리아는 지금까지 진행된 몇 번의 인터뷰에서 그것은 단지 옷이다라고 말했다. 브랜드의 프랑스 이름(베트멍은 프랑스어로 옷을 의미)으로 인해 아직도 그의 옷은 도발적이지만 대부분 감정가들의 우아함과 계층이라는 의도된 아이디어와는 잘 맞지 않는다.

 



브랜드의 첫 패션쇼는 파리 마레 지구에 위치한 유명한 게이 클럽 르 대포에서 천둥처럼 울리는 음악소리에 함께 앙팡테리블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두 번째 패션쇼는 누추한 중국 식당 르 프레지던트에서 열렸다. 쇼 컨셉은 마틴 마르지엘라와 거의 같은 느낌이었다. 대부분 모델같이 보이지 않는 모델들을 캐스팅했으며, 일반적으로 다소 거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베트멍의 런웨이는 수많은 도시에서 날아온 개성 넘치는 젊은이들로 채워지는데 런던, 스톡홀름, 모스크바, 헬싱키 등에서 온 누군가가 불쑥 나타나 피팅과 동시에 백스테이지를 자욱한 담배 연기로 채워버린다. 그래서 청춘과 열정이 런웨이에 묻어난다

       

그리고 파격적인 런웨이의 중심에는 브랜드명과 같은 이 늘 있다. 해체주의적 청바지, 너무 큰 트라우저와 탑, 재 작업한 트렌치코트, 큰 플라워 드레스와 티-셔츠 혹은 DHL(일명 택배) 글자 슬로건의 후디 등이다. 누가 보더라도 마틴 마르지엘라 흔적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럼 뎀나 즈바살리아는 왜 마틴 마르지엘라의 카피 캣이라는 오해를 받는 것일까? 그는 뉴 밀레니엄이 시작되던 즈음에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패션을 공부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터뷰에서 당시에 대해 말했다. 그는 마르지엘라에서 일한 경험은 그에게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절대 숨기지 않았다. 또한 베트멍의 성공은 모두 마틴 마지엘라 덕분이라고 말할 정도로 베트멍과 메종 마틴 마지엘라는 같은 DNA를 가지고 있다

 

 

당시, 마틴 마르지엘라는 자신의 힘으로 패션 영웅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파리에 그 자신의 메종을 설립했을 뿐 아니라 럭셔리 하우스 에르메스의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다. 지금은 브랜드를 떠나 사진을 찍으며 전 세계를 유랑하고 있는 노마드 삶은 즐기고 있으면 현재 마틴 마지엘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존 갈리아노가 맡고 있다.

 

한편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후, 뎀나 즈바살리아는 월터 반 베이렌동크(Walter Van Beirendonck)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로 이직해, 그곳에서 마르지엘라 방식의 상술을 익혔다. 즉 기존의 의류를 해체해 이전 사람들이 재료로 새로운 옷을 만들거나 혹은 몸에 비해 지나치게 큰 옷을 만들었지만 그것을 조절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그는 전혀 새로운 행태의 패션을 도출해 냈다.

 


뎀나 즈바살리아는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에서 약 3년간 일한 뒤 다시 루이 비통으로 이직했다. 그곳에서 그는 마크 제이콥스와 나중에 니콜라스 제스키에르와 함께 일했다. 그리고 2년 전 스스로 적당하다고 시간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 그는 대학 친구들과 함께 베트멍을 시작했다. 당시 루이 비통에서는 프레스와의 접촉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그를 인용하거나 심지어 이름을 공개하는 것조차 금지했다. 패션계의 앞 좌석 단골들도 베트멍 쇼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패션 비평가 안젤로 파라카벤토는 언더그라운드를 만족시키는 상품부터 넓은 나쁜 평판까지, 다양한 평가를 받으며 급부상한 베트멍은 익숙한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움에 대한 왕성한 식욕으로 위태롭고 아주 가파른 속도의 또 다른 신호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베트멍/즈바살리아의 컨셉추얼 미학은 분명히 마틴 마르지엘라가 자신의 경력을 시작했던 똑같은 연못 속의 물고기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무도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것이 모방자(copycats)들이 남의 디자인을 바로 상품화하여 노출하는 요즘 패션계에서 변화로 받아들여질까? 어쨌든 카피캣 논란에도 불구하고 베트멍과 같은 브랜드가 패션의 새로운 에너지 연료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분명히 환상적인 일이다(이는 브랜드에 대해 언급할 때 지난 몇 개월간 자주 사용된 문장이다). 그러나 에너지, 패션에 대한 비판, 모델들, 헤어와 메이크업 등은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보여준 전성기 시절의 마틴 마르지엘라 같은 느낌이 든다.


 

마틴 마르지엘라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했으며 현재 베트멍을 위해 작업하고 있는 인지 그로그나드(Inge Grognard)카피캣이라는 단어 사용을 싫어한다. 대신 그녀는 매번 베트멍 패션쇼가 진행될 때마다 보는 위대한 에너지 관점에서 말한다. 그녀는 나는 이 새로운 벤처에 관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모멘텀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르지엘라가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 그는 빅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얻는데 수년이 걸렸다. 지금 베트멍에게는 단지 하룻밤에 불과하다. 그러나 패션쇼에는 80년대 느낌이 확실히 느껴진다.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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