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6-03-09 |
[리뷰]칼 라거펠트 버전의 2016 F/W 샤넬 컬렉션
샤넬은 이번 시즌 관객들이 옷에 주목하도록 강요(?)했다. 칼 라거펠트는 그랑 팔레를 깡봉 거리 31번지에 있는 코코 샤넬의 오리지날 쇼 무대 모형으로 변형했다.
지난 1월 칼 라거펠트가 2016 봄/여름 오뜨 꾸띄르 컬렉션을 통해 폐기물과 환경 파괴에 반대하는 메시지와 함께 샤넬의 지속가능성 패션을 선보인 이후, 이번 206 F/W 컬렉션에 호기심이 집중되었다. 2016 봄/여름 시즌 공항 터미날, 2015년 가을/겨울 시즌 대중 레스토랑, 2014년 가을/겨울의 식료품 가게 등 상식을 벗어난 무대 세트를 선보인 칼 라거펠트는 이번에는 코코 샤넬의 1960년대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한 모형으로 그랑 팔레를 셋업했다.
게스트들은 앞 좌석에 세팅된 골드 체어, 몇개의 거울과 깨끗한 하얀 카펫, 훌륭한 조명으로 구성된 오래된 꾸띄르 살롱을 통해 바로 눈앞에서 런웨이를 지켜보았다. 지지 하디드, 켄달 제너, 린제이 윅슨, 마리아칼라 보스코노, 안나 이버스, 샬롯 맥키니, 빙스 왈튼, 리네이시 몬테로, 몰리 고다드, 안야 루빅 등 톱 모델들이 빠르게 워킹하는 동안 런웨이 쇼는 멋지고 놀라움으로 가득한 디테일로 풍성했다.
대체로 니-렝스로 부드럽게 구조화된 드레스나 스커트, 슬릿 업과 커버-업 탑, 스카프, 손가락 없는 장갑, 진주와 니-하이 부츠 등이 선보여졌다. 초반에 선보인 핫 핑크와 데님 룩 시리즈가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초반을 연상시켰으나 대부분은 특정한 시기에 묶여있지 않았고 그들은 모두 한치의 오차도 없는 샤넬이었다.
모델들은 코코 샤넬이 착용해서 유명해진 플랫-탑 햇을 착용했으며 클래식한 부클레 슈트에는 리프가 풍부했다. 샤넬백에서 차용한 퀼팅은 아우터 웨어와 뷰티 룩으로 통합되어 등장했다. 모델들은 눈썹까지 '퀄트' 아이섀도우를 했으며 동백나무 프린트의 블라우스와 팬츠 그리고 고양이 이모티콘, 보석과 진주가 박힌 커프스 팔찌 등에 이르기까지 의류의 퀄리티는 너무 아름다워 숨이 탁 막히는 클로우즈-업이다.
이번 샤넬 컬렉션은 마치 온라인으로 사진을 본 것 같은 런웨이였으며 '과거를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추구하는' 샤넬의 유산을 정의했다. 이제 샤넬은 칼 라거펠트로 인해 헤리티지를 뛰어 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대의 절정을 보여주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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