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2016-04-07

구찌의 2016 크루즈 광고 캠페인이 영국에서 금지당한 이유

최근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영국에서 광고 캠페인이 금지되었다. 금지된 문제의 광고 이미지는 '병약하게 마른' 모델들이 특징이다. 혹시 요즘 너무 잘 나가는 구찌 브랜드에 대한 견제구일까?




지난 4월 6일(현지 시간), 영국 광고표준위원회(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는 너무 마른 모델들을 등장시킨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 광고에 대해 금지 처분을 내렸다. 덕분에 구찌는 자율심의기구에 의해 광고 이미지가 금지 당한 최신 럭셔리 하우스가 되었다.


구찌는 모델들이 사운드트랙에 맞춰 춤을 추는 온라인 비디오 광고를 제작한 뒤, 지난 12월 < 더 타임스>가 이 광고의 마지막 부분 사진을 게재했다. 문제가 된 것은 사진 속에서 소파에 앉거나 벽에 기댄 특정 모델이었다. 영국 광고표준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구찌는 특히 두명의 모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지적을 받았다. 한 명의 모델은 소파에 안아 있고(메디슨 스터빙튼, 위 사진) 두 번째 모델은 벽에 기대에 서 있다(에이버리 블랑차드, 아래 사진). 둘 다 '병약하게 마른' 모습이 문제가 되었다. 영국 광고표준위원회는 "병약할 정도로 깡마른 모델을 사용한 광고가 무책임하다"는 문제 제기를 받았고, 논의한 결과 이 광고의 사용을 금지해야한다고 결론을 냈다.




이에 대해 구찌의 모기업인 구찌오 구찌(Guccio Gucci SpA)는 광고는 성숙한 성인 독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 어디에서도 뼈만 앙상하게 보이는 깡마른 모델들은 없었으며, 내추럴한 메이크업이 마른 느낌이을 부각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건강하지 못할 정도로 마른 모델이라는 생각은 '주관적인 문제'라며, "이 모델이 마른 체격을 가진 것은 맞지만 병약할 정도로 마른 것으로 묘사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광고표준위원회는 구찌 측의 주장을 일부 기각하고 "이 광고가 지나치게 얇고 불균형한 몸을 무책임하게 강조했다"고 반박했다. 위원회 측은 '자연스럽지 않게 깡마른 몸'은 주관적인 문제라는 점에 동의하며 소파에 앉은 모델은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으나 서있는 모델의 경우 몸통과 팔이 너무 가늘고 머리와 하체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그들은 그녀의 서 있는 자세가 그녀를 더 작아 보이게 만들고 거무칙칙한 얼굴 표현과 어두운 눈 화장 메이크업은 더욱 수척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이 광고 이미지는 현재 형태로는 더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위원회는 구찌가 향후 광고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줄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 강조했다.



패션 캠페인을 금지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영국 광고표준위원회는 기차 선로에 앉아 있는 헤일리 스테인펠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2011년 미우미우 광고 이미지는 '무책임'으로 간주했고, 마크 제이콥스가 다코다 패닝의 2011년 '오 로라' 캠페인에 다리 사이에 병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성적 도발'로 간주하고 광고를 금지 시킨다 있다. 또 2015년 생 로랑 봄 캠페인의 모델이 '너무 말랐다'고 간주하고 광고를 금지한 적도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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